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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ungmom Jan 13. 2016

기숙사 살이

미국에서

아이가 동부의 기숙사로 떠나는데

넉 달 사는데 필요한 먹을거리를 챙겨 보냈다.


타국에서 살면서 아이들을 가장 확실하게 한국인으로 만드는 방법은 

한국의 음식 맛을 잊지 못하게 하는 것이었다.

마음먹고 그렇게 키웠더니 정말 입맛은 한국인의 입맛이 되었다.

그 덕분에 한국 음식을 일본보다 더 많이 다양하게 먹을 수 있는 미국에 적응이 빨랐고

이렇게 맛 들여놓은 입맛이 미국에 와서 제대로 호강을 했다.


잘 길들여진 한국 맛을 기숙사에 가서도 생각이 나는지 찾았다.

아이가 가장 많이 찾는 것은 한국의 매운맛이다.

삶은 고구마에 김치를 찾는 아이여서 그런지 매운맛이 가장 많이 찾게 된다고 해서

고추장 볶음부터 매운 멸치 볶음 등 매운맛 여러 가지를 넉 달 동안 먹을 수 있게 만들었다.


전자레인지와 전기포트로 해결이 되는

즉석밥과 컵 매운 라면 등 물끼가 없는 것들은 미리 상자로 우송을 했다.

처음엔 모르고 다 들고 비행기를 탔는데 가방이 처음 한 개는 요금이 적지만

두 개 이상은 우편으로 보내는 요금보다 비쌌다.


비행기에 실을 수 있는 가방 한 개의 무게는  23kg인데

무게가 약 7kg인 가방에 약간의 옷들과 세면도구를 넣고

그동안 차곡차곡 만들어 냉동고에 얼려 둔 음식을 가방에 넣으면서 

이번에도 23kg에 맞추려고 가장 덜 아쉬운 것부터 덜어 냈다.

아이는 이것들을 넉 달에 나누어 먹을 수 있게 하려고 

기숙사의 조그만 냉장고는 온도를 낮춰서 냉동고처럼 쓴다고 한다.


아이가 기숙사에 도착했다며 전화를 했다.

그러면서

가방을 내려 주던 운전사가 가방이 무겁다며 무엇이 들었냐고 물었다는데

아이는 책이 들어서 그렇다고 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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