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려드릴게요
“비결이 뭐예요?”
의사 선생님이 물었다.
“네?”
정말 나의 답을 구하는 건지, 인사치레인지 알 수 싶어서 선생님을 쳐다보았다. 나를 보며 가만히 계시는 걸 보니 내 대답을 기다리고 있는 게 맞는 것 같았다.
“아, 비결이요.”
선뜻 답이 생각나지 않는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질문이어서 그렇다. 다른 것도 아닌, ‘건강’의 비결에 대한 질문을 받을 줄이야. 그것도 의사한테서 말이다. 왜냐하면 나는 대장암 4기 환자이기 때문이다.
2년 전 확진을 받고 방사선과 항암, 수술 등 1년 반 간의 표준치료를 무사히 끝냈는데, 바로 폐로 전이가 되는 바람에 또 1년을 수술과 항암으로 보냈다. 영원할 것 같았던 항암이 드디어 끝나고 이제 3개월마다 CT를 찍으며 재발 여부를 판단한다. 전처럼 느슨하게 살 수 없다. 모든 것에 조심을 기해야 하며 내 노력에 더해, 면역관리를 전문적으로 해줄 병원도 있으면 금상첨화이다. 검색을 거듭한 끝에 찾은 병원의 의사와 첫 면담을 하는 날이었다.
그곳은 양방과 한방을 겸해서 면역관리를 해주는 곳이었다. 한의사 선생님은 내 면담을 마치고 나서 "항암을 2년에 걸쳐했는데도 이렇게 멀쩡하기는 흔치 않다"라고 했다. 안색도 좋다며 비결이 무엇이냐고 진지하게 물어온 것이다.
요즘하고 있는 여러 것들이 동시에 떠올라서 뭘 말해야 하나 판단이 선뜻 서지 않았다. 그중 가장 효과 있었던 게 등산인 거 같아, 산에서 최대한 많이 걸었다고 했다. 의사는 고개를 끄덕였다. 항암 후 몽둥이를 두들겨 맞은 듯 온몸이 아프고 메슥거리는 상태로 며칠 쓰러져 있다가 기운을 좀 차리게 되면 물병을 들고 산으로 갔다. 마냥 누워 있고 싶었지만 이를 악물고 90분 정도 등산을 했다. 다음 항암을 이겨내기 위할 체력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숨이 가쁠 정도로 심장이 뛰는 상태를 30분 유지하는 게 좋다고 해서 속도를 조절하는데 신경을 썼다.
한방의사 선생님과의 면담 전 만났던 병원 원장님도 나에게 비슷한 얘기를 했다.
“일단 전이되고 나면 기약 없이 항암을 받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서 제외되는 암이 대장암이에요. 운이 좋으시네요. 건강해 보이시고요. 이대로 쭉 가시면 되겠습니다.”
학창 시절, 담임 선생님께 칭찬받은 느낌이었다. 그래 나 잘하고 있어. 지치지 말고, 지금처럼 나아가보자, 새삼 다짐을 해봤다.
집으로 돌아오는데 문득, 한의사 선생님한테 한 답에 더할 것들이 생각났다. 먹거리와 레몬수도 효과를 본 것 같아서이다. 먼저, 먹거리를 얘기하자면 잡곡밥에 나물류 위주로 먹고 있다. 병을 알고 나서 제일 멀리한 게 기름진 음식이다. 튀김류는 물론, 팜유에 튀겨낸 라면, 치킨, 피자 등의 음식을 먹지 않았다. 신발을 튀겨도 맛있다는 튀김류, 그 기름지고 고소한 맛을 모르는 게 아니지만 건강에 치명적으로 안 좋다고 한다. 발암물질이 들었다고 밝혀진 숯불구이와 소시지 같은 가공육도 피한다. 술 한잔 정도는 괜찮다 하지만 난 마시지 않는다.
이게 사는 건지는 논외로 하자.
단백질 섭취도 중요하다. 관건은 방법에 있다. 꼭 고기로만 단백질을 채우려고 하지 않는다. 과일과 야채만 잘 먹어도 우리 몸에 필요한 단백질 수치를 채울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나는 주로 콩과 생선, 계란, 두부로 섭취하는데, 고기는 굽거나 튀겨내는 방식보다는 수육, 찜으로 한다. 항암 중에는 일주일에 한두 번 정도 먹었고, 지금은 열흘에 한 번으로 줄인 상태이다.
