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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원 Jun 16. 2021

메타버스와 페이퍼리스 오피스-1

Chronicles of paperless office

Covid 19으로 인한 재택 근무. 우리는 어느덧 재택근무, 원격근무가 일상화 되었다. 온전히 주체적이고 자율적으로 시간을 활용하기 시작했고 사람들간의 소통은 주로 온라인으로 이루어 지게 되었다. 온라인은 현실감이 떨어지다 보니 가상현실, 증강현실, 라이프로깅 등 다양하게 시도 되었던 기술들을 한데 섞어놓은 개념을 소설 속 메타버스라는 근사한 이름을 차용하여 대중들에 각인 시켰다.


메타버스는 단순히 현실과 가상세계 사이의 간극을 줄이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뛰어 넘었다. 물리적 법칙이 존재하는 현실의 한계 또한 뛰어 넘었고, 초월적으로 융합된 공간세계로 인식되기 시작 했다. 그리고, 초월적 욕망의 빛깔 만큼이나 다양한 모습으로, 사람들 의식 속에서 저마다 새로운 욕망의 페르소나를 만들어서 메타버스에 투입하기 시작하였다.


이런 메타버스 속에서 우리는 초월적인 존재처럼 공간을 이동하고 동시에 여러 장소에 나타날 수도 있다. 구글 창을 모니터에 띄워 두기만 하면, 세상의 모든 지식을 다 알고 있는 것 처럼 어떤 질문이도 실시간으로 대답할 수 있게 되었다. 아바타 뒤의 - 웹캠의 시야 바깥 - 현실적인 모습은 백조의 발길질 만큼이나 폭소를 자아내는 모습인데도, 아바타 자체는 쿨하고 흠잡을데 없는 모습이 되었다. 우리가 실로 담고 싶었던 인스타 그램 셀럽의 모습처럼 말이다.


사람들은 이런 메타버스를 비즈니스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협업을 위해, 마케팅을 위해, 판매를 위해 사람들은 다양한 시도를 하기 시작했다. 가상의 공간을 충분히 경험해 본 사람들은, 웹을 대체하는 UI 기술로 메타버스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웹을 이용해서 비즈니스를 하던 사람들은 메타버스에서 좀 더 효과적인 마케팅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웹과는 다른 차원의 것이었다. 도서관이나 강의실 같은 물리적 정보공간이 메타버스로 옮겨지면서, 정보를 손쉽게 압축하거나 사라지게도 하고, 끝을 알 수 없을 만큼 많은 목록을 공간상에 펼쳐 보이게도 할 수 있었다. 사람들은 손 끝에 의해 공간상에 펼쳐지는 수많은 아이콘과 컨텐츠에 시선을 빼앗겼다.


메타버스는 별다른 제약을 느끼지 못하는 다채로운 공간이다. 그래서 전자 상거래, 컨텐츠 거래와 소비의 공간이 될 것임은 확실해 보인다. 그 조짐이 여행에서 보여진다. 작년부터, 가상의 여행을 위한 서비스가 등장했고 랜선 여행이라는 간접체험을 경험해 본 적이 없던 사람들은, 이것도 유튜브 컨텐츠의 하나로 인식해 내고 있다.


이 과감하고 거침없는 가상현실/증강현실에 대한 시도는 사람들에게 엄청난 능력을 가져다 줄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들게 한다. 그리고 이러한 신화적 신념은 오래 전 부터 시작되었으나 아직까지도 세상을 바꾸지는 못한 Paperless Office 신화와도 유사한 모습을 띈다.


GUI 로 제공되었던 컴퓨터의 데스크탑 공간은 Paperless Office 신화를 추종하는 세력을 만들어 냈고, 그들의 끊임 없는 시도로 다양한 혁신들이 일어났다. 하지만 여전히 종이문서는 넘쳐나고 종이서적을 읽고 있다. 증강 현실과 가상현실이 발전 한다면, 그래서 과거의 컴퓨터 데스크탑 공간을 실감형 인터페이스로 대체 한다면, 메타버스는 일하는 사무 공간과 일하는 모습을 바꿀 수 있을까? 메타버스의 공간 안에서는 Paperless Office가 가능해 질까?


짧게 생각해 보면, 메타버스의 공간은 활자 정보가 자리잡기엔 너무나 역동성이 강하고 초 현실적인 측면이 있다. 그래서, 메타버스로 굳이 흥미가 한참 떨어지는 업무영역을 대체해야 하는가 라는 질문이 나올 수 있다. 마치 태블릿 컴퓨터로 논문을 열심히 볼 것처럼 구매 하지만, 나중에는 유튜브나 넷플릭스를 열심히 시청하는 사람들 처럼 말이다.


컴퓨터의 가상 데스크탑 환경이 출현하자 마자 사무실에 있는 모든 종이문서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언했던 전문가들은 무엇을 놓치고 있었을까? 메타버스에서 과거의 Paperless Office 주의자들이 간과했던 것 처럼 놓치는 부분이 있지는 않을까?


과거에 Paperless Office에서 해결하지 못했던, 또는 메타버스가 해결하지 못하는 영역을 찾아 낸다면...

종이를 발명하고, 금속활자와 인쇄기를 발명한 것 만큼이나 중요한 지식혁명의 단초를 갖게 되지는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과거의 지식혁명의 기대주였던 Paperless Office의 간략한 역사와 메타버스의 방향성에 대해 몇 차례에 걸쳐서 이야기 해 보려고 한다.


다음 글 : 메타버스와 페이퍼리스 오피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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