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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사찰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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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urnuri Mar 22. 2016

상원사

上院寺

오대산 산중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상원사는 현재 행정구역으로 평창군 진부면에 속한다. 인근 월정사의 말사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문수보살상을 모시는 문수 도량인 상원사는 인근의 적멸보궁과 함께 불교 성지의 하나로 유명한 곳이다. 몇 년 전만 해도 월정사에서부터 비 포장길로 한 시간 가량을 달려야 올 수 있는 곳 이였는데 지금은 이 길이 말끔하게 포장되어 상원사 앞까지 평창읍내에서 시내버스가 다니고 있다. 

상원사 문수전

상원사 역시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천년고찰이다. 신라 성덕왕 4년 705년 지금의 상원사터에 진여원을 창건하고 문수보살상을 봉안하였다 한다. 이것이 상원사의 시작이고 이후 여러 차례 중창을 거쳤으며 조선 7대 임금인 세조가 이곳에서 기도하면서 문수보살을 만나 피부병을 고쳤다는 유명한 일화가 남아 있다. 이때 세조가 친히 권선문을 작성하여 진여원을 확장하고 상원사로 이름을 바꾸었다 한다. 6.25 사변 때는 방한암 스님이 전쟁의 참화에서 상원사를 지켜냈고 30년간 기거하시다가 1951년 이곳에서 입적하셨다.

상원사 문수전

잘 포장되어 있는 도로변 버스정류장 앞에는 세조가 목욕할 때 의관을 걸어 놓았다는 버섯 모양의 관대 걸이가 남아있고 여기서 하늘을 바라보는 듯한 급한 경사의 계산을 100~200m 오르면 경내에 오르게 된다. 거의 오대산 정상에 가까운 위치라 사방은 온통 오대산 산봉우리들로 둘러 쌓여 있는데 답답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겨울에 눈에 내려 모든 산봉우리가 설국으로 변하면 장관이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다 보면 등지고 서 있던 전각들 앞쪽에 전시되어 있는 동종 하나를 발견하게 된다.

상원사 전경

상원사 사찰 자체보다 더 유명한 상원사 동종의 모형이다. 상원사 동종은 국보 제36호로 지정된 통일신라시대 주조된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종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아름답기로 유명한 경주 국립박물관에 있는 성덕대왕 신종보다 45년 더 빠른 신라 선덕왕 24년에 만들어져 조선 예종 원년 1469년 상원사로 이전해 왔다 한다. 상원사에 대해서는 자세히 모르는 분 이더라도 상원사 동종에 대해서는 학창 시절 역사시간에 한 번쯤 암기해 보았을 것이다.

상원사 전경

오대산 비로봉 바로 아래 자리 잡은 상원사는 적멸보궁에 진신사리를 모시고 있기에 대웅전을 따로 두지 않고 대신 영산전을 두고 있다. 산꼭대기에 있어 햇볕이 잘 들어오는 상원사의 부도밭은 다른 사찰의 부도밭과 사뭇 다르게 느껴졌다. 영산전 끄트머리에는 경내 분위기를 크게 헤치지 않고 기념품 판매점과 편이시설이 자리 잡고 있는데 여기는 너와지붕을 얹어 강원도 냄새를 짙게 풍기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오래된 문화유적에 편의시설을 세우더라도 이런 배려를 한다면 전체를 분위기를 해치지 않고도 충분히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  [ 상원사 웹 버전 사진 더 보기 ]  


여행스케치 당간 systo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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