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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y Jul 17. 2020

패션, 패러다임을 위한 새로운 미션

#브랜드소멸: 제이크루(J.Crew)가 파산 신청을 했고, 빈폴스포츠, 마모트코리아, 라푸마는 역사 속으로 소멸.

#밀레니얼편집샵: 패션기업들이 온라인 편집샵 컨셉의 플랫폼에 전력. 삼성물산패션 SSF의 어나더샵(ANOTHER#) , LF의 앳코너(A.T.CORNER), 한섬의 EQL까지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온라인몰 시장 경쟁은 이미 포화 상태. Hermes도 Chanel, Gucci와 달리 뒤늦은 온라인 판매 시작.

#라이브커머스: LF '질스튜어트 뉴욕'도 네이버 셀렉티브를 통해 라이브 커머스 시장에 진출,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지컷도 라이브 방송을 통해 매출 목표 대비 120%를 달성. 한섬은 자체 유튜브 채널 '더한섬닷컴'을 통해 라이브 방송을 실시하고 있고 라이브 방송이 진행되는 동안 할인이나 적립 방식의 다양한 '실험'을 진행 중.

#플렉스소비: 이 와중에도 메종키츠네·띠어리·아크네스튜디오 등 해외 브랜드의 주요 상품은 '완판' 대란을 일으키며 국내 브랜드와의 기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중.

#뷰티확장: 화장품 카테고리로의 확장은 패션업계에서도 주요 핫이슈. 신세계인터네셔날의 '연작', '비디비치',  LF의 ‘아떼‘, 삼성물산패션의 ‘헤지스‘ 남성 화장품, 한섬은 더마 화장품 출시를 위해 화장품 제조업체를 인수.



이쯤 되면 K패션은 소용돌이의 핵 위에 서있다. 변화의 시작이다. 그러나 불안해하지 말자. 불안은 성장의 시그널이다. 그 신호를 밀어낼 것이 아니라, 그 소리에 귀 기울여 보면 세상을 대해야 하는 태도가 결정된다. 아무리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는 사람은 내면의 목소리를 따라가는 사람들일 테니.


변화를 위해 형태를 따라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내면의 경쟁력을 담은 콘텐츠이다. 각자 걸어온 형식이 다르고 결이 다른만큼 서로 다른 스타일과 아름다움을 뽐낼 수 있게 각자의 기준만은 잃지 말기를. 그렇다면 그 스타일은 태도 그 자체가 하나의 패션이 되어 깊은 향기를 뿜어낼 테니. 팬덤은 그러한 아우라를 존중하는 고객들이 만든다.    

지속가능성을 꿈꾸는 SPA 브랜드 H&M (출처: H&M Magazine)


1. 온라인 커머스, 기술은 취(取)하되 본질에 취(醉)할 것

온라인 유통 플랫폼으로 시작한 무신사는 660만 명 회원을 가지는 데 성공했습니다. 욕심나는 숫자지만 무신사와 기존의 제조 기반의 패션기업들은 출발점이 다르죠. 어느 하나가 완성형이라기보다 방향이 다른 것뿐입니다.


- SSG.com, 롯데온, 신세계인터네셔날은 통합 플랫폼 채택

- 현대백화점은 기존 대기업의 행보와 달리 더현대닷컴(백화점)·H몰(홈쇼핑)·리바트몰(가구)·더한섬닷컴(패션) 등 각 계열사가 운영하는 온라인몰의 전문성을 강화. 곧 신선식품 배송 전문 온라인몰 ‘현대식품관 투 홈’을 추가적으로 런칭 예정

- 한섬 역시 그룹 전략의 일환으로 h.mall, 더한섬닷컴, EQL의 타겟별 개별 플랫폼 전략 채택

- 단 한섬은 브랜딩에 집중하고 현대백화점과 현대홈쇼핑 등 그룹사는 판매 채널 확장에 집중하는 등 운영의 묘를 발휘


토털 플랫폼이 주를 이루었던 과거와 달리 스몰 브랜드의 희소성을 소비하는 지금의 소비 특성을 이해한다면, 특정 카테고리나 세분화된 타겟 오디언스의 취향을 공략하는 버티컬 채널이 특징인 지금의 흐름이라면, 한섬의 방식이 더 유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통합 몰 자체가 계열사 간 시너지가 크지 않은 이유도 있기 때문입니다.

