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간 돌아오겠지.
고독이 불안한 나도, 고독을 즐기는 나도, 만사가 귀찮은 무기력한 나도, 어떻게든 의욕을 찾고자 고군분투 노력하는 나도, 만족스러운 나도, 불편한 나도, 분노하는 나도, 달관한 나도. 모두 나다.
때로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어느 기로에 맞닥뜨리기도 한다. 그러나 최종적으론 내 의지로 무엇이든 결정을 내리고, 그런 순간들이 모이고 모여 나를 이루고 또 갖춘다. 오롯이 나의 주체적인 정체성이다.
근데, 분명 회복되어 가는 듯 어딘가 고장 난 것 같다. 마냥 비관과 낙관에 치우침도 아니면서 무감과 평정심은 더더욱 아닌.
그게 뭘까 싶어 고민 끝에 다다른 결론은, ‘진정으로 기뻐하는 법을 잊어버렸다’는 것이었다. 불안이와 우울이가 계기판을 장악한 그 시점부터 기쁨이는 어딘가로 사라졌다.
하지만 언젠간 돌아오겠지. 내 생애 마지막 순간 직전에라도 좋으니 부디 포기하지 말고, 용기를 잃지 말고 돌아오기를. 그때가 온다면 고생 많았다고 꼭 안아줄 테니. 기쁨이 주는 온기는 결국 자신만이 내어줄 수 있는 빛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