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현장체험학습 시에 필요한 안전요원으로 간간히 활동하고 있다. 미리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고, 계약서를 작성하기 위해 근무하기 열흘 전쯤 해당학교에 방문해야 하는 좀 번거로운 절차가 있다. 이미 신원과 경력이 확인되어 교육청 인력풀에 등록되어 있는 사람들인데 4시간 활동하는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미리 방문하여 이것저것 확인하는 절차가 개인적으로 많이 불편하다. 이번에 약속하고 미리 방문한 학교에서 우선 선생님께서 자리를 비우셨다. 약속시간은 10분은 넘어가고 옆 반 선생님이 계셔서 약속된 선생님의 부재를 문의했다. 저 멀리서 업무가 있었다며 바쁘지 않게 오신다. 2인 1조라 70대 정도의 안전요원으로 활동하시는 어르신도 참석했다. 어르신의 서류준비가 미흡하여 선생님께서 직접 서류를 준비하시느라 인적사항이 오고 간다. 몇 번의
시도 끝에 어려움을 겪자 서류를 준비해 온 나에게 서류를 어떻게 출력하였는지 묻는다. 적당히 알려드렸지만 선생님은 헤매신다. 시작부터 끝까지 마우스를 양보해주셨으면 할 수 있었지만 초면에 사적인 자리가 아니라 좀 물러선다. 해당 공공기관에 전화문의 하고 통화를 끝내자마자 “ 경찰들, 바쁜 것도 없으면서 엄청 바쁜척하네. “라며 불평이다. 통화 자체도 몇 마디 오고 가지 않았으며 길지 않았고 어려운 일도 없었다. 실은 나는 얼마 전 그 선생님께 서류를 준비하는 과정을 물었으나 부정확하게 안내해 주신 덕에 교육청에 두어 번 전화를 하고 직접 찾아내어 준비를 해 갔던 것이다.
누군가에게 나도 모르게 불편을 주었다는 사실은 전혀 인지하지 못 한채, 타인에게 불평을 늘어놓았던 그 모습은 씁쓸했다. 나와 어르신 선생님 우리 셋은 처음 만난 지 15분 정도밖에 안 되어 너무 날것의 감정을 드러내기에는 나로서는 짧은 시간이어서 좀 놀랐다. 우리 아이들과 비슷한 학년의 선생님의 모습이라 더 실망스러웠나 보다. 더구나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어르신께서는 40년 넘게 경찰로서 근무하셨다고 하셨다. 선생님의 언행에 나보다 더 불편하셨겠구나 싶었다.
항상 내가 다 알고 있다고, 내가 믿고 본 것들이 진실이고 옳다고 믿지 않기 위해 지내왔던 생각들을 다시 상기시키는 잠깐의 하루였다.
낯선 학교 방문 덕에 낯선 동네에 발걸음 하게 되었고, 동네에 어슬렁 거리다가 낯선 카페에 발을 내디뎌서 글도 잠시 남기고 좋은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