 
형태를 확장할 뿐, 콘텐츠의 본질이 바뀌는 것은 아니어야 합니다. 기업 관점에서 운영의 효율성을 생각하기에 앞서, 무엇보다 타겟 오디언스의 고객 경험을 다시 그려 그려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느 문을 열고 들어가게 할 것인가에서부터 제품을 받는 순간의 경험, 결국 누구의 팬덤을 만들 것인가, 그리고 그들이 팬덤을 영위하는 방식까지. 결국 고민의 시작과 끝은 ‘누구’에게 맞춰져 있어야 하죠. 팬덤을 갖는 일은 그렇게 단순한 일이 아닙니다. 단순히 광고와 마케팅 전략이 아닌, 과정 속에서 일어나는 경험들을 통해 받은 수많은 신호가 무의식을 자극하고 구매행동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Exclusive 하게 + 지속적으로 머물러야 하는 이유를 만드는 일. MZ 세대를 확보하기 위해 전용 카테고리 전문관, 라이브 커머스, 캡슐 컬렉션 등 다양한 전술이 펼쳐지는 중입니다. 독점 브랜드의 확보 역시 온라인 편집샵 경쟁력에 있어서 중요 요소로 인기 브랜드와 협업해 단독 캡슐 컬렉션을 내놓는 것이 최근 자주 보이는 이유입니다.

- 유니클로 X 띠어리 캡슐 컬렉션 대부분 완판

- EQL X Studio concrete 유아인 티셔츠 완판


한섬의 EQL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기존의 한섬 퀄리티 프로세스를 동일하게 적용해 품질과 콘텐츠를 앞세워 온라인 편집숍으로 차별점을 가져갔습니다. 한섬의 팬덤이 열광하는 지점을 자기만의 색깔로 프로세스화한 것이죠.


 

2. 뷰티는 소신의 확장

패션업계에서 향수, 화장품으로의 카테고리 확장은 특별한 일이 아닙니다. 스타일의 구성요소로서 감정의 연장선 상에서의 행동으로 자연스럽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스킨케어로의 확장은 잠시 망설여지고 왠지 모르게 불편합니다. 스킨케어(더마, 비건, 클린뷰티..)는 스타일이 아니기에(피부건강도 스타일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네요.) '감정으로 구매하고 이성으로 합리화’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스킨케어의 확장은 그러한 ‘합리화’의 조건을 조건을 갖춤으로써 불편한 마음을 줄여가는 것이 필요해집니다.


H&M은 패션 산업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지원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철학을 기업의 중심에 두고 혁신을 주도하고, 다른 사람들과 협력하고, 투명성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행동을 실천해 갑니다. 천연자원을 파괴하는 대신 자연과 협업하여 함께 살아가는 법을 실천해가는 기업철학의 일환으로 말이죠.

그들은 이미 패션 컬렉션을 통해 의식적인 선택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H&M Conscious 뷰티 카테고리의 확장은 당연했습니다.


"우리는 항상 재료와 생산 모두에서 높은 책임 표준에 따라 제품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의식 범위를 통해 우리는 이 철학을 더욱 발전시켰습니다. "  – H&M Conscious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이처럼 소신에 의한 확장이 아니라면 차라리 해외의 뷰티 브랜드를 엄선하는 안목과 큐레이션 능력으로 감각을 넓혀주는 것이 낫습니다.



3.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멀티 페르소나의 시대

한 때 좋아했던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린다는 소식에 기분이 씁쓸해집니다. 아웃도어의 트렌드가 바뀐 것이 아니라 타겟 오디언스의 바뀐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유연하게 대응하지 못했을 뿐인데 말이죠. 내 안에 숨겨져 있는 다양한 페르소나에 맞춰 브랜드의 쓰임을 재설정했더라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아웃도어의 카테고리를 국한시키는 것이 아니라, 본질인 '자유'에 집중했다면 차라리 벽을 없애고 아티스트들과 협업해 그들의 창의력을 펼칠 수 있는 자유를 주었으면 어땠을까. 아티스트에게 역시 자유만큼 소중한 것은 없기 때문이죠. 브랜드는 아티스트에게 자유를 주고, 젊은 영혼들은 브랜드의 견고한 신뢰 안에서 자신의 깊은 영혼의 자유로움과 개성을 맘껏 담아 응답했을 겁니다. 제품이 아니라 사람에게 집중하면 늘 늦지 않게 세상과 '새로운' 소통을 시작하는 기회의 바람이 불어옵니다.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아티스트들과 위트있게 풀어갔었으면 어땠을까.  (출처: Jean Jullien 인스타그램)

