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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y Dec 27. 2018

밀레니얼 세대를 향한 문법

#사이 #옳음 #감각

‘딱 내 마음 같은’ 책 제목들이 올 해 내내 회자되었다.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등이 그랬고, 기존의 문법과는 다른 언어로 일상에 훅 들어왔다. 그리고 독자는 자신의 감정을 대신 확인하고 표현해 주는 그러한 문구들에 마음을 쉽게 열었다. ‘나 혼자 산다’와 같이 세심한 관찰과 패널들이 대신 감정을 확인해주는 ‘액자형 예능’이 대세인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이다. 


모바일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대 출생자)를 기점으로 디지털 미디어는 소통의 규칙을 바꾸어 놓았다. 테크놀로지로 인해 대화가 없어진 세대에게 감정을 대신 전달하는 소통의 방식은 이 시대의 새로운 문법이 되어가고 있다.

단어들은 문법을 통해 한 세대에게 감정을 전달하고 그렇게 그들 언어만의 무늬로 완성되어가고 있다. 

Goop의 남성 버전으로도 불리며 현재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남성 웰빙 브랜드, 힘스(hims).

                                                 

여성의 생리주기를 고려한 뷰티 솔루션 브랜드 블루메(Blume).

두 브랜드가 판매하는 제품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이 시대의 소통하는 방식을 영리하게 잘 활용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그들은 그들만의 문법으로 그들의 세계에 우리를 초대한다. 거침없이 당당하게. ‘Everyone’s welcome to our party.’ 


세대가 변화한다면 흐름을 그대로 마주해야 한다. 그래야 흐를 수 있다. 그래야 유연하다. 



#사이 |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하는 관계의 재설정

공감의 언어, 사이. 그 사이의 경계에 있는 양편의 차이를 존중하는 관계를 설계하다.


Blume는 기업의 이익이 아닌 공익을 위한 비전을 제시한다. 

“근본적인 중대한 순간을 당혹감의 근원이 아닌, 자랑스러워 할 만한 여성으로 바꾸는 것”
 ‘Fundamental pivotal moment’ into something girls they can be proud of, 
 excited about, rather than a source of embarrassment.  - CEO, Bunny & Taran


그리고 스스로를 ‘소비자의 언니 또는 쿨한 사촌’으로 관계를 설정하고 말을 걸어온다. 경계를 없애고 같은 시선에서 이해해 줄 수 있는 퍼스낼러티로 오디언스를 바라보았던 것. 여성들의 ‘당연한 필요’를 누리지 못했던 부분을 찾아내고 이를 전달하는 방법을 ‘공감’의 시선을 선택했다는 데 따뜻한 위로가 담겨있다.    


제러미 리프킨이 <소유의 종말>에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21세기에 우리가 만들어나갈 사회의 성격은 우리가 타인과 맺는 가장 기본적인 인간 관계를 과연 어떤 방향으로 재설정하고 싶어하는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에 의해 좌우될 것임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한다. 



#옳음 | 사회의 고정관념에 대한 적극적인 대화

옳음, 작은 소신이라도 거리낌 없이 표현하며, 스스로 주관을 가지고 토론을 유도하는 열린 애티튜드를 설계하다.


삶의 어느 시점에서 대부분의 남성에게 영향을 미치는 화두인 탈모와 발기부전. 그러나 hims는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제거함으로써 대화를 공개적으로 이끌어낸다. 그들은 그들과 나란히 고령화되어 가고 있는 남성들을 초대한다. 그리고 사회의 고정관념에 대한 적극적인 대화와 변화를 주도한다. hims는 매거진형 웹페이지를 통해 남성들이 스스로 건강에 대한 소유권을 갖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덕분에 남성들은 제품정보 뿐 아니라, 의학적 조언과 평소 이야기 어려웠던 부분에 대해서 쉽고 부담 없이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Blume 역시 제품 대신 Blume University라는 커뮤니티를 만들어 다양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공감대를 이끌고 있다. 그리고 실제로 이해할 수 있는 난이도에서 생리주기를 둘러싼 고민들과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한 콘텐트를 만들어간다.    

밀레니얼 세대를 향한 브랜드들은 사회가 이해해 달라고 기다리지 않는다. 상식이라고 생각한다면 스스로가 믿는 방향으로 용기 있게 이야기한다. ‘환경을 보호하자’는 외침보다는 오히려 일상의 행동을 바꾸는 노력들에 소신을 녹여낸다. 나의 관심과 참여로 사회가 긍정적으로 변할 수 있을 것이라 믿으며 자신들의 소비 방식을 브랜딩해 나가고 있는 것.



#감각 | 순간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마술

감각, 브랜드 스스로가 세상을 보려는 시선이자 온도를 설계하다.


매 순간 언어의 설정에 대한 노력들이 브랜드만의 고유하고 유연한 감각을 만들어 낸다. 당신의 브랜드는 매 순간을 감각하고 있는가?

‘hims. Hansome. Healthy you.’
 hims는 스스로를 설명하는 한 줄의 문장도 놓치지 않는다. 구글링하는 그 짧은 순간에 그들의 익살에 매료 당하게 될 것. 웹페이지 역시 처음부터 말을 걸어온다. 밑도 끝도 없이. 맥락도 없이. 그런데, 호기심이 발동한다. 

밀레니얼 세대의 언어는 과감하고 솔직하다. 그리고 위트와 재치 있으면서도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hims의 언어는 건방진 듯 하지만 지킬 건 지키며 그 경계를 잘 유영한다. 그와 동시에 의료에 대한 과학적인 통찰력으로 불경한 유머를 포장하는 스마트한 메시지로 청중들과의 유익한 대화를 주도하며 브랜드를 우호적인 관계로 이끌어간다.      

블루메는 밀레니얼 세대에 맞는 쉽고 친숙한 상품명들을 선택했다.

세탁은 Day Dreamer, 탈취제는 Hug Me, 여드름 솔루션은 Meltdown, 에센셜 오일은 Cloud 9.

상품을 설명하는 메시지들도 보는 내내 몰래 웃음을 풀어 놓게 만든다.

Choose your weapons wisely’, ‘Wake up your face.’라니!

밀레니얼 세대에 맞는 재치 있으면서도 긍정적인 메시지

사회적 고정관념에 대한 적극적인 대화

사이와 사이의 경계에 있는 양편의 차이를 존중하는 관계성의 설정


90년대 세대를 이해하는 이 시대에 필요한 커뮤니케이션의 새로운 문법이지 않을까.

익숙한 곳에서 탈주하라. 


청년. 20대~30대 초반인 이들은 불안한 나이가 아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고 하기엔 그들은 당당하고 멋지다. 그들만을 위한 문법을 통해 세상의 밀레니얼 세대에게 ‘나’라는 멋진 시를 낭독할 수 있기를.

그리고 과감히 자신만의 영토를 만들어 자유롭게 유영하기를.


당신의 브랜드는 #사이 #옮음 #감각이란 문법으로 설계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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