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미얀마 정치인들에게 공공정책을
가르치다

주경야독하는 미얀마 국회의원들

by 옥승철

2018년 후반 미얀마에서 국회의원들의 정책 교육과 공공정책 커리큘럼을 만들기 위해 몇 달간 머물렀을 때의 이야기다.


미얀마라는 나라는 한국인들에게 민주주의의 상징 아웅산 수치의 나라로 알려져 있다. 지난 53년 동안의 군부독재에서 벗어나 드디어 2015년 불완전하지만 국민 투표로 국회의원들이 선출되었다.(아직 국회의원의 1/3은 군부가 직접 선출할 수 있다).


아웅산 수치 의장이 이끄는 민족민주동맹(National Leauge for Democracy NLD)은 미얀마 국회 전체 의석 657석의 59%를 차지했다. 과반 의석을 확보한 NLD는 대통령까지 당선시켰다. 미얀마 최초의 문민정부를 수립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웅산 수치 여사는 대통령이 되지 못하였는데 그 이유는 군부가 헌법을 개정하여 외국 국적의 배우자 또는 자녀를 둔 사람은 대통령 선거에 입·후보할 수 없게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방해에도 불구하고 아웅산 수치 여사는 국가 자문역을 맡으면서 실질적으로 나라를 이끌어 왔다.


29487_33890_4547.jpg 퇴근 후 NDI[National Democratic Institute]에서 정책 공부하는 미얀마 국회의원들.(사진=옥승철)


국회의원들은 처음 선출된 사람들뿐이라 자신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상태에서 나라의 미래를 떠맡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그들은 항상 국회에서 업무가 끝나면 노트북과 통신 시설이 잘 갖추어진 곳에 가서 함께 공부하고 정책 강의를 듣는다.


이 장소를 제공하는 이 곳은 NDI(national Democratic Institute)인데 미얀마 국회의원들은 보좌진이 없어 대신 그들을 위해 정책 리서치와 자문 및 교육을 해주는 곳이다. 이곳에서 미얀마 국회의원들은 퇴근 후 6시부터 모여 저녁 11시까지 매일 공부한다.


나는 이곳 NDI에서 일하면서 미얀마 국회의원들을 위한 공공정책 강의 커리큘럼을 담당하여 만들었다. 그들과 함께 토론하고 공부를 도와주었다.



29487_33891_4634.jpg 미얀마 국회의원을 가르칠 공공정책 커리큘럼을 만든 후 수업 모니터링하는 모습.(사진=옥승철)

매일 열심히 공부하고 강의를 듣는 그들을 보면서 초심이란 저런 것인가 하고 느끼면서 적잖은 감동을 받았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 저렇게 열심히 노력하고 공부하는 모습을 본다면 어느 국민이라도 감동을 받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들을 보면서 미얀마의 미래가 매우 밝다고 느꼈다. 그들에게서 순수한 열정과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국회의원은 어떠한가. 많은 보좌진을 거느리면서 정책 공부에는 관심이 없고 모든 일을 보좌진에게 떠맡긴다는 말을 국회에서 일하는 분에게 들었다.


특히 국회에는 입법을 보조하는 기관까지 있다. 스스로 어떤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공부할 일이 거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국민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는 국회의원들이 몇이나 있을까? 정말 나라와 국민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초심으로 돌아가 열정을 다해 공부를 한다면 그 마음에 동하지 않는 국민들이 어디있겠는가?


이제는 바꿔야 한다. 국민과 나라에 대한 뜨거운 마음과 애정을 가지고 주경야독하는 국회의원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출처 : 에듀인뉴스(EduinNews)(http://www.eduinnews.co.kr)

keyword
작가의 이전글요르단과 싱가포르에서 본 공유경제의 중요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