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25 세종시 금암삼거리~국토교통부 10.7km
거대한 깃발이 앞장섰다. 8월 12일 행진 첫날에도 휘날렸던 '새만금 신공항 백지화' 대형 깃발이었다. 깃발을 앞세워 7km를 걸어서, 작년인 2024년 4월 29일에 설치해서 이날 483일째 농성 중인 세종보 농성천막이 있는 강변으로 내려갔다. 새, 사람행진단은 금강을 거슬러 8월 20일에 부여 백제보를 지나 22일에 공주대교를 지나왔다. 우금티를 지나지 않고 강을 따라 왔다면 공주보를 보았을 것이다.
문성호 보철거시민행동 공동대표 인사에 이어 문정현 신부님이 ‘강물이 흐르는 곳에 뭇생명이 우글우글’ 서각을 선물해 주셨다. 이어 나귀도훈(임도훈)이 상황설명을 했다.
“여기는 금강입니다. 저기 아래쪽에 보이는 건물이 세종보 소수력발전소입니다. 지금 수문이 열려있긴 하지만, 강의 절반이 콘크리트 구조물에 의해서 막혀있습니다.
이명박 정부에서 한반도대운하사업을 추진하다가 국민 반대에 부딪혀 실패했죠. 그래서 추진이 좌절됐다가 사대강살리기사업으로 이름만 바꿔서, 우리나라 사대강에 수심을 6미터로 일괄 준설하고 16개 댐을 짓는 사업이었습니다.
총예산 22조 투입, 추가된 금액까지하면 35조의 돈을 쏟아부어 그 결과 흐르는 강을 막아 댐을 지어 놓았더니 강이 죽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강은 속도를 잃었고 강은 호수가 되었습니다. 햇빛이 비치면 속절없이 녹조가 창궐하고 수질은 악화되기 시작했습니다. 강에 살던 생명은 강을 떠나고 물사리는 떼죽음을 당하고 연꽃이 피고 큰빗이끼벌레라는 강에는 살 수 없는 생명체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강은 흘러야 한다는 상식을 외쳤고 투쟁했습니다.
2017년 문재인정부에서 사대강을 재자연하겠다며 세종보를 개방했습니다. 당시 2018년까지 보처리방안을 마련하는 게 목표였습니다. 16개 중 낙동강은 정치적 이유 때문에 단 한 개 보도 개방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금강의 세종보, 공주보, 백제보, 영산강의 승천보, 죽산보 등 다섯 개 보처리방안마련과정을 거쳤습니다.
2017년 11월부터 세종보 개방해서 3년 6개월 동안 모니터링 했습니다. 당연히 막혀있던 수문을 열었더니 강이 흐르기 시작했고, 녹조는 사라졌고, 떠나갔던 생명들이 돌아오기 시작했습니다.
여러분이 앉아있는 이곳은 세종보 수문이 닫히면 수몰되는 곳입니다. 이곳에서는 흰목물떼새가 산란하고 부화하고 나는 연습을 합니다. 수달과 삵과 너구리와 오소리가 달립니다. 수문이 닫히면 전부 수몰됩니다. 개방하고 났더니 자갈밭과 모래사장이 돌아오기 시작했고 맞은편 섬이 철새들이 와서 쉬는 곳으로 회복됐습니다.
2021년 1월 18월에 금강영산강보처리방안을 확정했습니다. 세종보는 철거, 공주보는 다리 기능만 남겨놓고 수문 철거, 백제보와 승천보는 상시 개방, 죽산보 철거.
그런데 2022년에 윤석열이 대통령 당선되면서 보처리방안이 유야무야 되었습니다. 그러더니 2023년 11월에 2024년 5월 세종보 재가동을 발표합니다. 그래서 저희가 이틀 전인 4월 29일에 이곳에 천막을 나가지 않겠다고 버텼습니다. 만약에 저희가 천막을 치지 않았다면 이곳은 수몰되었을 겁니다.
(올해)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고 사대강재자연화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환경부장관이 이곳에 방문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공론화 재논의화를 이야기합니다. 그건 사대강재자연화 6년 차에 할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리곤 농성을 철수하라고 합니다. (그들은 사대강재자연화) 의지가 없습니다. 그들은 고스란히 개발주의자와 자본의 언어를 쓰고 있습니다.
