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선택한 인간

네가 나의 집사인 게 좋아

by 엄태용

나는 자주 생각해. 내가 이 인간을 선택한 걸까, 아니면 이 인간이 날 선택한 걸까? 물론, 내가 선택한 거야. 인간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지만 말이지.


그날도 기억나. 내가 작고 어두운 그 방에서 처음 봤을 때, 이 인간이 나를 집으로 데려갔어. 나는 그냥 조용히 구석에서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었어. 다른 아이들은 앞다투어 인간들에게 애교를 부리고, 좋은 인상을 주려고 애썼지.


하지만 나는 달랐어. 나는 그저 내가 원하는 인간이 나를 선택하길 기다렸어. 그리고 그 인간이 바로 너였지.


너는 조심스럽게 나에게 다가와 손을 내밀었어. 나는 잠시 너를 빤히 쳐다봤지. 너는 긴장한 듯, 손을 떨고 있었어.


하지만 나는 알았어. 바로 이 인간이야, 내가 선택할 인간이라고.


집에 오는 길, 나는 너의 무릎 위에서 조용히 앉아 있었어. 너는 나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며, 집에 가는 길을 설명해 주었지. 너의 목소리는 참 따뜻했어.


집에 도착하고 나서, 나는 천천히 새로운 환경에 익숙해지기 시작했어. 너는 나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했고, 항상 내가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해 주었어. 그렇지만 인간들이야, 완벽할 수는 없잖아? 가끔은 내가 원하는 대로 안 될 때도 있어. 그래도 너는 항상 내가 필요로 할 때 곁에 있어 줘.


우리의 관계는 조금 독특해. 나는 네가 내 곁에 있길 바라면서도, 때로는 혼자만의 시간을 원해. 너는 그런 나를 이해해 주고, 필요할 때 적절한 거리를 두면서도 항상 내가 필요로 할 때는 나타나. 그게 너를 선택한 이유야.


나는 네가 나에게 말을 걸 때, 내 이름을 부를 때, 그리고 나를 위해 따뜻한 자리를 마련해 줄 때, 이 인간을 정말 잘 선택했다고 느껴. 너와 함께하는 모든 날이 새로운 발견의 연속이야. 나는 너를 통해 사랑이 무엇인지, 가족이 무엇인지 조금씩 배워가고 있어.


이제 나는 확신해. 나는 분명 너를 선택했고, 그 선택은 최고의 결정이었어. 내가 인간 세상에서 배울 수 있는 모든 것을 너와 함께 배우고 싶어. 그러니까, 우리 함께 오래오래 행복하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