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바로 간다.

출발!!

by 승인

****2011년 8월 시점의 글입니다****


깃발을 따라다니는 무리관광을 별로 선호하지 않는 나는 독립적으로 큐바를 갈 계획을 세워봤었다.

그러나 비용과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해서 일단 패키지여행을 예약하기로 했다.

(숙소와 항공편을 제공해 주고 관광등은 개인적으로 알아서 하는 상품이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키치너에 살고 있는 나는,

근처 여행사를 찾아가서 담당 직원과 마주 앉았다.


"I’d like to reserve a vacation package to Cuba. What options do you have available?"


영어가 어설픈 나는 여행사를 들어가기 전 머릿속으로 미리 문장 하나를 만들어 잊어버리기 전에 속사포처럼 담당자에게 이야기를 했다.


그러나 그녀는....가장 중요한 [쿠바]라는 지명을 전혀 못 알아들었다.


몇 번을 이야기해도 못 알아듣던 여행사의 그녀가 CUBA라는 알파벳을 써서 보여 주니... [아~ 큐바] 그랬다.

(아~~ 큐바라고 발음을 해야 알아듣는구나--;;;)


나 역시 늘 발음해 오던 "쿠바"가 너무도 익숙하지만... [큐바]로 자꾸 써보려 노력한다.(그럼에도 글 중간중간에 쿠바로 쓴 글씨가 분명히 존재할 듯하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이 계시다면 앞으로는 "쿠바" 보다는 [큐바]로 발음하는 것에 익숙해지는 게 외국인과 대화 시 전달이 편하리라 생각된다.




정치학을 공부한 것도, 정치에 관심이 많은 것도 아니지만,

큐바라는 공산주의(엄밀히는 사회주의)국가가 나의 관심을 끌게 된 것은, 어느 날 우연히 읽게 된 한 권의 책이었던 것 같다.


그전에는 막연히 야구를 잘하는 나라, 독재자가 이끄는 공산국가,

영화에 등장하던 크고 두툼한 시가, 삼바로 알고 있던 열정의 춤?? 그리고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정도??


한 권의 책에서 출발한 [체 게바라]라는 인물의 궁금증!!

그로부터 기인된 일련의 역사적 사실들, 인물들......

나는 그 뒤로 큐바라는 나라 (기회가 된다면 볼리비아 까지...)를 죽기 전에 가기를 소망해 보곤 했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평범한 셀러리맨으로 살고 있던 나는,

그 머나먼 여정길 그리고 나라들을 둘러볼 만큼의 시간을 얻을 수가 없어,

늘 "언젠간~~ 꼭!!"이라는 소망만을 가지고 살았던 것 같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아직은 새내기 이민자로 진행 중인 삶을 살고 있는 상황이라 미래는 알 수가 없지만,

나의 운명은 나를 현재 북미의 땅에 머물게 하고 있다.


지리적으로 가까워진 덕분에.. 한국에서는 엄두도 못 내던 큐바로의 여행을 계획할 수가 있었고,

그것은 나의 소망들 중 하나가 이루어지는... 또 다른 특이한 경험이었다.



2011년 8월 16일 새벽 2시 20분 집을 나섰다.

새벽 2시에 여행을 가겠다고 집을 나서 본건 난생처음이다.


큐바행 비행기의 출발 시간은 오전 6시 30분.

출발지는 토론토 피어슨 공항!!


세 시간 전부터 보딩을 실시하며, 한 시간 전엔 클로즈를 한다는 안내문구를 읽고는...

신혼여행 때 공항에 늦게 도착하여 결국에는 몇 시간의 비행을 아내와 따로 떨어져 앉아간 슬픈 기억(신혼여행인데--;;; ) 탓과,

공항까지의 물리적 거리로 인하여 서둘러 나선 길이다.


*아무리 늦어도 공항의 창구에는 비행기 출발 전 1시간 이전에는 도착해야 한다.

비행기는 출발을 안 했지만, 사정을 해도 이들은 듣지 않는다. 시간에 늦어져 비행기를 못 탄 분들도 있다*






우리 부부는 차가 없다.


지난 1년은.. 타국의 삶은 타국에서 버는 수입으로 어떻게든 버티며 살자고(박봉의 급여를 받으면 절반이 낡은 아파트 월세로 나간다)... 그렇게 스스로를 단련한다고 차를 사지 않았었다.


1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가난한 노동자, 학생 부부인 우리는... 한 푼이라도 더 아끼자고 뚜벅이와 자전거를 병행하며 버텨내고 있다.

(그렇게 궁핍한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지만,

나는 죽기 전에 "체"를 만나야겠다고 이렇게 나선 여행길이다)


차가 없어도 그렇게 잘 버티며 지내고 있는데,

장거리 이동이나 여행 때는 너무 불편한 거다.


공항 까지는 차가 막히지 않으면 약 1시간 거리이다.


