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 카페에는 손님이 없을까?

서로 붙어있는 두 카페. 하나는 북적이고 하나는 썰렁하다.

by 크림브륄레
brooke-cagle-WHWYBmtn3_0-unsplash.jpg 출처: unsplash

우리 동네에는 카페 A와 카페 B가 나란히 붙어있다.

바로 옆에 붙어있는 것은 아니고, 한 다섯 걸음 정도 떨어져 있다.


카페 A는 개인 카페다. 규모는 크지 않다. 테이블 수로만 따진다면 다섯 테이블 정도 있다.

그에 반해 B는 프랜차이즈 카페다. 하지만 나는 여기도 개인 카페인지 알았을 정도로 우리가 흔히 아는 프랜차이즈 카페는 아니다. 아마 이 카페 이름을 말하면 열에 열은 모두 모른다고 할 것 같다. 때문에 프랜차이즈라는 명목 하에 잘 되는 것 같진 않다.


흥미로운 것은 두 카페 모두 비슷한 위치에 있지만 카페 A는 항상 사람이 없고, 카페 B는 항상 사람이 많다는 점이다. 나 또한 카페 B는 2번 가본 적이 있지만 카페 A는 가보지 않았다.


오늘도 카페 B에서 공부를 하다가 나와서 집에 가는 길에 카페 A를 보았다. 밖에서 안이 훤히 보이는데, 카페 A는 오늘도 손님이 없었다. 간혹 가다 한 두 명 정도 있는 걸 보긴 하는데 정말 흔치 않은 일이다. 항상 사람이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그래서 궁금해졌다. 왜 두 카페는 거의 똑같다고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데 한쪽만 장사가 잘 될까?

이 이유에 대해 나름대로 분석을 해봤다.


잘 되는 카페 B를 먼저 분석해보자.

카페 B는 보기와는 다르게 크다. 밖에서 보면 보통 카페 크기인데, 막상 들어가 보면 벽 뒤에도 공간이 있어서 꽤나 크다. 크다는 것이 주관적일 수는 있지만 이 주변 카페 중에서는 가장 큰 것 같다. 바로 옆 A카페의 3배쯤 되려나 싶다. 하지만 공간이 크다고 해서 모든 카페가 잘 되지는 않을 거다.


그렇다면 잘 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맛? 인테리어? 모두 아니다.

프랜차이즈임에도 맛이 뛰어난 건 아니다. 3000~5000원대로 음료수가 저렴한 편에 속하긴 하나 절대 맛있는 카페는 아니다. 평범한 축에 속한다. 오히려 냉정하게 평가하면 밋밋한 맛이다. 특별할 것 없는 맛이다. 인테리어? 인테리어도 아니다. 인테리어가 특출 나게 감성적이거나 고급스럽지도 않다. 동네 카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하얀 벽지 인테리어다.


정답은 좌석이다. 좌석 형태가 다양하다. 혼자 온 손님도 부담 없이 앉을 수 있는 1인 좌석이 있다. 이 1인 좌석은 앞 뒤가 벽으로 막혀있고, 우측이나 좌측은 벽으로 막혀있다. 즉 좌측이나 우측 한쪽만 통로로 뚫려있고 나머지는 막혀있는 형태다. 좌석이 넓은 것도 아니다. 딱 1명이 앉을 수 있는 사이즈다. 한 명이 앉으면 좌석에 빈틈이 거의 없을 정도로 조그맣다. 가방 하나를 놓을 수 있는 정도다. 테이블도 딱 1인 테이블 크기다.


이렇게 앞 뒤가 막혀있는 1인용 좌석은 공부하기가 좋다. 그래서 20대들이 노트북이나 아이패드를 들고 와서 공부도 하고 작업도 한다. 또, 벽면에 콘센트가 있어서 충전기를 2개 꽂을 수 있다.


그렇다면 다른 좌석들은 어떨까? 이 카페는 공간 활용을 잘했다. 유리 벽면에도 테이블이 길게 붙어있어서 밖을 볼 수 있는 좌석도 있고, 소파 좌석도 있다. 또, 4명 정도가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전체가 통유리라 프라이빗하진 않지만, 이곳은 문을 열고 들어가기 때문에 개인 공간 같은 느낌을 준다. 친구나 가족 여럿이서 왔을 때는 보통 이 공간에서 대화를 나눈다.


나머지는 흔히 카페에서 볼 수 있는 동그란 테이블이나 네모난 테이블이 있고 기다란 소파가 있다. 혹은 의자가 따로 있기도 한다. 구조가 벽이 중간에 있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조금 구불구불한 형태인데, 공간 활용을 아주 잘했다. 어떤 벽면이든 테이블이 붙어있어서 수용 인원이 많다. 또 대부분의 좌석이 콘센트를 꽂을 수 있도록 되어있다.


이렇게 좌석 형태가 다양하니 사람들이 자신들의 선호도, 취향, 니즈에 맞는 테이블, 좌석에 착석한다. 1인 좌석, 탁 트인 좌석, 단체 좌석, 일반 좌석 등등. 거의 모든 자리에 콘센트를 꽂을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와이파이는 비밀번호가 없기 때문에 번거롭게 비밀 번호를 따로 묻거나 찾지 않아도 된다. 와이파이를 쓰려고 할 때 비밀번호가 있는 게 여간 귀찮은 게 아니다.


