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럽게 결정된 프랑스 유학
2017년도 옥스포드에서 공부할 당시 나는 프랑스 파리 정치대학(Sciencespo)에 가서 정치를 공부하기로 계획했지만 그 막상 졸업 후에 개인적인 일로 포기를 한적이 있었다. 다만 혹시 모르니 1년을 입학을 미뤄달라고 학교측에 요구를 했었다.
한국에 돌아왔을때 나는 국책 연구기관인 건축도시연구원에서 연구원으로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 이메일에 학교에서 온 장학금 신청 이메일이 있었다. 하지만 장학금 신청 기간은 한달 정도 지난 상태였고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장학금을 신청했었다. 어느날 확인을 해보니 전체는 아니지만 일부 장학금을 지원해준다는 연락이 왔고 그 당시 많은 고민 끝에 프랑스로 떠날 준비를 하였다. 마크롱 등 프랑스의 정치를 이끌어가는 인재들을 배출하는 학교의 교육이 매우 궁금하였다.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는 것을 결정했을때는 이미 7월달이었다. 보통 입학준비 및 기숙사 준비를 빠르면 3-4월부터 하는 사람들도 있는걸 보면 나는 매우 늦은 편이었다. 혹시나하여 사립 기숙사를 여러군데 찾아보았지만 비싼곳만 남아있을 뿐 저렴한 곳은 아무데도 남아있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일단 3개월만 가격이 조금 더 드는 곳으로 결정할 수 밖에 없었다.
전세계 학생들이 모여사는 파리의 국제 기숙사 도시
프랑스에 도착해서 사립 기숙사에 사는 동안 나는 조금 더 저렴한 기숙사를 찾아보다가 국제 기숙사 촌인 Cité Internationale Universitaire de Paris, 즉 대학도시를 알게 되었다. 어느정도의 규모이면 대학도시일까라고 궁금했는데 거의 하나의 작은 도시라고 할 만큼 각국의 기숙사들이 모여있다. 현재 약 40개의 국제기숙사와 12,000명의 유학생들이 거주하고 있다. 1925년부터 생겨난 이 곳은 프랑스에서 땅을 제공하고 각국이 자신들의 돈으로 자국의 유학생들을 위해 기숙사를 짓고 있었다. 프랑스 정부는 이곳의 학생들을 위해서 스포츠 시설이나 식당, 도서관, 극장 등 문화시설을 지어놓았다. 그래서 가끔식 각국의 학생들이 모여 즐길 수 있는 활동이나 행사가 많이 열리기도 한다.
나는 국제 기숙사촌의 한국기숙사에 지원하여 3개월 후에 이곳으로 옮기게 되었다. 예전에 살던곳보다는 꽤 저렴한 가격으로 좋은 시설을 이용할 수 있었던 것에 만족하였다. 한국 기숙사는 2018년에 완공되었다. 조금 늦었지만 그래도 한국의 유학생들에게는 한줄기 빛과도 같았다.
국제 기숙사 촌은 하나의 공원처럼 조용했기 때문에 때때로 조용한 환경에서 산책도 하면서 저렴하지만 질 좋은 학교 식당을 이용하고, 도서관과 문화 시설들을 이용하였다. 가장 좋았던 점은 역이 바로 앞에 있었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국제 기숙사촌 정문에서 역까지는 20미터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다.
국제 기숙사촌은 또한 파리의 중심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다. 실제로 파리 시내 중심부까지는 전철로 20분밖에 걸리지 않았고 내가 다니고 있었던 학교가 센느강 근처 루부르 박물관이 가까이에 있었는 곳이었는데 학교에서 기숙사까지도 매우 가까웠다.
또 한가지 국제 기숙사촌의 매력은 각 국이 직접 기숙사를 짓다 보니 경쟁적으로 유명한 자국의 건축가에게 건축을 맡겼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건물들이 굉장히 아름답고 우아하고 세련되었다. 곳곳에 유명한 건축가들이 지은 건축물들이 있었고 그 중에 유명한 건축가였던 르코르뷔지에의 건축물도 있다. 그래서 그런지 국제 기숙사 촌은 매우 매력이 있는 도시가 되었다.
한국에도 국제기숙사촌을 조성해야
한국 또한 유학생들이 많아져가는 상황에서 이러한 국제 기숙사촌을 조성하는 것도 생각해보아야 한다. 그렇게 되면 유학생들의 관리도 효율적이고 유학생들도 좀더 저렴하고 좋은 기숙사 시설을 활용할 수 있게 되어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당연히 이 지역의 경제도 발전할 수 있을 것이며 이곳에 거주하는 유학생들과 지역주민, 지자체 및 국내 대학들 또한 이들과 다양한 문화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대학생들의 도시, 새로운 형태의 매력적인 교육의 도시가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