픽업을 전문으로 하시는 한국분들이 공항까지 라이딩을 해준다고 인터넷에 올린 요금은 150불.

동네의 일반택시는 137불 정도를 요구...


그중 택시 하나가 90불에 된다고 하여.... 그것을 예약하려고 하던 중,

와이프의 클래스 친구(콜롬비아출신)가 자신의 남편이 알바를 뛸 테니... 70불에 이용해 주면 안 되냐고 요청을 했단다.


[나야 뭐~ 고맙지^^] 다행히 그분들이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다.

[너무 이른 새벽이라 미안하고 고맙다] 나의 인사에, 자신은 돈을 벌어 좋다고 자주 이용해 달라던~~"벨링"


그와 기념촬영을 시작으로 일정 시작!!



[2026년 첨언!!

그때 벨링을 처음 만났었다. 개인적으로 처음 만난 타국인이었고.. 그 인연은 지금까지 이어져서 좋은 친구로 지내고 있다.(정확히는 아내들이 친구이고 우리는 곁가지 이겠다.)


그 당시 벨링은 고국인 콜롬비아를 떠나 미국에서 오랫동안 시민권자로 살다가,

뜻 한 바가 있어 캐나다에 온 지 2년쯤 되었고,

나는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캐나다에 온 지 1년밖에 안된 새내기였었다.


그 시절 캐나다 영주권도 아직 없어 신분이 불안하던 우리 두 가족은... 낡고 저렴한 아파트에서 서로를 위로하고 챙기며 그 시절을 보내고 있었다.

우리는 4층 그들은 8층에 살던 시절!!


그때 만난 아이들이....(2012년 사진)



이렇게 컸다.(2023년 사진)


벨링과 나는 각자의 자리에서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며 잘 살고 있다.

지금은 너무 멀리 떨어져 자주 보지는 못하지만,

서로 간에 힘들 때 만난 첫 정이라 아내도 나도 그들 가족도 끈끈한 동지애?? 같은 마음이 있는듯하다.




3시 20분경. 토론토공항(피어슨공항) 도착!!

음... 나보다 더 부지런한 사람들도 있었군~~


[SUNWING 항공사는 토론토 터미널 1번에 위치해 있다.

1번 터미널에 도착하면, 외부에 각 항공사의 이름이 적혀있는 이정표가 있어서,

누군가가 환송을 위해서 따라 나왔다면 각 항공사 앞에 차를 바로 정차하고 짐을 내릴 수가 있다.]


큐바여행을 준비하면서 먼저 다녀오신 분들의 여행기를 찾아 읽었고 그것이 일부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정작 알고 싶던 정보를 못 찾아 조금은 아쉽기도 했는데... 이번 글은 약간의 정보 차원에서 시시콜콜 기록해 볼까 한다.






출발 게이트로 이동 중...





보딩을 마치고 유일하게 문을 연 팀홀튼에서 커피와 빵으로 간단히 아침을 대신했다.

대부분 상점들이 새벽 4시가 넘으니 하나둘 문을 여는 것 같았다.





한국에서부터 들고 온 스페인어 여행책자.

굳이 여행 책자를 가지고 가는 이유는... 나름대로의 계획이 있어서였는데,

문제는 스페인어로 질문은 가능했으나.. 그들이 답변해 주는 말들을 하나도 알아들을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 뒤로 저 책자는 가방 안에서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는~~^^






비행 출발까지 두 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다행히 토론토 공항은 Wi-Fi 지원지역.


화장실을 다녀오다 보니 이어폰까지 꽂고 뭔가에 푹 빠져 심각한 와이프..


*큐바는 인터넷 지원이 안 되는 곳이 대부분이다.(거의 안된다고 보면 된다.

물론 인터넷을 사용할 공간이 있지만, 상당히 비싸고 느리다고 들었다.


내가 컴퓨터를 가져간 이유는.... 혹시 모를 카메라 사고에 대비하여 자주자주 사진의 이동저장과,

무료한 시간이 생길 시 영화를 보기 위하여 몇 편의 영화를 넣어간 용도로 가져가는 것이다.


쿠바의 전압은 220V이다.

요즘의 대부분 전자기기는 아답터 자체가 프리볼트(100V - 240V)까지 지원하여 문제가 없지만,

콘센트가 안 맞아 불편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멀티콘센트가 있으면 금상첨화지만,

그것이 없으면 돼지코(110용이든, 220용이든.. 두 가지 경우를 대비하여) 하나 정도는 들고 가보자.


많이 심각하시군요.




모든 좌석이 만석.

운 좋게도 딱 하나 나의 옆자리는 공석이었다.


여행 시 이용한 SUNWING 비행기 좌석은 3열로 전체 2열로 배열된 형태의 작은 비행기였다.





어느덧 토론토 공항에는 여명이 밝아오고...





그 일출을 배경으로 우리는 큐바로 떠난다.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