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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ournuri Apr 11. 2016

거창향교

居昌鄕校

경상남도 거창은 생각한 거 보다 훨씬 큰 도시였다. 고작해야 인근의 함양 정도 되겠지 생각했으나 그런 생각은 착각 이였다. 거창 시내에서 택시를 타면 10여분 이내에 거창향교에 도착하는데 이 향교는 1415년 태종 15년 처음 만들고 1572년 선조 5년 거창 현감 서의가 중건하였다. 그 후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다가 1623년 인조 1년 대성전을 중건하고 1715년 숙종 41년 춘풍루를 건립 지금의 향교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거창향교의 제일 안쪽에 자리 잡은 대성전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맞배지붕 목조건물로 유교 성현들의 위패를 봉안되어 있다. 내삼문, 외삼문은 각각 정면 3칸, 측면 1칸의 3량식 맞배지붕 솟을삼문으로 되어 있다. 명륜당과 동재, 서재는 각각 정면 5칸, 측면 2칸의 맞배지붕 건물이고 명륜당 앞쪽에 서로 마주 보고 있다. 향교의 정문에 해당하는 춘풍루는 정면 3칸, 측면 2칸의 2층 누각으로 5량식 팔작지붕 건물이다. 

향교는 원래 조선시대에 지방의 공교육 기능을 담당하는 있었다. 그런데 이런 기능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사라지고 현재는 명맥만 유지하고 있을 뿐 문화유적으로만 남아 있는 향교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거창향교는 특이하게도 학교법인이 있어 중학교 1개와 고등학교 3개를 운영하고 있고 향교에 충효회관을 지어 어린 학생들에게 전통예절과 유교사상을 가르치고 있다 한다. 즉 과거 향교 교육 시스템을 현대 교육 시스템에 접목해 놓은 것이다. 

과거의 구습은 전부 버리고 새로운 문물을 앞다투어 받아들이던 시대가 엊그제 같은데 오히려 현대에 와서 과거의 좋은 제도와 사상을 이어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다. 다른 향교들처럼 국가지정 문화재가 있는 것도 아니고 특별한 사연이 있는 곳도 아니었지만 향교가 학교법인을 설립하고 현재 교육시스템과 향교의 전통이 함께 공존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현명해 보인다. 

너무 배가 고파 터미널로 향하기 전 요기를 하려고 여기저기를 서성이다가 저렴하고 맛있어 보이는 식당에 들어갔다. 한 군데를 들어가 음식을 기다리는데 고등학교 앞이라 야간 자율학습을 위해 저녁을 먹으로 온 한 무리의 학생들 잔뜩 모여 있었다. 모두 향교 인근 학교에 다니는 학생인 듯했다. 지금도 젊은 학생들이 향교 앞을 지나다니는 것을 보면서 참 괜찮은 그림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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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당간 systo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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