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쓰임의 가치

중년의 득도(得道)

by seungmom

집안이 부유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돈이 왜 중요한지 몰랐는데

덕분에 돈의 가치가 얼마나 다른지 알았다.


외과이신 아버지는 장기 치료가 많은 탓에 자리를 비우기가 힘들었고

주변의 시선이나 체면보다는 자신에게 충실해서 그런지 돈의 힘을 즐기시지 않았다.

엄마는 물건을 고르는데도 굉장했지만 그것들을 정말 센스 있게 잘 챙겨 쓰셨고

여행을 좋아하셔서 사람들이 가 봐야 한다고 하는 곳은 거의 다 가신 것 같은데

아버지는 시간도 없었지만 아내가 여행을 할 수 있는 것이 자신의 능력이라고 만족하셨다.

그런데 아버지 보단 거금을 쓰는 엄마는 언제나 부족하다는 불만으로

해외로 나가보니 좋은 것들이 엄청 많은데 그걸 사고 싶은데로 살 수 없다고 하셨다.

우리 집이 무슨 재벌가도 아니고...

얼마나 더 많이 사야 만족이 되는 건지...

돈 많은 친구들이 사 들이는 것에 자신을 비교하면서 딸인 나에게...


이런 말을 들어가면서 살면 누구나 돈과 상관없이 살고 싶어 질 것이다.


돈을 쓰기 시작하면 만족이라는 끝이 있어야 하는데

쓰는 일에는 만족이라는 것이 없는 것 같아 보였다.

좋은 것을 보니 사고 싶고 사면서 보니 더 좋은 것이 눈에 들어오는데

이런 것은 물건에 욕심이 없는 나도 좋구나 하는 한마디는 입에서 튀어나온다만

그런 것들을 가지려면 무언가를 포기해야 하는데...

가지고 싶은 욕심이 가지는 무엇을 포기할 수 있을까...


꼭 써야 하는 곳에 쓰는 것 말고는 쓸 일이 없을 텐데 어디에 다 쓰는 거냐고 하니

역시 쓰는 사람들은 차원이 달랐다.

어디 콘서트가 오면 꼭 봐야 하고 가구는 유럽풍으로 그러자니 집안도 바꾸고

거기에 맞춰서 옷차림도 달라지고 그러니 차도 바꾸고 그러다가 집을 담보로 빌려 쓰고 있었다.


빌려 쓰는 사람의 생각도 특이했다.

은행은 아무나 빌려 주지 않는다고 하면서 이것도 능력이라고 하는데

매달 들어가는 이자의 계산은 그저 푼돈이라고 했었다.


푼돈의 수준이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은 알겠는데...

언제나 부모에게서 받을 수 있었던 상황이 돈을 그저 쓰는 것으로 만 생각하게 만들어

잘 쓰기만 하면 되는 것으로 모으는 것에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게 된 것인데

그 푼돈이라는 것은 지금 상황에 그런 것이고 상황이라는 것은 언제 어떻게 달라질지 모른다.


타국 특히 일본에서는 언제 죽창으로 너네 나라로 가라면서 위협을 할지 모르고

언제 지진으로 살던 곳이 사라져 텐트에서 살게 될지 모르는 일이어서

그 덕분에 모아야 한다는 것이 더 절실했는지 도움받을 곳도 없다는 생각에

자의는 아니지만 자칭 난 이렇게 올바른 씀씀이를 가진 사람이 되었다.


잠깐만 참으면 여유로움이 눈앞에 펼쳐지는데...

친구보다 하찮은 것을 입어도 깨끗하게 빨아 입었다면 최선을 다 한 것이고

친구의 멋진 외제 차를 타면 탈 기회가 생겼다고 같이 즐기고

친구가 자랑하는 것에는 열심히 들어주면서 그 가치를 높여줘서

돈 많은 친구 덕에 일부러 사지 않아도 느낌을 누릴 수 있구나 하며

가진 것으로 무시를 하면 그 정도밖에 안 되는 인간이구나 하며 가엽게 보면 된다.


내가 비굴해 보일까?


다 같이 한다고 다들 가지고 있다고 하는 것에서 정신적인 자유를 가지니

경제적인 자유가 얼마 후에는 자신의 것이 되어 있었다.


난 그저 쓰지 않았을 뿐이었는데

나도 내가 이렇게 경제적인 여유를 얻게 될 줄은 몰랐다.

지금 나는 스마트 폰도 쓰면서 노트북도 가지고 있고

아이들에게 가장 싼 금액으로 산 비행기 표지만 일 년에 두 번은 갈 수 있으며

부모에게 기대지 않아도 기댔던 사람들보다 넉넉하게 살고 있다.


이걸 그저 숫자로 비교하면 어림도 없지만 가치로 따지면 확 달라져

같은 금액으로 무엇을 하면 더 가치가 있는지 안다면 그게 바로 부자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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