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자식 신혼집에 대해 물었다.

엄마가 해 주는 마지막 교육으로

by seungmom

넉넉한 친구가 딸 신혼집을 강남에 구하면서 자금을 보테 주었다.

가지고 있는 만큼 해 주어야 하는 일이 아니냐고 했었는데

자식의 첫 주거지가 서울의 강남인 것에는 조금도 납득이 안되었다.


넉넉하다고 해도 그 많은 금액을 현금으로 쥐고 있었던 것이 아니니

무언가를 팔아야 하고 그게 잘 안되게 되니 빌려서 메꿨다고 한다.

신혼집이 이 정도이니 결혼식도 살림도 다 내가 보면 분에 넘친다.


첫 자식이니 그럴 수도 있을 거라고 이해를 하려고 노력을 했다.

내 성격 탓인지 너무 지나치면 자꾸 한소리를 하는 경향이 있어

참아야 한다고 애를 쓰다 보니 조금씩 멀어지고 있었다.


경제적인 면에서는 나와는 많이 다른 친구였다.

그래서 들고 있는 물건이나 입고 있는 옷이 차원이 달랐는데

그게 난 예뻐서 좋았고 그렇게 차려입는 친구의 센스가 대단했다.

돈 많은 친구가 하나쯤은 있어야 이런 구경도 한다며 즐겼었는데

그 돈이 자식에게 가는 것에서는 생각이 많이 달라진다.


이렇게 조심을 하느라고 했는데도 전과 다른 내가 보였는지

친구가 나에게 물었다.

너는 자식들에게 집 장만을 위해서 보태지 않을 거냐고

부모가 가지고 있는데 주어야 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냐고 한다.


나는 이 친구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없지는 않은데

그게 모두 움직이면서 나에게 생활비를 만들어 주고 있어서

만약에 팔게 되면 내 생활비가 줄어든다고 안된다고 했다.


난 지금의 상태를 조금도 허물 생각이 없다는 말을 하면서

아이들도 내 생활비가 줄어드는 일은 원하지 않을 거라며

내가 뭔가 팔아서 보태고 그래서 줄어든 생활비에 대해서는

아이들이 나에게 주어야 한다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냐고 했다.


그래도 결혼을 했는데 집은 있어야 하지 않냐고 한다.

당연한 말인데 그런 생각도 없이 결혼을 계획한 것이라면

앞날이 걱정스럽다고 그럼 결혼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답했다.


결혼이 왜 부모의 일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왜 해 주어야 하는 일이 되었고 당당하게 받아도 되는 일인지

있어서 주고 싶다는 부모님들을 말릴 생각은 없지만

나에게 그렇게 해야 한다고 권하지 말라고 했다.


난 아이들에게 대학을 보내면서 물었었다.

대학 자금을 보탤까 결혼 자금을 보탤까 하면서

둘 다를 해 줄 수 있는 여력은 없으니까 하나만 택하라고

그랬더니 두 아이 모두 학자금을 부탁했었다.


아이들이 졸업을 할 때까지는 정말 허덕이며 살았다.

3학기의 대학 학비 내는 날짜는 너무 빨라서 힘들었는데

지금은 아이들에게 결혼 축하금 정도를 줄 수 있게 모았다.

이 적금이 만기가 되기 전에 결혼을 하면 어쩌나 했지만

무사히 만기가 되어 아이들에게도 이 금액을 보탤 거라고 했다.


이 금액으로는 지금 내가 사는 오피스텔 정도는 가능하다.

그러니까 거주 공간을 구하는 일에서는 충분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직장이 서울이라고 한다면 변두리에 원룸은 될 건지

조금은 불편하고 좁겠지만 자신들의 능력으로 어떻게 하겠지 한다.


아들이 뉴욕에서 거주 공간을 구할 때 경험을 했다.

나는 기가 차서 눈물이 나오는데 아들은 덤덤하게 살아 내면서

조금 더 나은 곳으로 가려고 교수 보조일을 신청하고

거기에 맞는 원하는 거주지를 찾아내는데 성공을 했었다.


이 일로 아들은 훈장처럼 이야기하는데 뿌듯해 보였다.

아들은 월급에 대한 관리도 머리를 쓰면서 살게 되었는데

다 이런 경험이 도움이 되었다고 본인 입으로 자랑을 한다.


그때 내가 선뜻 손을 내밀어 줬다면 어떤 결과를 얻었을까 하니

아들은 별 노력 없이 좋은 공간에서 좋은 표정으로 편안했겠지만

그 안락함이 다른 뭔가를 만들어 줬을까 하면 아닐 것 같다.


주변의 소음으로 공간의 불편함을 벗어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스스로 찾아내고 그래서 이루어냈더니 그 성취감은 대단하다고

매일 자신의 방문을 열 때마다 전에 살던 공간과 비교를 하면서

이 쾌적한 공간은 내가 만들었다고 뿌듯해진다고 했다.


결혼으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그 시점에서

집이란 문제가 해결이 되면 시작점이 달라진다고 하면서

무리를 하더라도 그 출발선을 더 앞으로 옮겨 놓으려고 하는데

노력 없이 얻어진 것이 그만큼의 결과를 만들어 낼건지

그저 편안하게 즐기는 것으로 고생만 덜어주는 것 같이 보인다.


살아가는데 가장 무난해져야 하는 일이 고생이다.

나만 하는 것으로 생각되거나 이겨내지 못해서 고생에 눌리면

그것으로 인생은 버거워지는데 그래서 자꾸 해 봐야 한다.

절대로 아무런 고생을 하지 않고 인생을 마치는 사람은 없다.


마음고생도 해 보면 주변이 보여 고마운 마음도 생기게 되고

경제적인 고생을 하게 되면 절약도 하며 계획도 세울 것이다.

그러니 이런저런 고생을 해 가면서 터득도 납득도 한다면

단단해질 거라고 믿어서 나는 이를 악물고 보태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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