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다 J여도 상대적으로 1명이 준비한다?!
다음 주면 우리 가족 넷이서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간다. 나와 아내는 비행기를 타본 것은 신혼여행으로 영국, 이탈리아를 갔을 때, 그리고 둘이서 제주도 2번 다녀왔을 뿐이다. 아이들은 비행기를 타본 적이 없다. 가까운 일본을 가볼까 하다가 우리 부부는 둘이서만 가면 어디든 갈 수 있는데 아이들과 함께 가야 하니 조심스러웠다. 그래서 일단 우리 가족 여행의 첫 비행기는 제주공항으로 향할 예정이다. 제주도를 통 크게 5박 6일로 잡았다.

나의 MBTI는 ISFJ, 아내는 ESFJ이다. 둘 다 I와 E 사이를 오가는 것 같다. 결국 둘 다 계획적인 J라서 여행 계획을 짜는 데에도 속전속결이었다. 일본도 일주일이나 알아보다가 제주도로 바꾼 것이다. 나는 항공편, 아내는 숙박 시설을 예약했다. 렌터카는 같이 예약을 했다. 이제 남은 것은 여행 중 코스이다. 자고 있는 아내를 괴롭히자, "여행 코스 좀 생각해 봤어?", 이에 나는 "아니 아직 숙박 시설 어디에 예약했는지 전달을 못 받아서 이번에는 오른쪽으로 출발해서 돌아볼까?", "아니, J면서 여행 코스도 안 짜고 상도덕이 없네?", "아니 여행 계획 짜는데 상도덕까지 필요해?(ㅋㅋ)" 서로 한참을 웃으며 침대에서 가까스로 일어났다.
"우리 점심 뭐 먹을까?"
"중식 빼고, 햄버거 빼고, 음..."
"과하지 않게 연어아보카도 샐러드? 다이소 옆에 있네"
"고고"
우리 부부는 아점으로 연어아보카도 샐러드에 시그니처 베이글 메뉴를 먹었다. 식사를 하던 중, 아내가 어제 야간근무 중 겪었던 부친과 중학생 아들 간의 아동학대 사안에 대해 심각하게 이야기를 하였다. 사건 처리를 하면서, 출간된 지 일주일이 채 되지 않은 나의 책 <아이들은 죄가 없습니다> 제목이 떠올랐다고 한다. 부친이 자꾸 중학생 아들을 도발해 놓고는 아들이 흥분해서 대들면 '아들이 아빠를 폭행한다.'며 계속해서 112 신고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식사를 마칠 즈음, 이번에는 내가 관리하고 있는 위탁보호소년의 모친에게서 전화가 왔다.
"안녕하세요. 김 OO 학생 위탁보호위원 최승호입니다."
"예, 그런데요? 무슨 일이세요?"
"지난주부터 김 OO 학생이 연락이 되지 않아 어머님께 문자 드렸습니다."
"딸아이 지난주에 긴급구인 되었습니다."
"아, 어머님, 보호관찰소에서 구인하면 위탁보호위원인 제가 알 수가 없어서요. 혹시 구인 사유가 있을까요? 어머님과 문제가 있었을까요?"
"아니요. 그건 제가 말씀드릴 필요가 없을 것 같아요. 법원에 알아보시던지, 보호관찰소에 알아보시던지 하시면 될 것 같은데요?"
"예 어머님 그럼 제가 따로 확인해 보겠습니다."
방금 아내가 <아이들은 죄가 없습니다> 책 제목이 떠올랐다고 했는데, 나도 방금 통화를 마치자마자 아내에게 "역시 아이들 문제가 아니야... 후..." 식사를 마치고 난 뒤, 다이소 폭풍 쇼핑 30분 간 하고 나서 내가 "아니 다이소에서 30분 넘게 있었네"라고 하자, 아내가 "다이소는 여유있게 1시간 정도 쇼핑해줘야지"라고 한다.
다이소에도 상도덕이 있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