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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매 맺는 기쁨 Jul 15. 2024

비나이다 비나이다

일살림 파이널 에세이: 무경계, 켄 웰버


비나이다 비나이다

지고의 존재이신 당신께 비나이다.

지금 여기에 계시며, 무시간과 무경계에 임재하신 당신께 비나이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찰나와 영혼이시며 무소부재한 당신께 비나이다.

미물이며 우주이신 당신이시여!

그 무엇도 아니며 전부이기도 하시며, 나이며 저들이며 우리인 당신께 비나이다.


광활한 지혜와 무한한 자비인 당신이시여!

스쳐 지나가는 삶을 살 뿐, 이미 사망한 존재를 굽어살피시는 분이시여!

고통과 절망의 순간에서 도피하고, 죽음 앞에 무릎 꿇는 이마저 돌보는 이시어!

기쁨에 머무르지 못하며 과거와 미래에 얽매인 이까지 사랑하시는 이시어!

인생의 무지와 인생의 배덕함과 인생의 추함과 인생의 왜곡된 사고와 인생의 구더기를 당신께 드리나이다, 부디 받으시옵소서.

당신은 그것마저 아름답다 하시나이다. 선하다 하시나이다.

오 주여! 나의 당신이시여!



비나이다 비나이다

인생 모든 비트와 운율, 떨림과 정지, 혼란과 질서인 당신께 비나이다.

내 안에 금기된 소망은 당신께서 나의 온 생을 통해 나에게 주신 선물임을 깨닫습니다.

나의 망상 또한 그러합니다. 나는 이것으로 나의 실체를 바로 봅니다.

나는 비로소 알아차립니다. 당신은 나이십니다. 나는 당신입니다. 우리는 하나입니다. 그것이 세계에 유일한 진실입니다. 그것이 진리의 전부입니다. 당신이시여! 이것은 우주의 노래이고 우주의 춤입니다.

내 안의 모든 것을 사랑케 하시옵소서!


비나이다 비나이다

역사와 언어를 초월하시는 당신께 비나이다.

당신께서는 내 기쁨과 고통에 참여하시며, 내 수치와 모욕 속, 내 황홀과 내 신명에 기꺼이 거하심으로, 나를 자유롭게 하시옵소서.

간단히 억압과 한계를 넘으시어, 빛과 어둠을 가르고 선과 악을 가르고 옳음과 그름을 가르는 경계로부터 나를 구하시옵소서.


비나이나 비나이다.

섬세하게 알아차리도록 나를 놓겠습니다.

생의 고통을 회피하거나 경멸하지 않고, 미화하고 집착하고 과장하지도 않겠습니다.

투사를 제 소유함으로 경계를 해체하겠습니다.

강박과 통제, 만성적이고 헛된 모든 시도를 멈추겠습니다.

주여! 나를 도우소서, 나로 찰나의 영혼을 살게 하시옵소서!



비나이다 비나이다.

당신이시여! 나라는 존재로 사는 이 업보는 제가 감당케 하시옵소서!

나의 아이들은 저들의 삶을 살도록 하시옵소서!

내가 내 업보를 기꺼이 감당하며, 운명이 주는 강력한 힘을 누리듯, 제안의 신성과 악을 조화시킬 힘이 여기 이 마음과 몸과 혼과 영안에 있음을 저들도 깨닫게 하시옵소서!

내가 그러하듯 저들도 이 순간의 충만함 속을 살게 하시옵소서! 내가 사는 것처럼 저들도 살게 하시옵소서! 당신으로 살게 하시옵소서!



비나이다 비나이다. 나의 마음과 나의 몸과 나의 혼과 나의 영이신 당신께 간절히 비나이다.






나는 배교자이므로, 하나님께 기도할 수 없었다.

하루에도 몇 차례씩 하던 기도를 멈추었다.

그리고 이제야 다시 그분께 기도를 드린다.

나는 나의 신을 되찾았다.

그는 지금 여기에 계신다.


아난다캠퍼스에서 살림명상 중 켄웰버의 무경계를 읽고 작성한 파이널 에세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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