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인절미를 얻어 왔다.
아버지의 기제사를 산 중턱에 있는 절에서 지냈다.
산 아래에 있는 아파트에서 40년 넘게 사셨던 아버지는
이 절에 꽃이 핀다고 비가 많이 왔으니 물이 많을 거라고
핑계를 만들어 올라가서는 절에는 들어가시지 않고
자판기 커피를 마시면서 커피를 마시러 왔다고 하셨다.
종교도 없으면서 그냥 산속에 있는 절은 좋다고 하시며
나무에 싹이 트고 잎이 커지며 색이 변하는 것을 보면서
그냥 느낌을 툭툭 던지셨는데 그 모습이 멋있어 보였다.
그랬던 그곳에 아버지를 모시고 매년 제사를 지내는데
아버지의 3명의 자식은 모두 결혼을 해서 손자들도 있어
다 모이면 꽤나 복닥거릴 것 같지만 제사는 두 명만 지낸다.
장남인 큰 동생과 나... 이렇게 이번에도 단 두 명이 지냈다.
작은 동생은 절에는 들어갈 수 없지만... 하면서도
기제사날 제사 시간 전에는 와서 얼굴은 볼 수 있었는데
몇 년 전부터는 그것도 없어 이젠 정말 단 둘이 절을 했다.
큰 동생의 아내는 결혼 전부터 그러니까 모태 종교인이라고
덕분에 두 아들들도 모태 기독교인으로 절을 기피한다.
작은 동생과 그 아내는 종교인이 아니었는데 아들과 함께
교회를 다니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그 안에서 살고 있다.
모태 기독교인인 친구와 그냥 기독교인인 친구 두 명이
일본에 나만의 집을 구했다고 하니 놀러 온 적이 있었다.
기독교나 불교를 구분해서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나는
그저 먹기 전에 기도하는 것에 신경을 써 주는 것으로
다른 뭔가에 조심해야 하는 것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교토에 갔을 때 얼마나 놀랬는지 구석구석에 있는
절이나 신사를 보게 되면 지옥을 본듯한 얼굴을 하는데
온통 보이는 것이 절 아니면 신사인 교토에서 피하려니
나는 그때 관광도 마음 놓고 할 수 없는 것이구나 했다.
그때 그 두 친구가 흥미롭게 저건 뭐냐고 물어서
유명한 신사라고 답한 순간 표정이 바꿨던 것을 봤다.
그 표정에서 느낀 것이 어떤 건지 알아버린 나는
작은 동생이 절에 오지 않은 것을 충분히 이해한다.
이번에도 팔팔하지 않은 두 자식이 제사를 지냈다.
넓은 마루 바닥에 절을 하는 것이 왜 이렇게 좋은지
어제는 마루 바닥의 모양을 즐기면서 불경을 듣고
제사를 마치고는 맛있는 인절미 한 줄을 얻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