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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훈 Hoon Lee Jul 27. 2023

잠재고객 보다는, 확실한 유저부터 시작하기

Do Things Don't Scale.

Ringle 은 사업 초창기에 MBA 및 유학을 준비하는 분들, 그리고 professional firm 에 종사하며 영어 공부에 대한 니드를 느끼는 분들 중심으로 시작을 했다. 


더 큰 잠재유저를 한 꺼번에 타겟하지 않고, 매우 niche 한 유저를 타겟한 이유는 2가지 였다.


먼저, 창업자들이 역량/경험이 부족함을 인정했다. 당시 나와 공동창업자 성파님은, 경력도 있었고 MBA 중이기도 했지만, 창업 경험은 없었다. 즉, 앱/웹 기반 제품을 제대로 만들어 본 경험이 없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넓은 범위의 유저를 만족시킬 '확실한 자신'이 없었고, 그럴 수 있는 앱/웹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은 더 없었다. 그래서, 확실한 도움을 줄 수 있는 (제품력이 부족하면, 개인기를 동원해서라도 도움을 제공할 수 있는) 소수의 유저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이 제품이 나오길 학수고대하며 기다리고 있었던 아마도 소수일 유저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더불어, 팀이 세 명밖에 없는 상황에서, 더 넓은 잠재 유저 대상 서비스 제공 시, 다양한 관점으로 날라오는 피드백을 버텨낼 자신이 없었다. 제품력이 완벽하지 않은 시기에, 너무 다양한 유저 분들이 제품을 사용하고 다방면의 피드백을 쏟아내기 시작하면, 팀이 갈피를 못잡게 되는 경우가 많다. 상호 배반적 피드백들도 많고 (유저 분들의 의견이 첨예하게 나뉘는데, 누구 말을 들어야 하는 거야..), 너무 다양한 지적이 다방면으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사실. 사업 초반 유저의 피드백들이 한 두 군데에 집중되면, 제품 개선 영역이 명확하기 때문에 집중하기 매우 좋은데, 피드백이 분산되면 '이 서비스를 계속하는 것이 맞나?' 라는 회의감이 찾아올 때가 많다.


그래서, 초기 제품으로도 확실한 만족을 드릴 수 있는 niche 한 그룹의 유저 대상 서비스 시작 후, 유저 분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한 피드백을 제품 내 빠르게 반영하여, 유저 층을 조금 씩 넓혀 나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8년을 해서 2만 명 수준의 유저를 확보하게 된 것 같다.


이번 10대를 위한 1:1 화상영어 Ringle Teens 를 오픈했을 때에도 정확히 같은 approach 를 취하고 있다. Ringle Teens 는 '입시 대비 영어'가 아닌, '평생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주는 영어 교육'을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10대 영어 시장 관점에서 상대적으로 niche 한 접근을 하고 있다. 그래서, 서울 내 상위권 자녀를 둔 학부모님 등등의 광범위한 유저층을 타겟을 하는 것이 아닌, 1) 현재 해외 거주 중이거나 해외에서 한국으로 돌아온 주재원 자녀 분들, 2) 일주일에 1~2시간 만이라도 아이가 영어를 억지로 공부하는 것이 아닌, 영어를 재밌게 공부하는 과정에서 평생가는 영어 회화/작문 실력을 갖춰나가길 희망하는 분들, 3) 한국이라는 세계관을 넘어, 미국 내 다양한 전공/문화권 배경의 명문대학생들과 꾸준히 대화하고 교류하며, 그들을 롤모델삼아 더 넓은 세상에 도전하는 아이가 되길 희망하는 분들, 4) 현재 영어권 국가에 거주 중이며, 아이들의 Creative Writing/Speaking 교육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 등 상대적으로 niche 한 유저 분들을 타겟하고 있다. ㅎ


그래서, 상대적으로 초반 성장 속도는 더딜 수 있을 지언정, retention 은 확실히 높고, 무엇보다 제품에 대한 피드백이 일정 영역에 수렴되어, 보다 확신을 가지고 제품을 개선하고 고객경험을 보완할 수 있어서 좋다. 일부, 입시 중심으로 교육을 보시는 분들께서 제품에 대한 피드백을 주실때가 있는데, 물론 감사히 듣고 메모하며 추후 반영할 수 있으면 좋겠다.. 되내이지만, 당장 지금은 결이 많이 다른 의견이기 때문에 참고만 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팀 마다, 그리고 산업 별로 그 차이가 있긴 하겠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사업을 막 시작하는 초창기 시기에는, 잠재 타겟 유저까지 염두해서 제품을 개발하고 마케팅을 진행하기 보다는, 소수일 지언정 확실하게 value 를 제공할 수 있는 유저 대상으로 작지만 확실하게 시작하는 것이 결국 더 빠르고 더 높은 성장을 담보한다 생각한다.


Do Things Don't Scale. Start Small의 교훈을 다시 한 번 되내이며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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