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열어보지 않은 ...그래서 나랑 상관없다고 생각한 그곳에 어쩌면 나한테 딱 맞는 뭔가가 숨겨져 있을지도 모르죠.
가끔 이런 편견으로 내가 하지 않는다고 해서 어떤 일이나 사람 또 사건을 함부로 평가하거나 낮춰 본 적이 있었어요. 그리고 내가 해본 적도 없는 것에 대해서 마치 잘 아는 사람처럼 떠든 적도 있죠. 지금은 그게 너무 부끄러워요.
그때 왜 그랬을까 생각해 보면 내가 아는 것만 안다고 하면 사람들이 나를 아는 게 부족한 사람으로 보지 않을까, 그런 초조함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아는 척했던 거죠. 어쩌면 그게 더 많이 알고 싶어서 그랬던 건 아닐까 싶어요. 더 알고 싶은 마음에서 나온 하나의 증상이라고 변명하고 싶어요.
아주 오래전 정착해서 살기 전 우리의 조상들은 수렵채집을 하면서 살았어요. 그들은 천적과 자연의 변화에 끊임없이 위협을 받고, 주어진 환경을 이용해 계속 나아가야만 했겠죠. 지금 자리에 머무는 게 생존에 유리할지 아니면 더 나은 환경일 것이라 믿는 새로운 장소로 이동하는 게 유리한지 언제나 불확실한 선택을 강요받았을 거예요.
결과는 어땠을까요?
알 수 없어요.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 자리에 머문 부족도 있었을 것이고, 새로운 터전을 찾아 떠난 부족도 있었을 거예요. 각자 자신들에게 유리한 선택을 했겠죠. 자리를 지키자는 부족민과 떠나자는 부족민 사이에 팽팽한 신경전도 있었을 테고요. 빠르게 변화하는 지금의 세상에서 우리의 입장도 과거와 비슷하게 느껴져요.
항상 우리의 선택은 불확실성과 함께하겠지만 우리에게 다가올 날은 지금 우리가 준비하고 축적하는 것들을 반드시 필요로 할 거라 믿어요. 또 우리의 경험과 노력이 더 큰 가치를 발할 날이 올 거라 믿어요. 그래서 이런 모든 시간을 고통이라 생각하지 않고 그 자체로 즐거움 또는 희망이라 불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