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날
첫 째 아이가 3학년쯤이었나 준비물에 국어사전이 있던 적이 있다. 필수준비물은 아니었지만 이
기회에 국어사전을 구비하고자 구매하고 책장에 어디에 자리 잡고 있는지도 모르게 시간이 지나고 그 아이가 이제 5학년이다.
첫 째 아이는 시간만 나면 책을 읽는 아이다. 그래서 딱히 단어의 뜻을 알려준 적이 많지 않은 것으로 기억되는데 2살 어린 올해 3학년인 둘째 아이는 유난히 단어의미의 질문이 많다. 단어의미에 대한 질문을 들을 때마다 “첫째 아이는 이렇게까지 묻지 않았던 것 같은데, 책을 읽다 보니 저절로 알아가고 있는 것인가?” 새삼 의문이 들었다.
갑자기 국어사전이 생각났다. 한자를 따로 가르치지는 않았는데 한자어의 어휘는 중요한 것 같다. 아이와 같이 국어사전에서 단어의 뜻을 찾아보니 그 단어와 같은 한자를 쓰는 단어들이 아래로 아래로 연결되어 있고 그 뜻을 알아보니 새삼 재밌었다. 아이도 신기했던지 국어사전을 들여다보며 찾아보며, 흥미로워했다.
어디에 있는 지도 모르는 국어사전을 찾겠다고 책장을 뒤져보던 지루한 엄마를 향해 핸드폰을 가져와 재촉했지만 결국 그 맛을 알게 해 주었다. 라떼는 말이야이지만 아직 내 손 안에서 놀아날 때까지는 아이들을 라떼처럼 키우고 싶다.
세상 처음 느껴보는 얇디얇은 종잇장을 오동통한 손으로 넘겨가며 무수히 많은 단어들 속에서 궁금해했던 글자와 똑같은 것을 찾아내어 그 의미를 알게 되는 느린 과정 같은 것들을 오래오래 아이들과 함께 하고 싶다. 어차피 이럴 시간도 오래되지 않을 것이니 애원해도 소용없을 테니 나도 더 이상은 미련 없이 놔줄 마음을 단단하게 다지고 있느니 그때까지는 엄마가 좋아했던 것 들, 엄마가 오래오래 기억에 남고 평생 꺼내먹을 추억들을 고집하며 좀 내 맘대로 키워도 안 되나 싶다^^
이 또한 엄마의 욕심. 나의 모든 이야기는 욕심으로 정리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