인공지능을 제대로 개발 하려면 사용자 경험에 집중해야 한다.
20세기가 낳은 한국의 대표적인 발명가가 한명 있습니다. 그의 뛰어난 발명가적 창의력은 수많은 다양한 제품을 개발하게 했습니다. 발명의 분야를 가리지 않았고, 건축, 자동차, 전자제품, 센서기술까지 그의 발명 범위를 넓힙니다. 그는 창의적인 발명에 그치지 않고 사람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제품을 출시하고 사업을 확장 했으며, 그의 뛰어난 기술을 알아본 정부에서도 그가 발명한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게 됩니다.
그에겐 한명의 어릴 적 친구가 있습니다. 그들은 어릴때 부터 서로 창의적인 생각들로 토론하며 밤을 지새웠습니다. 하지만 친구는 큰 규모의 제품들 보다는 좀 더 정밀한 기술을 발명하기를 좋아해서 전원에 유유자적한 삶을 즐기면서 창의적인 삶을 이어 갑니다. 친구의 이름은 그에 비하면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여전히 친구 또한 한국의 대표적인 발명가 입니다.
다시 그의 삶으로 돌아가 보면, 그의 본명은 이동식, 지인들은 그를 이동형 이라고도 부릅니다.
그는 주택 구조 설계, 에어컨, 수소 충전소, 영상인식 카메라, 중장비 등을 발명합니다.
그의 고향 친구 이름은 고정형 인데, 그도 발명가 입니다. 그도 그의 이름을 내건 제품들을 내놓습니다.
^^ 예전에 떠돌던 유머 입니다. 이 유머를 알아채기 전까지, 잠시동안, 사람의 마음을 잘 아는 위대한 발명가는 도대가 누구였는지 무척 궁금해 했었습니다.
-.-.-.-.-.-.-.-.-.-.-.-.-.-.-.- 절취선 -.-.-.-.-.-.-.-.-.-.-.-.-.-.-.-
오늘 이야기 할 주제는 인공지능과 사용자 경험 리서치 입니다.
얼마 전, 회사에서 인공지능과 관련된 강연이 있었고 인공지능 관련 교수님이 초빙 되어 강연이 진행 되었습니다. 강연 내용 가운데 사용자 경험과 관련된 일부를 요약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인공지능 비즈니스의 90%는 실패한다.
서비스 기획자는 인공지능을 잘 모르고, 인공지능 개발자는 서비스 기획을 못한다.
그 사이의 간극이 존재하고 그것을 좁혀야 성공에 가까워 진다.
저는 몇가지 질문을 던졌습니다.
“인공지능 연구소에 UX 리서치 인력을 두면 어떨까요?”
“그런 사람을 뽑으면 좋죠. 다만 그런 인력은 구하기 힘듭니다.”
AI 개발자가 UX 까지 연구한다는게 가당키나 할까? 아니면 UX 연구자가 AI 기술도 개발하는게 가능은 할까?
쉽지 않은 일이고 그런 인력은 찾기 힘들다는 답변들 들었습니다. 순간 우쭐한 기분이 올라왔습니다.
' 그래, 내가 바로 그런 사람이지. '
내심 기대했던 답변이었고 기뻤습니다. 하지만, 우쭐해 하기만 할 일은 아닙니다. AI 개발과 UX 리서치를 함께 경험해 본 사람이 적다는건 그만큼 시장이 성숙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Conversational AI는 사용자 경험이 중요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제가 직접 만나 본 전문가들은 순수한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대부분이었고, 그들에게 챗봇의 입력은 터미널에 입력하는 명령어 정도로 인식되고 있었습니다. 입력되는 말은 의도분류(Intent classification), 개체명 인식(NER)이 중점이었고, 대화 시나리오는 필요한 서식 정보를 수집하는 Slot-Filling 중심으로 설계 되었습니다. 추가적인 논리나 판단은 function call을 지원하는 것으로 대응했습니다.
“입력이 있으면 출력이 있고, 입력이 부족하면 더 넣으면 되고, … “
대화를 목적과 Task 중심으로만 해석하면서, 챗봇 빌더는 기능 중심, 작업의 흐름(workflow) 중심으로 디자인 됩니다. 사용성 개선을 위해 자동완성도 지원하고, 디버깅 도구도 다양하게 제공 하게 됩니다. 함수(소스코드)를 등록하고 언제든 필요할 때 호출 가능하도록 해서 챗봇 빌더가 가진 한계를 없애 버립니다. 대화 설계 도구는 점점 더 SW 개발자 친화적인 모습으로 바뀌고, 일반인이 사용하기엔 높은 진입장벽을 갖게 됩니다.
