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의 자리는 교실만이 아니다.

민원과 회복 사이에서 마주한 나의 시간

by 도리서가

"안녕하세요 선생님, 아이의 학교 생활에 관해 통화 가능할까요?"

어느 날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처음에 익숙한 대화였다. 어떤 교실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

그러나 그 이야기는 오래도록 끝나지 않았다.


나는 교실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아이들을 위한 최선의 판단을 하기 위해 애써왔다. 하지만 교사의 판단은 때로 불신의 대상으로, 교사의 배려는 방임으로 오해되기도 한다. 마음을 다해 설명하고, 함께 풀어가길 바라는 마음을 전했지만, 돌아오는 건 냉소와 재확인의 요구였다.


그때부터 나의 하루는 '설명'과 '해명'으로 가득 찼다.


교사의 일이 '설명하는 일'이라지만, 누군가 끝내 믿지 않으려 할 때, 설명은 고통이 된다. 교실에서 나를 지탱하던 에너지는 점차 바닥났고, 휴대전화의 진동이 울릴 때마다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더 이상 교실로 나설 에너지가 바닥이 났다고 생각했을 때 병가를 결심했다.


사실 수업을 멈추고 교실을 비우는 일이 교사에게 얼마나 큰 결심인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러나 그 결정을 내려야 했다. 지금의 나는 아이들을 지킬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병가 중인 지금, 아침이면 아이를 등원시키고 운동을 하며 하루의 리듬을 회복하려 애쓰고 있다. 한 학부모의 걱정스러운 문자를 받았을 때, '답장하지 않아도 괜찮을까?' 하는 생각에 머뭇거리는 내 모습에 '내가 정말 괜찮지 않구나'는 생각이 든다. 사소한 것에도 두려움을 느끼는 내가, 참 낯설다.


한 때, 회피성 병가라고 스스로를 깎아내렸던 시간들이 있었다.

하지만 나는 안다.

지금의 이 시간은 회피가 아니라 회복을 위한 시간이라는 걸.

교사가 아프면 교실도 아프다.


혹시라도 나처럼 지쳐 있는 교사가 있다면,

'당신의 아픔은 나약함이 아니라 용기'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우리는 모두 완벽할 수 없다.

하지만 진심을 다한 교사로 살아가고 있다면, 잠시 멈추는 용기도 아이들을 위한 또 하나의 결정이라고 믿어주고 싶다.


나는 다시 교실로 돌아갈 것이다.

이 시간이 나를 더 깊고 단단한 교사로 만들어주리라는 걸 믿으며.

그 믿음 하나로 오늘도 나를 살피는 중이다.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