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삼'과 '환상' 사이에서

제로웨이스트 브랜드 '보꾸' 이야기 (2)

by 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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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하나 바뀐다고 지구가 괜찮아질까?


이전 글에서는 나를 가꾸는 일이 곧 지구를 가꾸는 일이 되도록, 우리 각자의 일상을 통해 자연을 회복하는 '보꾸'의 목표를 말씀드렸는데요. 보꾸는 생태계교란 생물인 '환삼덩굴'로 제로웨이스트 클렌저를 만들어, 소비가 곧 생태계 회복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고 있습니다. 오늘은 조금 거창해 보일 수도 있는 이 목표가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뭔가 운명적이고 장대한 서사를 말씀드리고 싶지만... 사실 보꾸의 시작은 전혀 거창하지 않았어요. 심지어 환삼덩굴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몰랐답니다.


처음에는 그저 단순한 '후보'였어요. 환경 문제를 비즈니스로 해결해 보고자 들어간 대학 창업동아리에서 저는 기사를 뒤적이며 아이템을 찾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환삼덩굴이 생태계교란 생물로 지정되었다는 기사를 보게 되었는데, 운명처럼 그 순간 환삼덩굴에 이끌리...지는 않았고, 그냥 넘어갔습니다. 외래종이 아닌 토종 식물이 생태계교란 식물로 지정되었다는 점이 조금 흥미로웠을 뿐, 후보군 중 하나로 남겨두는 데 그쳤죠.


하지만 정리해 둔 후보들을 다시 볼 때마다 '환삼'덩굴이라는 이름이 묘하게 눈에 밟혔어요. 글로 쓰거나 발음할 때 마치 '환상'덩굴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 이름이 신비감을 더해주는 것 같았거든요. 단지 이름 때문에 관심이 생긴 건 아니지만, 이름이 자꾸 머릿속에 맴돌다 보니 왠지 모르게 마음이 갔었나 봐요. 다섯 손가락을 쫙 펼친 손바닥 모양의 잎사귀도 재밌었답니다.


20170208172417096994.JPG 생태계교란 생물로 지정된 '환삼덩굴'

환삼덩굴의 생김새를 한번 알고 나니,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어요. 세상 어디를 가도 환삼덩굴만 보이는 거예요. 매일 걷던 공원 산책로, 아르바이트를 하던 식당 앞 화단, 버스정류장 가는 길가까지 온통 환삼덩굴 천지였습니다. 친척 댁을 방문하고자 서울에서 거제로 내려간 적이 있는데, 심지어 거제도까지 온통 환삼덩굴로 뒤덮여 있었죠. 다른 식물을 칭칭 감아 생장을 방해하는 환삼덩굴의 위력을 대단했습니다. 덩굴에 뒤덮여 원래 식물의 형체조차 알아보기 힘들었어요. 그제야 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깨닫게 되었죠.


알고 보니, 환삼덩굴은 제 주변뿐 아니라 한반도 전역에서 토종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었습니다. 2021년 기준, 환삼덩굴 등 덩굴류로 피해를 입은 산림 면적은 약 45,000ha로, 축구장 4만 5천 개 넓이에 달합니다. 이는 생물 다양성을 해칠 뿐 아니라 산림의 탄소 흡수 능력까지 떨어트리죠. 특히 환삼덩굴은 도심 속 길가나 공원에서도 무성하게 자라나, 날카로운 가시와 꽃가루로 사람들에게 상처나 알레르기를 유발하기도 해요.


문제는 명확했지만, 해결책은 막막했습니다. 어떻게 해야 실질적으로 환삼덩굴로 인한 피해를 줄이고 생태계를 회복할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죠. 답은 먼 곳에 있지 않았습니다. 바로 환삼덩굴 안에 있었죠. 보꾸는 환삼덩굴의 항산화 성분에 주목했는데요. 다음 글에서는, 보꾸가 발견한 환삼덩굴의 가능성이 무엇인지 자세히 설명드려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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