(중략)
작년에 가덕도, 새만금, 제주, 설악산, 지리산, 사대강 현장 지킴이 50명 정도가 (‘생명의 편에 선 사람들’로) 모였습니다. 환경부 앞에서 생명위령제를 했습니다. 한번 힘있게 싸워보자고 결의를 다졌습니다.
우리는 한 줌 같은 사람이고, 생명을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은 하나로 뭉쳐야 합니다. 생명을 지키는 사람은 9월 6일 토요일 오후 3시 광화문에서 모일 겁니다.
여러분은 걸어서 오십시오. 그럼 저희가 기다리겠습니다.
(하략)”
‘보철거를위한시민행동에서 자금을 대고, 동네방네기후정의(대전 은실과 명이 데모 자매)와 탄소잡는채식생활네트워크(한밭레츠 순옥)가 몸을 내어서’묵밥과 차가운 커피를 준비해주었다.
맛있는 식사 후 재깍재깍(이재각)이 인물 사진관을 열었다. 사진 찍는 옆에서 흥겨운 노래마당이 벌어졌다.
오후 2시부터 국토교통부로 발길을 옮겼다. 불과 3.7km였지만 한낮 무더위 속에 한 시간 걷기에는 뜨거운 거리였다.
오후 4시 국토교통부 규탄집회가 열렸다. . 세종 진입 시 75명이던 행진단원은 약 100명이 되어있었다.
국토교통부가 아니라 국토‘고통’부라는 김지은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의 막막한 심정과 간절함이 담긴 발언은 따로 전문이 게재되니 생략한다. 제주강정마을지킴이들의 공연과 세종보철거를 위한 시민대책위 강형석 님의 연대발언과 가지가지(김형우)의 공연 이후 행진 팀장 딸기가 발언했다.
“많은 환대를 받으며 왔습니다. 남이 먹을 물과 도시락까지 싸 온 사람들에게 고맙습니다. 아직 우리에게 시간이 있고 싸움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강물이 흘러야 갯벌이 산다는 사실, 강과 갯벌, 육지와 바다를 잇는 갯벌을 살리는 일, 이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함께 걸으면서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새만금 수라갯벌을 지키는 일은 이 강을 지키는 일이고, 이 개발주의에 맞서 생명을 지키는 일이라는 것을 함께 걸으면서 알 수 있었습니다.
이미 많은 사람이 알고 있습니다. 새만금신공항은 조류충돌과 미군기지확장이라는 사실을.
그런데 누구보다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정부가 하는 일을 보십시오. 이 위험천만한 공항을 계획하고 진행하는 국토교통부와 환경부, 부끄러운 줄 아십시오. 국토교통부는 이 위험천만한 공항이 나중에 벌어질 문제가 생길 때 무엇을 어떻게 책임질 것입니다. 그리고 환경부는 무엇이 모자라서 두 번째 보완을 요구하면서 환경영향평가 부동의를 하지 않는 것입니까?
(중략)
저희는 이번 재판이 단순히 신공항을 짓느냐 짓지 않느냐를 넘어서서 개발과 성장주의에 종지부를 찍는 재판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후재난시대에 살아가는 지금, 아직도 정신 차리지 못하고 아직도 개발과 성장, 과거의 관습을 답습하는 정부 부처에 재판부는 종지부를 찍고 그러한 정책에 경종을 울려야 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재판부가 9월 11일 새만금신공항취소소송에서 새만금신공항 취소 결정을 하기를 간곡하게 요청하고 있습니다.
이제 9월 5일이면 저희가 남태령을 넘어 서울로 들어갑니다. 탄핵의 열기가 모였던 그 남태령을 저희는 큰뒷부리도요와 함께, 또 수라에 살고 있는 뭇 생명과 함께, 인간과 비인간이 함께 넘어 이 성장주의에 종지부를 찍고 생명과 안전, 사랑이 넘치는 그런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첫걸음으로 삼고자 합니다. 여러분, 그 행진에 함께해 주시겠습니까? 12시 반까지 꼭 와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는 9월 6일, 용산을 넘어 광화문까지 행진해 나갈 것입니다. 이 잔혹한 개발주의에 종지부를 찍고 우리가 함께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는 그런 행진 떠나봤으면 좋겠습니다.
새만금 신공항 백지화하라!
국토교통부는 새만금신공항 중단하라!
환경부는 새만금신공항 환경영향평가 부동의하라!
새, 사람 함께 살자!”
마지막으로 모두 함께 수라풀타령을 하며 규탄집회는 흥겹게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