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철버거 이영철 사장 빈소에 갑니다

by 최승돈

정대 후문 앞 트럭에서 사상 첫 영철버거를 먹은 사람이 자기였다며 김명환 군이 늘 자랑을 했다. 고대 얘기라면 모르는 게 없는(?) 내게 후배들이 ‘영철버거를 아직 못 먹어 봤느냐?’며 신기한 듯 묻곤 했다. 이후 교양관 뒤편 길 건너에 문을 연 첫 매장에 가서 나는 영철버거를 처음 먹어 보았다.


길쭉한 빵 사이에 순한 돼지 불고기를 듬뿍 넣은.. 값은 딱 1,000원. 매장 곳곳에 놓인 음료수는 그냥 무한제공이었다. 고대앞 음식이 흔히 그렇듯 단순한데 맛있고 많은 양에 지극히 저렴한.. 가성비는 무한대로 가히 세계최고였다.

학교에 일이 있으면 누구보다 먼저 달려 나와 거저 나누고 베풀었으며, 나 같은 사람은 제대로 한 번 모아 보기도 힘든 거액의 장학금을 때마다 학교에 기부하곤 했던, 누구보다 고려대학교를 사랑한 고려대학교의 사람이었다.


박리다매가 이렇게 잘 될 수도 있는 것인지, 여러 곳에 지점이 생겼고 딜럭스 메뉴가 탄생을 했다. 급기야 이영철 사장의 자서전도 출간이 됐다. 그러나 이러한 급속한 성장과 확장이 결국 독이 되었던가? 영철버거는 문을 닫고 만다.


그냥 내버려 두지 않은 것은 고대생들이었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돈을 모으고 다시 우리의 영역 안으로 이영철 사장을, 영철버거를 모셔왔다.


숱한 선후배들이 너무도 고대답게 함께했던 순간들이 얼마나 귀한가? 혼자 와서 사장님과 이 얘기, 저 얘기 나누다 일어났던 날의 기억이 또 얼마나 소중한가?


“바쁜데 나오지 마시고 그냥 계세요.”


내 말을 참 듣지 않던 분이다.


빈소로 향하는 길. 개운사의 큰 종이 울린다.




총장께서 조문을 하셨다고 한다. 당신의 이름으로 장학금이 조성되고 학교 안에 기념패가 설치된다고 한다. 그 옆에 가 있을 것이다.


편히 쉬소서. 형편 될 때 고모 만나 제 얘기 나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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