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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사찰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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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urnuri Mar 13. 2016

송광사

松廣寺

역사를 공부하다가 보면 불교의 종파도 참 여러 번 바뀌어 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학생 때는 이런 불교의 종파를 암기하는 게 어려워 애써 모르쇠 했던 기억이 나곤 한다. 현재 우리나라 불교의 종파는 조계종이다 그리고 조계종의 총본산이 되는 사찰이 송광사이다. 또한 한국불교의 삼보 사찰 중 승보사찰에 해당하는 절집이 송광사이기도 하다. 그 이름과 위치만으로도 대충 짐작이 되는 송광사는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송광사의 일주문을 지나 경내에 진입하려면 독특한 구조의 건축물을 건너야 하는데 자연 그대로의 하천을 놔두고 아름다운 건축물로 이를 건너게 만들어 놓은 가람배치 또한 초입부터 기대감을 증폭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렇게 경내에 들어서면 처음 맞이하는 건물이 대웅전인데 이는 최근에 화재로 소실된 것을 새롭게 지어 올린 것으로 한눈에도 규모만 화려할 뿐 별로 의미가 없어 보였다. 그렇게 눈앞을 가로막은 대웅전을 피해서 여기저기 돌러 보면서 지난번 방문 때 미쳐 알지 못해 눈앞에두고도 보지 못한 문화재를 찾기 시작했다.

대웅전을 사찰에 중심에 두고 주변부에 펼쳐져 있는 수많은 전각들 중 내가 찾는 국보 제56호 국사전은 어떤 건물일까? 여기저기를 둘러보다가 드디어 범상치 않는 건물의 처마가 시선에 걸려들었고 이내 아무런 망설임 없이 걸음을 옮겼다. 송광사와 더불어 나라를 빛낸 16 국사의 영정을 봉안한 국사당은 정면 4칸 측면 3칸의 맞배지붕 건물로 규모는 그리 크지 않으나 경내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축물로 조선시대 지어져 지금까지 현존하는 송광사에서 가장 오래된 대표적 목조문화재이다.

그런 중요성 때문일까 송광사 국사전은 매일 공개하는 것은 아니다. 경내에서 지붕의 끄트머리는 보이지만 출입문은 일반 관람객 출입금지구역에 있어 많은 관람객들이 놓치기 쉬운 곳이다. 과거 송광사를 찾았을 때는 그 지붕 끄트머리만 처다 보고 저건 뭐지 하면서 별다른 의욕 없이 돌아섯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이번 방문은 송광사의 국사전을 담아 오는 것이 방문 목적이기도 했다. 그래서 닫혀 있는 쪽문을 살짝 삐집고 들어가 도둑고양이처럼 국사전 앞에 서게 되었고 숨소리도 죽인 채로 두 눈에 이 작은 건물의 아름다운 모습을 눈에 담기 시작했다.

송광사 국사전

송광사 국사전 앞에서 들었던 생각이 있다면 작은놈이 참 그럴듯하다 역시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누군가가 얼른 달려와 쫓아 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발걸음은 나도 모르게 서두르고 있었던 거 같다. 그렇게 국사전을 지나 맘껏 눈요기를 하고 배가 부른 것 같은 착각으로 경내를 서정이다가 대웅전 옆 약수터에 걸터앉아 바라 본 경내는 참으로 편안해 보였다. 현재 조계종 본산 승보사찰인 송광사는 몇 가지 창건설화가 있으나 가장 정확한 기록은 창건 이후 고려시대 인종 3년 1125년 석조 대사가 중창하였고 이후 500년 동안 폐허로 방치되어 있다 길상사가 새롭게 중창되고 지눌의 정혜결사가 이곳으로 자리를 옮겨오면서부터 지눌이 9년 동안 중창불사를 거치면서 면모를 일신하여 오늘 송광사를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한다.

물론 이후에도 어려운 일을 여러 번 겪었던 송광사는 최근 1948년 여순사건과 6.25 사변의 소용돌이 속에서 지금 대웅전 중심으로 사찰의 중심부가 불에 탔고 다시 개보수 및 중창을 통해 현재 모습으로 발전하였고 지금과 같이 한국 불교계에서 아주 중요한 사찰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아름다운 자연과 더불어 자리 잡은 절집들은 대부분 계절별로 색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문득 송광사도 겨울에는 눈이 올까? 송광사는 눈이 오면 여기는 어떤 풍경일까? 이런 생각이 들었고 송광사에도 눈이 온다면 다음에는 겨울에 다시 한번 찾아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 송광사 웹 버전 사진 더 보기  ]   


여행스케치 당간 systo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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