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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승철 Feb 10. 2023

옥스포드에서 본 일상의 자연 6-6

영국이 환경을 지키는 방법

내가 영국에 와서 가장 달라진 가치관이 있다면 환경과 자연이다. 영국에 오기 전 나는 환경에 대해 크게 중요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한국에서 주변에 아파트가 들어서고 상가들이 들어서면 사람들은 의례 집값이 오르겠다고 좋아했다. 나 또한 그래서인지 주변이 개발이 되는 것이 사람들을 행복하게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개발이 되면 사람들은 돈을 벌게 되고 그러면 행복할 것이다라는 행복=돈의 단순한 생각이었다.


옥스포드에서 공부하고 있었던 어느 날 방학을 맞아 처음으로 런던 시내를 구경하기 위해 버스에 탔다. 런던 시내에는 처음 가는 것이라 무척이나 들떠있었다. 버스를 타고 복잡한 옥스퍼드 시내를 벗어나자 광활한 초원이 펼쳐졌다. 충격이었다. 그 초원은 런던까지 계속 이어졌고 런던에 들어와서야 도시의 모습이 보였다. 영국은 도시의 확장을 막고 그린벨트를 최대한 지켜 도시 주변의 자연을 보존한 것이다.


생각해보니 런던까지 갈 필요도 없이 내가 살고 있는 옥스포드시 조차 도시이지만 5분 정도만 걸어나가면 푸른 평원이 펼쳐져 있었다. 평원의 모습은 정말 원초적인 자연의 모습으로 꼭 사람들이 사는 구역과 동물들이 사는 자연으로 나눈것 처럼 사람의 손길을 타지 않은 듯한 자연이 펼쳐졌다. 도시에 이러한 자연이 공존하고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 평원에는 오리와 백조가 평화롭게 헤엄치고 잔디밭에 알도 낳고 있었다. 특이하게도 사람들은 그 평원을 산책을 할 때면 동물들의 생활을 방해하지 않게 작은 흙 길로 조심히 다녔다. 꼭 인간이 동물들이 사는 나라로 들어온 듯한 느낌이었다.


이 곳은 동물들이 주인인 진정한 동물들의 나라였고 인간은 방문자이며 관찰자였다. 그리고 동물들은 친절하게도 우리의 방문을 허락하고 같이 어울려 주었다. 동물들은 사람들의 방문에도 편안해하고 행복해보였다. 진정한 그들만의 보금자리였다. 인간이 도시 속에서 어떻게 동물들과 조화롭게 살 수 있는지 배웠다. 영국인들은 자연이 정복하는 대상이 아니라 함께 공존하는 것으로 보았고 자연 속에서 살 고 있는 동물들 조차 그 자연의 주인으로 인정해주었다. 이처럼 자기 자신 뿐만 아니라 동물과 자연이 함께 어울려 살도록 고려하고 동물들의 보금자리를 최대한 보호해주려는 그들의 가치관이 우리가 선진국으로 가는 조건 중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학창시절을 용인의 작은 동네인 신갈에서 보냈다. 중학교 때 까지만 하더라도 아파트 뒤에는 큰 산이 있었고 가족들은 반려견과 아파트 주변을 산책하곤 했다. 그 산에는 벚나무와 아카시아나무가 아름답게 꽃을 피웠고 산책길에 목을 축일 약수터도 있었다. 다람쥐가 수줍게 돌아다녔고 새들이 아름답게 지저귀었다. 하지만 개발이 되면서 큰 산조차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지금은 회색 빛 아파트와 상가 건물들만 서있을 뿐이었다.


어른이 되어 도시에 살면서 마음이 답답할 때면 자연에 몸을 맡기려 주변을 보지만 어디에도 자연이 보이지 않는다. 답답한 마음에 하천으로 가도 콘크리트와 사람들뿐이다. 사람들은 도대체 어디에서 쉬어야 하는가. 우리의 일상의 자연은 어디에 있는가 안타깝다.


우리나라는 주거와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특히 수도권의 많은 산과 들을 밀어버렸다. 많은 그린벨트가 해제되었으며 이는 현재진행형이다. 예전에는 마음만 먹으면 근처에 자연이 있었는데 도대체 다 어디로 간 것일까. 이제는 자연을 보려면 짐을 챙겨 차를 타고 멀리까지 가야 하는 지경이다.


지금까지 아직도 개발은 자연보다 더 귀중한 가치로 여겨진다. 국가 차원에서도 개발에 열을 올린다. 사람들도 어디에 집을 더 지을 곳이 없는지, 도시를 만들 곳이 없는지 찾는다.


자연을 보호하고 지키는 것은 결국 우리 자신을 위한 것이다. 우리는 자연과 공존한다. 공존이란 둘 중 하나가 죽으면 다른 하나도 죽는다는 의미이다. 인간은 자연을 떠나 살 수 없다. 자연은 우리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평안함과 행복감을 준다. 환경이 파괴된 곳에서 우리는 결국 행복할 수가 없다.



옥스포드의 자연 1


옥스포드의 자연 2
옥스포드의 자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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