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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 옷 입히기.

자연에 경탄하는 일.

by 슬기

눈이 쌓이면, 세상의 모든 소음이 안개 걷히듯 고요해진다.

우주는 정말 매 순간 진동하고 있구나를 인지하는 순간이다.

우주는 왜 생겨났을까.

신의 의도 때문은 아닐까.

인간은 왜 존재하나? 신이 원해서다.

우리는 뭔가 이해 안 되는 일이 벌어지면 하늘의 뜻이라고 하지 않는가.

그러나, 서양의 근대과학이 특별한 것은 바로 신의 의도를 제거하고 세상을 이해하려 시도했다는 점이다.


사람이 있기 전에는 신만이 존재했다.

각자의 세계관의 차이에 따라 신을 각기 다르게 표현할 뿐이다.

신은 있는 것을 취한다. 인간은 있는 것에 예술을 입힌다.

신은 게으르다. 인간은 부지런하다.

신은 영원하다. 인간은 유한하다.

신은 자연을 만든다. 그러나 인간은 자연에 예술을 창조한다.

원래 있는 하얀 도화지에 자기만의 색깔을 입히는 사람들을 유심히 살펴봤다.

단지, 화가, 작가, 흔히 불리는 예술가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괴테는 자신의 시 한 구절에 이렇게 말을 했다.

"경탄하기 위해 나는 존재한다."

자연을 보고 경탄하는 행위는 신에서 인간으로의 지적인 승화의 행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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