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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훈 Hoon Lee Mar 14. 2017

30대에 비로소 빛을 보는 장점

"지능"을 넘어선 "성실하게 노력한다"의 가치.

예전에는 이해하지 못했지만,요즘들어 마음에 와닿는 옛말이 있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수 없고,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 


나는 슬로우 스타터였다.IQ가 128 이었던 나는, ‘노력’과 ‘포기하지 않음’ 밖에 내세울 것이 없는 학생이었다. 

그래서, 나는 중,고등학교때 나는 머리가 좋은 친구들을 동경했다. 나보다 노력하지 않는데 시험점수를 더 잘 받는 친구들,노력해도 따라갈 수 없는 두뇌를 가진 친구들이 멋있어 보이고 부러웠다. 학창시절, 나는 수학/과학을 좋아했지만,이과 대신 문과를 선택한 이유는,문과가 이과 대비 노력으로 승부할 수 있는 부분이 더 많았기 때문이었다. 


경영대에 입학해서는 경제학과 재무에 관심이 갔다.안타까웠던 것은,경제학과 재무는 천재와 범인의 격차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영역이었다. 계량, 시계열, 파생금융상품론 등을 배울 때, 내가 넘어설 수 없는 두뇌들이 있음을 체감하였다. 재무 대신 전략에 관심을 두게 된 가장 큰 이유였다. 


회사에 입사해서도, 나는 슬로우 스타터였다.앞으로 치고나가는 동기들 대비, 나는 뉴 어쏘들이 하는 온갖 실수를 다 해가며 힘든 1년을 보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성실히 노력하는 것 뿐이었다.그리고 나보다 지능과 언변이 뛰어난 동기들을 부러워 했을 뿐.  


하지만 사회생활 4~5년 차가 되었을 때, 그 때 까지 함께 해 온 선배들을 보며 내 이런 생각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회사생활을 잘 했던 똑똑했던 선배들 중 상당수가 노력을 멈추어갔다. 지금까지 경험한 것, 익힌 것을 바탕으로 일을 최대한 빠르게 끝마치고 집으로 가서 조금이나마 라이프를 찾았다. 속된 말로 짬으로 회사생활을 해 나가기 시작했다. 그 분들을 보면,일은 여전히 잘 하지만 감동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런데, 일부 선배들은 팀장이 되어서도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소수의 이사/파트너님들은 업력이 10년이 넘어도 새로운 지식을 배우고 어쏘들의 의견을 경청하려는노력을 멈추지 않았다.노력을 멈추지 않은 선배들에게서는 “업의 본질”을 꿰뚫는 인사이트를 느낄 수 있었다. 인사이트는 지능이 만들어 낸다기 보다는,다양한 경험과 끈질긴 관찰이 만들어낸 “시사점”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부로 유학을 가고 스타트업의 세상에 발을 담으며, 새로운 부류의 사람들을 발견하게 된다.  

바로, 본인의 일을 전심으로 즐기는 사람들. 


잘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가치를 전달하고 그들의 삶의 문제를 해결해주기 위해 진심으로 노력하는 사람들. 사람들에게 가치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삶의 의미를 찾고, 스스로 성장해 나가는 사람들. 

그들은 시사점 파악에서 끝내지 않고, 고객의 삶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서비스로 만들어 고객에게 전달해 나가고,하루하루 깨지고 부숴지고 위기에 봉착하지만 어떻게든 더 나은 것을 만들어 나가며,세상과 사람에 대한 인사이트를 만들어 나갔다.  


그들의 서비스는 소수 CEO 를 위한 고차원의 시사점이 아닌, 대중을 위한 단순하고 쉬운 솔루션 이었다.화려하지는 않고 투박하고 부족하지만, 대중에겐 꼭 필요한 필수재였다.  


그런 그들이 입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은 굉장히 쉽고 상식적인 내용들이었지만,깊은 울림이 있고 감동이 있는 삶의 지혜였다. 소수 사람들을 위한 인사이트를 넘어선 누구에게나 필요한 삶의 지혜. 


모든것이 지나친 일반화일 수도 있겠지만, 지능이 뛰어난 사람은 노력하는 사람을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길 수 없다는 옛 조상의 말을 조금 씩 이해해가고 있다. 


초등학교 때는초라하게 느껴졌던 나의 장점인 “노력/서실” 이, 30세가 넘어서야 빛을 보기 시작하는 장점이 되어가고 있다. 


스티브잡스는 죽기 직전까지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죽는 순간까지 세상을 향한 노력을 멈추지 않는 사람,그 과정을 순수히 즐기는 사람이 되고 싶은 밤이다. 


화요일 밤, 노력을 멈추지 않으며 살고 있는 선배를 잠시 만나고 든 생각을 정리한 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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