그리고 레몬수를 꾸준히 마셨다. 레몬을 우려낸 레몬수를 매일 1리터 정도 마셨는데 확실히 피로도가 덜하고 면역력이 높아졌다. 레몬수를 마신 후부터는 감기에 한 번도 걸리지 않는다. 얼마 전 부모님이 나란히 코로나에, 두 아이가 심한 감기에 걸렸는데 나는 멀쩡했다.
레몬수 만드는 법
- 레몬즙만 짜서 물에 타먹는 방법도 있지만 레몬껍질에도 비타민씨가 다량 들어있기 때문에 껍질까지 우려내는 방법을 추천한다. 레몬 표면에 잔류농약과 왁스성분이 있기 때문에 깨끗이 세척해야 한다.
1. 끓는 물에 레몬을 30초 굴리며 데친다. 비타민은 열에 약하기 때문에 30초만!
2. 베이킹소다를 탄 미지근한 물에 담근다. 물이 차가우면 덜 녹은 왁스가 굳기 때문. (미지근한 물은 레몬 데치기 전에 뜨거운 물을 좀 덜어놓는게 팁)
3. 흐르는 물에 빡빡 문지르며 세척한다.
4. 1리터의 물을 끓이고 5분 정도 식힌 후에 슬라이스 한 레몬을 담가 우려낸다.
-위가 약한 사람들은 공복에는 마시지 않도록 주의.
식단을 과감하게 바꾸기 힘들다면 레몬수라도 해볼 것을 권한다. 레몬 속에 풍부한 아스코르브산이 몸속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자극해서 많은 칼로리를 소비시키기 때문에 디톡스 및 다이어트에 효과적이고, 리모넨 성분은 항염, 항산화 물질로 노화로 인한 산화, 질병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또 멜라닌색소 침착을 억제하고, 피부 탄력에도 효과적이라고 한다. 솔직히 탄력까지는 모르겠지만 뙤약볕에 걷기운동을 한 것 치고 기미가 안 생기긴 했다.
레몬수 만들기가 손이 좀 가서 번거로울 수 있지만 며칠이면 익숙해진다. 그리고 더 욕심을 부려본다면 과일과 야채를 갈아 만든 주스를 하루에 한잔 이상은 마시기를 추천한다. 사과, 양배추, 당근이 기본 베이스이고, 키위, 케일 등을 번갈아 가며 상황에 따라 추가해 준다. 나는 이외에도 토마토와 당근을 간 주스도 한잔씩 복용하고 있는데 이것까지 하라고 차마 말은 못 하겠지만, 역시 권유하는 바이다.
막상 시작하니 권하고 싶은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건강관리를 위해 공부를 하다 보니 주워들은 게 나름 많아서이다. 아직 5년 완치기간을 넘은 것이 아니어서 이렇게 하라고 강력히 말하기에 조금은 민망하다. 하지만 의사말대로 그 독한 항암을 견디기 쉽지 않은 건 사실이다. 성인남자들도 항암 중 기절하거나, 중간에 포기한 사람들도 많다. 사실, 나도 응급실을 드나들며 중간에 여러 차례 중단을 고민했지만 결국 끝까지 해냈다. 식단과 운동, 모두가 알고 있지만 실천하기 힘든 것. 답은 결국 기본에 있는 것 같다. 마음의 건강도 같은 비중으로 중요하다. 나는 신앙, 독서와 글쓰기로 내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시간을 견뎠다.
사람이 큰 일을 겪지 않고서 하루아침에 식단을 바꾸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나도 병에 걸리지 않았으면 식단을 이렇게 까지 바꾸지는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은 나 자신이 해나가야 한다. 없으면 안 될 것 같지만 없어도 살만 하다. 나처럼 삶의 진짜 가치를 꼭 큰일을 당하고 나서야 깨닫게 되지 않았으면 한다.
자신에게 조금만 더 눈길을 줘보자.
마음도 몸도 조금 더 아껴주자.
꽃을 보듯 나를 보살펴 보자.
- 참고 : 레몬수를 마시면 구강환경이 산성화 되기 때문에 치아건강을 위해 양치는 30분 정도 후에 하시기를 권합니다.
- 사진출처: 메인사진은 직접 촬영, 본문사진은 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