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느낀 파리정치대학의 수업은 실습 위주로 커리큘럼을 짰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나는 파리정치대학에서는 민주주의와 포퓰리즘, 미시, 거시경제, 유럽연합에 관련된 경제와 정책 그리고 법, 유럽연합이 당면한 다양한 문제들을 분석하고 정책을 제안하는 과목들, 프로젝트 운영 방법, 데이터를 활용하는 법 등 약 20개가 넘는 과목들을 일년동안 공부해야 했다. 특히 유럽연합에는 난민과 테러 등 다양한 정책 정치적 이슈들이 많았기 때문에 다양한 이슈를 공부하면서 정책적 시야를 넓혔다.
다만 옥스포드는 지식의 습득과 철학에 집중하였다면 파리정치대학에서는 지식의 습득보다는 이 것을 어떻게 현실 문제에 응용하는지에 관한 것들이 주를 이루었다. 거의 모든 과목들이 팀을 짜서 과제를 함께 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프랑스의 국제기구나 정부 관료 분들이 와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해주고 함께 학생들과 팀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피드백을 주는 형식이었다. 실제로 정책 문제를 분석하여 정책 제안을 할 때 현직에 있는 전문가들이 함께 도와주니 실제 프랑스 정부에서 일하는 방식을 알 수 있었다.
이 곳에서도 옥스포드와 마찬가지로 졸업 정책 리포트를 내야 했는데 팀을 짜서 주제를 고르면 각 주제에 관련된 국제기구나 정부기구 아니면 연구소 담당자들과 해당 주제에 석학이신 교수님 한 분이 배정되어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우리팀의 주제는 "표현의 자유"였다. 세부적으로는 유럽국가와 아시아 국가를 선택하여 각 나라의 표현의 자유에 대한 현황을 조사하고 관련된 제도와 법 등을 분석하여 비교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영국, 프랑스와 중국을 비교하기로 하였고 해당 과제는 실제 프랑스 정부에 국제 및 국내 정치 전략을 공유하는 프랑스의 유명 정치연구소와 함께 진행되었다.
실제로 해당 정치연구소에서 자신들이 관심이 있는 주제를 우리에게 제시하였고 우리가 그 중에 선택을 한 것이었다. 결국 프랑스의 유명 정치연구소와 파리정치대학 학생들이 공동으로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는 구조였다. 그리고 해당 결과물은 학교에도 제출되고 실제 해당 정치 연구소의 홈페이지에도 공개가 된다. 이를 통해 실제 정치연구소에서 일하는 방식을 알게 되는 것이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지만 정책 연구는 정부와 연구소 그리고 대학이 주로 함께 공동으로 진행하는 것이 많다.
또한 파리정치대학의 표현의 자유 연구로 유명한 교수님이 지도교수님이 되어주셨다. 이렇게 파리정치대학의 수업과 과제들은 철저하게 실용적이었다. 아무래도 학생들을 졸업 후에 정부에서 바로 일을 할 수 있게 만들기 위해서 고안한 커리큘럼인 것 같았다. 그 외에도 스피치, 연설문 쓰는 방법, 컬럼 쓰는 방법 등 정치인에게 필요한 실용적인 스킬들을 가르쳤다.
옥스포드에서는 이론을 습득하였다면 여기서는 실무를 배우는 계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