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간의 홀로 생존기
약 30년간 한 회사에서 일한 아버지가 몇 년 전에 퇴사했다. 그의 뒷모습이 쓸쓸해 보였지만, 어딘가 후련해 보였기에 나도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그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회사를 떠나고 남은 건 아무것도 없었다.
회사 안에서는 직급 높은 회사원이었지만, 회사를 나오자 그를 증명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내가 다 허무하고 허탈했다.
젊음을 바쳐 일해온 회사인데 이젠 회사와 남남이었다.
그의 노후는 아무도 보장해주지 않았으며, 앞으로 남은 생애는 알아서 책임져야 했다.
'이게 맞나? 이렇게 무심해도 되는 거야? 원래 다 그런 거야?'
정신이 아찔해졌다.
그 모습을 보고 절대 회사에 다니기 싫다는 생각을 했다.
아니, 싫다기보다 그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년퇴직 평균나이 55세. 하지만, 우리의 수명은 120세?
내 수명은 늘어나는데, 내 직장 수명은 짧디 짧다.
가슴에서부터 뜨거운 위기감이 모락모락 피어났다.
그 위기감은 금세 나의 머리까지 지배해 어떤 '버튼'을 눌렀다.
그 버튼은 겁 많은 내가 온라인으로 물건도 팔게 만들었으며, 디자인의 'ㄷ'자도 모르던 날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만들기도 했다.
그리고 이제는 동료를 모아 에이전시를 차리게 만들고 있다.
결코 쉽지 않았고, 그 고난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나는 아직 내 목표의 절반도 채 이루지 못했다.
그래서 스스로 '성공'이라는 단어를 꺼내질 못 한다. 그저 조그마한 성취를 계속해나가며
회사 밖에서 홀로 생존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회사 밖에서 살아남기>는 나의 프리랜서, 사업 일대기를 담은 에세이다.
이 에세이는 아직 결말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실패로 가득 차있다. 이렇다 할 성공은 없지만, 나처럼 용기 내서 자신만의 일을 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나의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한다. 당신도 할 수 있다고 용기를 북돋아주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