또, 진동벨을 따로 가져가거나 직원이 부른 번호를 못 들을까 조마조마하며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 키오스크에서 음료를 주문하면 주문 번호가 써져있는 영수증이 나온다. 음료가 나오면 천장에 달린 모니터에 번호가 나옴과 동시에 큰 기계음이 내 번호를 불러준다. 이렇기에 따로 진동벨 갖고 왔다 갔다 하지 않아도 되고, 직원의 목소리가 작거나 주변이 시끄러워서 번호를 못 듣게 되는 불상사도 발생하지 않는다. 고객의 입장에서 이런 사소함들이 모여 편안함이 되는 것 같다.


자, 정리해보면 장사가 잘 되는 B카페는 좌석의 형태가 다양하고, 콘센트를 거의 전 좌석에 꽂을 수 있으며, 와이파이 비밀번호가 없다. 또한, 기계가 큰 소리로 내 번호를 불러준다.


그렇다면 A 카페는 어떨까? A카페에서 직접 커피를 마셔본 적은 없지만, 사람이 왜 없는지 알 것 같다.


일단 A와 B 카페 둘 다 커피의 가격은 거의 비슷하다. 약 3000원대로 저렴한 편이다. 이는 각 카페 앞에 세워져 있는 가판대로 충분히 알 수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A 카페는 공간 활용을 잘하지 못했다. 내부에 테이블이 다섯 개 남짓한데, 각 테이블당 의자 수가 4개나 된다. 이 같은 경우 혼자 카페를 가는 사람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가뜩이나 손님도 없는데 혼자서 4인 자리를 차지한다면 사장의 눈초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라면 작은 테이블을 여러 개 놓을 것 같다. 1-2명이 앉을 수 있는 작은 테이블을 여러 개(지금보다 더 많은 수) 놓을 것이다. 인원이 많으면 필요하다면 손님들은 직접 테이블을 붙여 앉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기존에 붙어있는 테이블을 떼서 앉는 경우는 잘 없다. 부족하면 채워 앉으면 되지만 넘친다고 이를 떼어 앉는 경우는 잘 없다.


B카페처럼 좌석의 형태를 다양하게 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공간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에는 좌석 형태를 바꾸기보다는 인테리어를 조금 바꾸면 좋을 것 같다. 조명을 좀 더 어두운 노란빛으로 바꾸고 의자를 그에 맞게 바꿔서 분위기를 내본다거나? 아니면 조명 밝기를 아예 밝게 해서 환하고 깨끗한 분위기를 연출한다거나 말이다.


아니면 이 카페만이 가지고 있는 조그만 테라스를 활용해서 테라스는 강아지 동반이 가능하게 바꿀 것이다. 이 동네에는 강아지 키우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공원에 가면 항상 강아지와 견주들로 북적이기 때문이다.


바로 옆 B 카페가 잘 되지만 언뜻 보면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기 때문에 어떻게든 차별화를 해야 한다. 둘 다 내부 인테리어가 화이트톤에 간판 색깔도 똑같다. 차라리 A카페가 레트로풍이나 원목으로 채워진 갈색톤의 카페였다면 차별화가 가능했을 텐데 아쉬울 따름이다. B카페는 가판대가 엄청 크고 무엇보다도 글씨가 꽉 찰 정도로 글자 크기가 크다. 눈이 나쁜 게 아니라면 건너편에서 봐도 '테이크아웃 시 할인'이라는 글씨가 보일 정도다. 하지만 A카페는 가판대에 있는 문구가 주의 깊게 보지 않는다면 지나치기 쉬운 크기다. 가판대를 B카페만큼 큰 것으로 교체한 후 매일매일 그날의 디저트를 쓰고 그날만 세트 할인을 한다는 것을 알리는 등의 혜택을 제시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생각해보니 B카페는 음료를 주문하면 디저트가 공짜다. 하지만 프랜차이즈 특성상 케이크는 전부 기존에 만들어진 것을 냉동 보관했다가 내놓는 것일 거라 추측할 수 있다. 그렇기에 맛이나 신선도 측면에서 떨어질 수 있다. 이때 A카페는 이러한 점을 보완해서 개인 카페에서만 맛볼 수 있는 '손 수 만든' , '방금 만든', '뜨끈뜨끈한' 등의 디저트로 승부할 수도 있을 것 같다.


A 카페는 내부에 사람이 한 명도 없어서 꺼려지기도 한다. 사람이 없으니 지나가면서 사람들은 '아 저 카페 별로인가 보다.'라고 생각하기 쉽다. 나도 그런 생각을 하다 결국 B카페를 들어간 것이기 때문이다. 지나가다 음식점에 사람들이 줄을 서있으면 '어 저기 맛집인가 보다.'라는 생각이 들며 먹어보고 싶지 않은가? 이게 어떤 심리 작용인지는 모르겠는데, 그래서 실제로 어떤 레스토랑은 줄 서기 알바를 구한다고도 한다. 줄을 서있으면 사람들이 그걸 보고 줄을 서서 먹으니까 말이다. 따라서 A카페도 내부에 사람들이 앉아서 커피를 마시고 있는 모습을 자주 노출시키면 좋을 것 같다. 그렇게 한다면 A와 B카페 사이에서 고민하는 사람들이 A카페를 선택하는 경우가 생길 것이다.


위치는 똑같으나 내부의 상황은 전혀 다른 두 카페. 이런 사소한 디테일이 결국 사람을 불러 모으기도 하고 파리만 날리게도 한다. 장사의 성패는 어쩌면 이런 작은 것들이 가르는 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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