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ournuri Apr 05. 2016

장수향교

長水鄕校

전라북도 장수는 내륙에 위치한 지역인데 의외로 교통이 불편한 오지 중에 오지이다. 장수에 남아 있는 장수향교는 1407년 태종 7년 지방민의 교육과 교화를 목적으로 장수면 선창리에 창건한 지방 향교이다. 1686년 숙종 12년 현재 위치로 이전하고 1877년 고종 14년 장수 현감 홍우정이 중수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장수향교는 임진왜란 때도 소실되지 않고 보존되어 조선 전기 향교 형태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보물 제272호로 지정된 대성전은 정면 3칸, 측면 4칸의 조선 전기 대표적 목조건축물로 유교의 5성, 송조 4현, 우리나라 18현의 위패를 봉안하고 있다.  

장수읍내 한구석에 자리 잡고 있는 장수향교는 규모도 작고 외진 대다가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문화유적이다. 현존하는 향교 중 가장 유명한 향교를 꼽으라면 대 여섯 곳 정도 이름을 낼만한데 그중 하나가 장수향교다. 늦가을 어렵게 장수를 찾았는데 설레는 마음으로 장수향교에 도착해보니 가장 중요한 대성전은 보수공사 중! 이런 상황이 가장 당황스럽지만 공사를 위해 처놓은 가람막을 비집고 들어가 한참을 구석구석 보고 있으려니 공사장 감독이 다가와 말을 건넨다.

장수향교 앞마당에는 원로 정경 손비가 세워져 있다. 임진왜란 때 전라도를 비롯하여 열 개입의 향교가 소실되었는데 원노 정경손이 왜장 앞을 가로막고 자신을 죽인후에 향교를 불태우라고 버틴 덕에 오직 장수지역 향교만 피해를 당하지 않았다. 이를 기리기 위해 훗날 향교 안네 정경 손비를 따로 세웠다 한다. 전라도 시골마을 한구석에 자리 잡고 있는 조선시대 초기 향교 하나가 평범한 한 사람의 노력으로 몇 백 년을 지나 우리 앞에 존재한다는 사실이 감사할 따름이다. 

보수공사가 끝나는 날 꼭 다시 찾아와 온전한 모습의 장수향교 대성전을 보고 싶어 진다. 문득 온전한 모습을 보고 싶어 3번이나 찾아간 강릉 객사문이 생각난다. 부디 다음번 방문 때는 보수공사가 끝난 장수향교 대성전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특별히 이슈가 없어 변할 거 같지 않은 장수 읍내는 늦가을 스산한 분위기를 타는지 다니는 사람마저 뜸해 보인다. 전주로 향하지 않고 서울로 가려니 버스시간이 맞지를 않는다. 하는 수 없이 대전으로 향하는 버스를 타고 장수를 떠났다. 

[ 장수향교 웹 버전 사진 더 보기 


여행스케치 당간 syston@hotmail.com



매거진의 이전글 남원 몽심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