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osaka
엄마랑 처음 해외여행을 가던 날을 잊을 수 없다
열심히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겠다고 다짐한 후로 엄마의 하루하루는 눈에 띄게 달라졌다
그동안 배워보지 못했던 일부터 시작해서 하고 싶은 일을 하나씩 해나가기 시작하는 엄마를
보고 있자니 이제 다시 엄마의 인생이 시작된 것 같았다
그리고 그런 엄마에게 여행을 가자고 했다
엄마에게 무려 해외여행!
나에게는 흔한 여행이 엄마에게는 '무려 해외여행'이었다.
엄마, 언니 그리고 나와 함께 떠나게 된 엄마의 첫 해외여행지는 일본이었다
처음이 어울리는 오사카로 말이다
언니와 여행 준비를 하며 모든 여행을 엄마가 행복할 수 있는 여행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일정에서부터 식당, 호텔 하나까지 모두 말이다. 그리고 여행에 대한 준비를 마쳤을 때 엄마와 함께
여행 가서 입을 옷을 사러 갔다
그 순간의 엄마를 잊을 수가 없다. 해외로 첫 여행 그리고 그곳에서 입을 옷이라니!
설레는 아이와 같은 표정이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함께 신이 나면서도 어쩐지 마음 한편이 뭉클했다
해외여행이 뭐라고!
엄마는 이제야 해외여행을 떠날 수 있게 됐을까?
시간이 없고 여유가 없고 무엇보다 아빠, 엄마에게 1순위는 우리였을 테니 말이다
지금의 엄마는 딸들, 친구, 친척들 등 다양한 사람들과 여행을 떠난다. 그렇게 여행을 떠날 수 있기까지 한참의
시간이 걸렸다
막상 떠나보니 별 거 아니네!
가 될 때까지 말이다. 이제는 여행을 마치고 엄마의 여행을 포토북으로 만들 만큼 여행에 익숙해진 엄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의 첫 여행은 잊히지 않는다. 낯선 나라에서 우리의 팔짱을 꼭 끼고 조금은 두렵지만
설렘 가득했던 엄마의 표정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