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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성만 Nov 15. 2024

이제 어디 가서 마케터라고 할 수 있다

오랜만에 돌아온 출근일기


글을 안 쓴 지도 너무 오랜만이라 두서없이 쓸 수 있다.


하지만 3년 동안 내가 배웠던 경험인지, 오랜만에 내가 쓴 글을 보니 다시 글을 끄적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때 당시에 느꼈던 경험들이 마냥 좋다고는 할 수 없지만, 사람처럼 사고하고 말하고, 성숙해지는데 많은 도움을 준 게 글이었다.


3년 동안 한 회사에서 근무를 하게 되면서 벌써 다음 달이면 4년 차 마케터가 된다.


이제 남들이 물어보면 '마케터'라고 당당하게 말한다.

사실 처음에는 물경력으로 시작했고, 제대로 업무를 하는 느낌도 들지 못했고 나에 대해서 의심만 계속되고 이탈되는 광고주의 모습을 보며 마케터라고 말하기 부끄러웠던 순간들이 굉장히 많았다.


하지만 3년 동안 경험하면서 내가 느낀 건,

'나갈 광고주는 나가고, 계속할 광고주는 계속한다'

먼가 자연재해 같은 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게 맞다.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매번 더 높은 매출을 원하는 광고주의 눈을 맞출 수 없다. 반면 조금만 올라도 고마워하는 광고주들을 보면 '내가 어느 정도는 일을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한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누구를 가르칠만한 마케터라고 보기에는 애매하다. 예전에 대표님과 미팅 때 이런 말씀을 하셨다


 '지금 네가 쓰는 글, 콘텐츠 하나가 얼마의 가치를 가져다 줄지 몰라. 0원 일지, 1억일지 그건 소비자들이 평가할 거니까, 함부로 예측하지 마'


2년 전이라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이 말을 듣고 계속해서 마케터를 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사실  마케터라고 당당하게 말하지만 정확하게 뭐 하는 분이냐고 물어보면 잠깐 고민을 하게 된다


광고주 고민 해결하는 사람, 프로젝트 아이디어 기획, 디자이너, 제안서 작성 등 뭔가 하나로 단정 짓기가 애매하다.

 

광고주가 질문하면 그때는 문제 해결자로,

아이디어 기획을 하면 기획자로,

간단한 내용 수정은 포토샵을 통해 해야 되기에 디자이너로,

제안서를 작성해 광고를 따와야 되니까 영업맨..?


'N잡러는 아닌데 N잡러'라고 볼 수 있다. 모든 직업은 예측이 어느 정도는 가능하지만, 예측이 불가한 직업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럼 직업 만족도는 어떨까? 솔직히 이것도 예측하기가 어렵다.


1년 차 때는 지옥.

2년 차 때는 불지옥.

3년 차 지금은 지옥에서 일하는 사람.

 

3년 차가 되면서 이제는 무덤덤해졌다고 볼 수도 있는데, 그냥 하고 있다. 나는 이걸 '성숙'해 졌다고 표현하고 싶다.


광고주 연락만 와도 너무 힘들던 내가, 이제는 먼저 연락하려는 모습을 보면 내면이 많이 단단해지지 않았나 싶다.


다시 지금도 누가 직업을 물어보면

마케터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누군가 마케터를 준비한다면 '예측하려고 하지 말고, 기대하지 마'라고 말할 것 같다


- 이제 어디 가서 마케터라고 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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