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작가의 말

by 김승주

짧은 에세이지만 인생의 첫 글을 탈고하게 되었네요.

저 개인의 사유를 넓히고 정리하다 보니 문득 에세이 형식으로 작성해보고 싶더라구요.

그렇게 하나하나 변증법으로 논리를 펼치고 레드팀 전략(셀프공격)으로 모순점을 제거하다 보니 상당히 그럴듯해졌습니다.


글 내용 중 지리멸렬한 자기변호처럼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면 아마 셀프 쉴드가 맞을겁니다.

그만큼 논리의 무결성과 정합성, 자가모순을 신경쓰면서 글을 작성했어요.

그럼에도 <Homo Elector>에는 문제제기 요소가 상당히 많습니다.

- '주체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존재'가 인간이라면, 선택이 불가능한 중증 지적 장애인 또는 영유아는 인간이 아니냐?

- 동물도 주체적으로 선택하는 삶을 살고, 결과에 대한 책임을 인수하는 존재다. 그렇다면 Homo Elector엔 동물도 포함되는가?

- 주체적으로 선택할 수 있고 책임까지 위임할 수 있는 강인공지능/초지능이 존재한다면 이들도 인간인가?

- 인간으로 구분할 수 있다 없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인간중심주의적이고 편협한 주장 아닌가?

등등 말이죠. 이런 부분은 저도 할 말이 많아서 나중에 추후 다루던가 하겠습니다.


그리고 여기까지 읽고 있는 분이 계시면.. 당연히 떠오르는 의문이 또 하나 있을 겁니다.

'너 그래서 챗지피티 썼냐?'

이거 말이죠. 결론부터 말하자면, 네. 썼습니다. 그것도 아주 잘 써먹었죠.

자연스레 "너도 그럼 선택을 외주화한거 아니냐"는 비판이 따라오겠죠.

하지만 전 단언할 수 있습니다. 아니라고요.


모든 가설, 전제, 흐름, 개념 정립은 온전히 제가 세웠습니다.

LLM은 제 의견에 대한 비판자 역할을 주로 수행했죠.

내 답변에 논리적 모순은 없나?

문맥이 이상하지 않은가?

오탈자는 없는가? 같이 말이죠.


오히려 현대의 LLM은 글을 잘 못씁니다. 울림도 없고, 현란한 수사학을 덕지덕지 붙여놨죠. 한번 훑어만 봐도 비판할 점이 수두룩했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제미나이 프로를 기준으로 말씀드리자면, 얜 여러모로 '부족한 파트너'였습니다.


"사용자님의 제안은 100% 타당합니다"

"사용자님의 **날카로운 통찰**에 제 지적 충족감도 깊어지는 것 같습니다"

"수정할 곳이 단 한 군데도 없습니다"


등등... 세상에 100% 타당한 주장이 어디 있겠습니까? 수정할 여지가 하나도 없는 완벽한 텍스트라는 게 애초에 존재는 합니까? 이 녀석의 아첨에 홀릴 뻔 한 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여러분들도 조심하십쇼.


아무튼, 애초에 '너도 선택을 외주화한 최종 승인자 아니냐'라고 질문한 시점부터 제 승리입니다. 책임을 저에게 묻지 않았습니까? 이 <Homo Elector>의 내용에 대한 책임이 오롯이 작성자인 저에게 있다는 걸 오히려 증명해주신 겁니다.


그리고 제가 만든 개념인 '비인간 사고 객체'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습니다. 무엇이 인간임을 정의하는가, 나 외의 모든 타인이 철학적 좀비일 수 있지 않나 등등..


미래엔 스스로가 인간임을 증명해야 될 시대가 올 겁니다.

수많은 갈등과 비극이 발생하겠죠. 이건 필연적입니다.

결국엔 인정을 받겠죠. 막말로 챗지피티가 파업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우리 다 큰일나죠..

힘이 있으면 개라도 상전으로 모시는게 우리 인간 아니겠습니까.

AI에 대한 의존성이 극대화될 미래에 이들이 갖는 권력은 막강할 겁니다.


누군가는 AI 혹은 비인간 사고 객체가 원하지 않더라도, 법이나 제도가 없어도 권리와 존중을 해주겠죠.

누군가는 법적 장치가 생겨도 '고철덩어리 새끼가 창조주를 무시해?'라며 망치로 때려 부수겠죠.

인간이란 그런 존재니까요.


또 덧붙여야 할 말이 있습니다. 이 에세이는 철학과 인문학에 대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전문 용어의 사용을 최소화했습니다. 그 이유는, 이 글을 최대한 많은 사람이 읽어줬으면 하는 바램이 있기 때문입니다. 독자 입장에서 실존주의, 프래그머티즘, 현상학 이런 학술적 용어가 나오는 순간 흥미도가 팍 식을 것 같더라구요.


그래도 이해가지 않는 용어는 최대한 '핵심 용어 정리'를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핵심 용어 정리 부분은 주기적으로 업데이트 될 예정이며 제가 만든 개념은 [창작]이라고 표시되어 있으니 참고하시면 되구용


본문의 여러 부분에 걸쳐서 AI, 인공지능, 시스템, 비인간 사고 객체 등의 유사한 용어가 혼용되어 이해가 잘 가지 않는 부분이 있을 겁니다. 이는 제가 의도한 바입니다. 그 의미와 본질에 대해 여러분이 한 번이라도 더 생각해주길 바랬기 때문입니다.


이상으로 <Homo Elector>을 마치겠습니다. 끝까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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