혹자는 블록코딩 (블록과 블록을 연결하는 GUI를 제공하는 프로그래밍)을 제공하므로 사용자가 쉽게 모델링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요구되는 작업의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대화의 흐름 설계가 매우 복잡한 Flow-Chart의 형태를 띄는 것을 자주 목격하게 됩니다.
결론적으로, 복잡한 Flow-Chart, 절차적인 설계는 개발 수준의 난이도를 띄게 되어 대화 설계의 영역 자체가 서비스 기획자나 운영자가 아닌 개발자의 몫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위에서 언급했던, 개발자는 서비스 기획을 할줄 모르는 상황에 대부분 빠지게 됩니다.
제가 직접 대화설계를 해 본 챗봇 빌더 종류만 다섯 종이 넘습니다. 대부분의 빌더들은 비개발자가 인지하는 대화 설계 프로세스, 비 개발자가 대화를 구조화 하는 동안 얻는 사용자 경험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은 듯 보입니다. 왜 이렇게 불편하고 어렵게 만들었는지 끝없는 불평이 이어지는 그런 대화 설계 도구를 사용하는 상황 입니다. 챗봇 서비스가 생각만큼 빠르게 대중화 되지 못하는 이유이고, 챗봇 시장이 컨택센터 산업보다 훨씬 커질 수 있음에도 실제 매출에서는 그렇지 못한 이유 입니다.
그러면, 인공지능 서비스 개발자는 왜 사용자 경험을 고려해야 할까요?
사람의 일상에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주된 지적 영역이 감성 영역입니다.
"팔리는 상품에는 감성이 있다. 의사 결정의 90%는 기분" (저자: 시즈카 하사오)
이라는 책이 나올 정도로 인간의 모든 의사결정에서 감정이 미치는 효과는 크기 때문입니다.
개발자는 사용자의 발화(Utterance)에 숨겨진 의도나 맥락, 감성 영역에서의 활동을 이해하는 기능들을 마련해야 합니다.
대화 설계자는 AI기술이 가지는 특성을 고려해서 숨겨진 의도나 맥락 파악 기능을 적합한 단계에 배치해야 합니다.
소비자 심리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서비스 기획자, 운영자, UX 리서처가 대화를 설계해야 합니다.
대화 설계는 엔지니어에 의해 엔지니어적 사고로 설계되서는 안되고, 고객의 사고방식과 이해 체계로 설계 되어야 합니다.
사람은 인공지능과의 대화를 통해서 정보를 얻고 판단할 근거를 찾고자 합니다. 사람의 감정 상태와 객관적인 정보 사이의 특정 위치에서 판단의 근거가 마련되고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사용자 경험이 개인의 정신 상태, 주관적인 취향 및 편견이라고 한다면, 인공지능은 그런 상태 및 취향을 파악하여 그들에 맞도록 의사결정 하는데 도움을 주거나, 또는 의사결정을 바꾸도록 유도할 수도 있습니다.
유튜브에서 마술사들이 하는 고난이도 트릭 중의 하나가, 맨탈 매직 입니다. 무의식중에 특정 색상이나 물건을 선택하도록 암시 요소를 주기적으로 노출 시키는 것입니다. 마술사는 체험자를 데리고 다니면서 여러 장소에서 특정 사물에 대한 소리, 모양, 색상을 주기적으로 노출 시켜 줍니다. 그리고, 마술의 마지막 하이라이트에서 3가지 정도의 물건을 보여줍니다. 그 물건들 가운데 하나는 마술사와 돌아다니면서 체험하는 무의식적인 반응 (소리, 모양, 색상)과 관련 있는 사물 입니다.
마술사는 묻습니다.
"어떤걸 고르시겠어요?"
대부분, 자신이 가장 최근에 체험했던 형상이나 이미지의 사물을 고르게 됩니다. 익숙하기 때문입니다.
인공지능 개발에서 사용자 경험과 심리적 관찰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해줍니다.
저는 요즘, 사용자 경험 요소를 세심하게 고려한, 새로운 챗봇 대화엔진 및 대화설계 도구를 개발 중에 있습니다. 챗봇을 대하는 사람의 심리적 불편함과 어색함을 해결하기 위해 Customer Journey Map과 Mental Model을 새롭게 다시 그려보고 있습니다.
딥러닝 코드나 대화엔진 코드를 작성하면서 Customer Journey Map을 같이 그려보는 이유는, 기술을 전혀 모르는 서비스 기획자가 어려운 Task 처리나 workflow를 쉽게 모델링 하고, 사람이 챗봇과 단순한 몇가지 질의응답을 통해서 복잡한 일을 실행하도록 명령을 내릴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입니다.
회사 윗분들은 제가 UX 리서치를 하고 있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인공지능연구소에서 UX 리서치는 쓸데 없고 불필요한 작업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