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에 있으면서, 한국에서 첫 직장생활 시작했으나 현재는 미국 내 회사에서 직장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한국 분들을 종종 뵙게 된다. 주재원 분들도 있고 (한국 본사 --> 미국 내 지사), 한국 지사에서 일하다가 미국 본사로 Transfer 하신 분들도 있고 (한국 지사 --> 미국 본사), 한국 회사 그만두고 미국 내 회사에 취업해서 오신 분들도 있다. 그 분들을 보면, 일반화 할 수는 없지만, 몇 가지 공통점이 느껴질 때가 있다.
1. 한국에서 일할 때 대비, 현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고민/노력을 한다.
한국인으로서 한국에서 만들어냈던 퍼포먼스를 미국에서 내기 위해서는, 특히 초반에는 몇 배의 노력이 더 든다. 소통, 보고서 작성, 동료와의 관계 유지 모두에 더 많은 노력이 들어간다.
다만, 미국 시장이 워낙 크기에, 그리고 꾸준한 성실함/동료의 신뢰를 얻기 시작하면, 그 때부터의 성장 속도는 한국에 있을 때 대비 몇 배 더 높게 이뤄지는 듯하다.
2. 코인/주식/부동산 등에 대한 대화 보다는, 나의 성장에 대한 고민이 대화의 주를 이룬다.
미국에서 일하는 한국 분들과 코인/주식/부동산 이야기를 한 기억이 솔직히 많지 않다. 대부분 이야기는 '성장' 그리고 가끔 '그리움'에 집중되어 있었다. 집을 꼭 사야한다는 압박감은 한국 대비 미국이 덜 한 듯 하고, 미국에서 일하는 분들은 주식으로 보상을 받는 분들이 있는데 미국 주식이 워낙 불장이어서 그런지 '코인' '주식 투자'에 대한 니드는 크지 않았던 듯하다.
내가 일하고 있는 회사/국가의 주식이 상승장이면, 그런데 그 안에서 인정받고 버텨내는 것의 난이도가 높으면, '나의 모든 노력/에너지를 나와 회사의 성장에 맞추는구나'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된다.
3. 미국에서 일하고 있음에도, '유학'을 또 하나의 가능한 옵션으로 염두하는 분들이 있다 (특히, 미국에서 학교를 나오지 않고, 미국에서 일하고 있는 분들)
미국에서 일하는 분들 중, '학교에서 공부를 더 해볼까??' 생각하는 분들이 꽤 있다. MBA 를 고민하는 분들도 있고, Law School 을 고민하는 분들도 있고, 석사 과정을 고민하는 분들도 있다. 고민의 원천에는 1) 부족한 역량/전문성을 채우고 싶은데, 일하면서 채우는 것 보다는, 학교 등에서 full-time 으로 노력하며 채워보고 싶다, 2) 학교에서 동기 네트워크를 만들어 보고 싶다 (미국에서 이방인으로서 살아가는데 있어, 회사 동료 네트워크 만으로는 아쉽고... 학교에서 1~2년 함께 공부하며 생활하며 향후 미국에서 계속 영향 주고받을 수 있는 관계를 만들어 보고 싶다) 등이 있는 듯하다.
미국 학교에서 맺을 수 있는 community 의 힘을 아는 나로서는, 3번에 대해 크게 공감하는 편이다.
4. 가족을 중시한다.
미국에서 일하는 한국 분들 만나면 '가족' 이야기 자주 한다. Bay Area 문화 자체가 가족을 중시하기도 하고, 타지에 나와 살다 보면 가족에 더 의지하게 되기 때문이기도 한 듯 하다. 다만, 전자의 영향이 더 크다 생각한다. Bay Area 에 있으면 가족 식사도 많고, 또 family time 을 더 많이 가지게 되면서.. '개인의 성장'과 '가족'이 내 인생의 중심이 되는 삶을 살게 되는 듯하다.
결론적으로 한국인으로서 미국에서 커리어를 이어나가는 것은, 초반에는 더 많은 걱정/챌린지에 노출되며 더 많은 노력을 해야 겨우 현상유지하는 삶이라 생각하는데, 시간이 지나면 그 성장의 multiple 이 한국 대비 몇 배 이상 높아지는 삶이라 생각한다. 다만, 성장을 하면 그 만큼 더 큰 챌린지에 노출되기 때문에 (그런데 또 회사가 크게 성장하면 그 만큼의 보상은 따라오는) 결국 더 잘하기 위한 노력을 하기 위해 내 시간의 대부분을 써야하는 삶이 이어지는 듯하다. 다만, 그 쉽지 않음을 가족과의 시간을 통해 위로받고, 또 친구들과의 quality time 으로 버텨내며 작지만 소중한 community 를 만들어 나가는 삶이라 생각이 든다. 다소 지루해 보이는 삶일 수도 있고, 좋아 보이는 삶일 수도 있는데, 나는 그 삶이 더 좋아서 이 곳에서의 생활이 fit 에 맞다는 생각을 하는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