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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unghwan Connor Jeon Feb 07. 2023

서울, 중국, 그리고 미국 - 33

교육감의 결정은 생각보다 빨랐다. 하지만 …

혼란 속에 있는 SDC 특수반의 학생들이 좋은 교사를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교육장을 만나기 위해 교육청을 찾아갔다. 그 교실에 있으면서 담임이었던 M의 학급운영 문제와 관련된 사실들을 10장 분량으로 정리한 문서를 전달하고 그 학급이 어떠한 문제가 있는지 설명했다. 더듬거리는 영어로 하는 나의 설명을 다 들은 교육장은 자신이 최선을 다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보겠다고 했다. 하지만 시간이 좀 걸릴 수 있다는 말을 덧붙였다. 그의 사무실을 나서기 전 나는 이 절차가 언제, 어떻게 진행되는지 그 결과를 꼭 알려 달라고 부탁했다.


15년도 더 지난 지금 그때와 같은, 또는 비슷한 상황에 내가 놓인다면 내가 취할 행동은 그때와는 다소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시는 미국에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이 사회에서 어떻게 행동하고 처신하는지 잘 모르기도 했거니와 해당 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부분에서 서투른 점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종적인 결정은 그때와 지금이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학교의 존재 이유는 학생들이 행복하고 안전하게 배움의 기회를 갖도록 하는 데 있다고 생각하므로 지금도 이에 반하는 누군가가 있다면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는 교육감의 말과는 달리 교육감과의 만남 이후 1주일도 되지 않아 M은 해당 SDC 담임을 그만두어야 했다. 그는 SDC 담임 대신에 학교에서 소그룹으로 부진아 지도를 담당하는 resource teacher로 업무가 변경되었다. 나는 당시 resource teacher라는 업무가 학교 내에 존재하는지도 몰랐다. 그러한  결정이 내려지고 난 다음 resource teacher로서의 업무가 M에게 아주 잘 맞는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2 - 5명의 적은 숫자의 학생들과 일을 하는 이 직책은 교실에서와 같은 학급운영 기술이 필요하지 않았다.


이러한 결정이 SDC 반의 학생들에게도, 어쩌면 M 자신에게도 좋은 결정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혼란스러운 SDC반을 바꾸기 위해 내가 취한 행동이 자랑스러웠고 기뻤다. 하지만 이 성취감과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최악이라고 생각했던 담임 M 이후에 이  SDC로 새로운 담임으로 V가 발령을 받아 왔는데 새 담임 V 역시 문제가 많은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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