세상의 변화에 귀를 기울이고 낮은 자세로 자연과 삶의 지혜를 끊임없이 배우려는 자세를 가지는 Patagonia와 같은 굳건한 팬덤을 가진 브랜드가 우리나라에도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브랜딩이란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를 어떻게 가지느냐에 대한 지속적인 고민의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4. 새로운 창조를 만들어내는 사회공헌

리사이클링 브랜드가 아니더라도 사회적 책임은 기업이 이익을 위해 생산해내는 과정상에서의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자연과 인류가 지속 가능하게 살아가는 방식을 고민하는 행위로 브랜드와의 별개 활동이 아닌 브랜딩의 일부로 녹아나져야 합니다. 기업들이 운영하고 있는 CSR, CSV의 기존의 활동들이 과연 어떤 유의미한 결과로 이어지는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새로운 창조를 만들어내고 있나요? 이는 기업 경쟁력과의 선순환 구조로 이어지고 있나요? 문화재단과 브랜딩과의 의미 있는 연결을 통한 발전적인 모델을 구축하는 것 자체가 새로운 미래를 창조하는 기반이 되어야 하죠. 고객 경험 속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나 동참할 수 있게 하는 형식이 브랜딩의 진실성일 테니까요.


“우리는 진실로 환경을 생각하고 있고 또 이 일이 굉장한 미래의 플랫폼 비즈니스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이 일을 하고 있어요. ‘래코드 나눔의 공간’을 통해 미혼모를 돕든 사회를 위한 활동을 하든 할 수 있기 때문이죠.

- 코오롱 RE:CODE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한경애
    

- 스텔라 맥카트니는 식물성 물질로 만든 지속 가능한 섬유를 개발하기 위해 대체 물질 연구소 Bolt Threads와 협업

- H&M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더 적은 염색 방법을 활용하고, re : newcell, Worn Again, Ambercycle 및 Infinited Fiber와 같은 혁신적인 회사를 지원

- Christian Dior 아트 디렉터는 야생동물 관찰자로 자연 전문가

- Gucci의 Equillibruim은 자연과 사회와 협업해가는 방식의 연구결과물을 제품 생산의 전 과정과 커뮤니케이션상에서 통합적으로 녹아내려고 노력

지속적으로 헌옷을 수집하는 등 프로세스를 개선해가는 H&M (출처: H&M 지속가능 보고서)
사회공헌 활동이 거창한 것이 아닌 개인의 삶에 스며들어 있음을 보여주는 Gucci (출처: Gucci Equillibrium 인스타그램)

이는 윤리적인 브랜드임을 신뢰할 수 있고 투명하게 주장할 수 있으려면 제품 개발 단계에서부터 지속 가능한 재료의 소싱을 이뤄내야 함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브랜드들은 단순한 패션이 아니라 전 세계 디자이너와 과학자가 힘을 합쳐 만들어내는 윤리적 패션의 산물이지요.



- 온라인 커머스, 기술은 취하되 본질에 취할 것

- 뷰티는 소신의 확장

-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멀티 페르소나의 시대

- 새로운 창조를 만들어내는 사회공헌


현상이 복잡해질수록 변화와 도전에 대한 가장 현명한 해결책은 종종 간단한 것들입니다. 지금 시대의 상식이 바뀔 , 패러다임 전환  부드럽게 넘어갈  있는 힘은 외부의 환경이 아닌  안에 있습니다. 시도해보십시오. 그리고 당신의 표준을 새로운 성장의 기준으로 삼으십시오.


그렇게 간단합니다.



S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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