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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사찰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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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urnuri Mar 20. 2016

법주사

法住寺

충청북도에는 이렇다 할 고찰이 없는 거 같다. 그런데 충청북도 보은의 속리산 법주사를 가보면 그런 편견이 한 번에 사라진다. 한국에 남아 있는 천년 고찰들이 대부분 그러하듯 법주사 역시 가람배치부터 남달랐다. 국립공원 속리산 등산로를 따라 계곡을 걷다 보면 계곡 사이에 생각보다 넓은 평지가 나타나고 계곡 사이의 너른 평지를 공간으로 가람을 배치하였다. 특히 법주사 뒤편으로 펼쳐지는 속리산의 풍경이 압도적이다.

법주사 팔상전

신라 진흥왕 14년 553년 의신 스님이 창건하고 776년 진표, 영신 스님이 중창하였으며 고려왕조의 비호 아래 8차례의 중수를 거듭했고 조선 중기에 이르러서는 60여 동의 전각과 70여 개의 암자를 거느린 대사찰로 발전하였다. 임진왜란 때 대부분 소실되었다가 인조 2년 1624년 벽암스님에 의해 다시 중창되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사찰이다. 법주사 경내에서 첫 번째 느낌은 장쾌하고 웅장한 하다는 느낌 이였다.

법주사 대웅전

그도 그럴 것이 법주사 일주문을 지나 첫 번째로 마주하는 풍광이 속리산을 병풍 삼아 자리 잡은 팔상전과 청동 미륵대불이다. 마치 속리산 풍경을 빌려 온듯한 분위기다. 그리고 청동 미륵대불과 팔상전을 지나 마주한 대웅전의 규모 또한 예사 절집에서 보기 어려운 규모의 정면 7칸, 측면 4칸의 2층 팔작지붕의 목조건축물이다. 우리나라 절집 중에 2층 구조의 전각은 총 4곳으로 마곡사 대웅전, 무량사 극락전, 화엄사 각황전 금산사 미륵전 정도로 만들어진지 400여 년 된 법주사 대웅전이 그중 하나이다.

법주사 속리산 전경

속리산 산중의 너른 평지에 산봉우리들을 병풍 삼아 배치된 웅장하고 아름다운 여러 전각들의 모습이 이런 첫인상을 만들어 내는 것이리라 생각해본다. 또한 경내에는 대가람답게 아직도 귀중한 문화재들이 많이 보존되어 있는데 특히 법주사 팔상전은 국보 제55호로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유일한 5층 목조탑으로 임진왜란 이후 다시 지어져 1968년 해체 수리된 아주 중요한 목조건축물이다. 건물의 양식은 층마다 조금 다른데 1층부터 4층까지는 주심포 양식으로 5층은 다포양식으로 만들어져 있다.

법주사 원통보전

법주사 팔상전은 지금까지 남아 있는 우리나라 목탑 중에 가장 높은 목조건축물이며 하나뿐인 목조탑이라는 점에서 정말 중요한 문화재가 아닌가 싶다. 언제인가 통일신라시대 대가람 황룡사 9층 목탑에 대한 TV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몽고 침입으로 불타버린 황룡사 9층 목탑의 원형을 유추할 자료가 법주사 팔상전이라는 내용을 본거 같다. 그러하기에 더욱 가치가 있는 한국건축사의 문화원형으로서 아주 소중한 문화재가 법주사 팔상전이다.

법주사 팔상전

이외에도 법주사 경내에는 다양한 목조, 석조문화재들이 산재하여 있다. 팔상전과 대웅전 사이에 작은 규모지만 소박하게 자리 잡은 원통보전 역시 보물급 문화재로 대웅전과 같은 시기인 인조 2년 벽암이 법주사를 중창할 때 만들어진 목조건축물이다. 우리나라에 남아 많은 절집들은 유교국가였던 조선왕조를 거치면서 모두 첩첩산중으로 옮겨 가야만 했다. 이런 절집들에 비하면 법주사는 지리적으로도 가깝고 교통편도 좋은 편에 속하는 사찰이다. 그래서 일반인들이 찾기에도 편리하고 우리 문화의 다양성과 우수성을 경험해 볼 수 있는 좋은 여행지가 아닐까 한다. [ 법주사 웹 버전 사진 더 보기 ]  


여행스케치 당간 systo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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