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충은 보충

2025년 10월 04일 (토)

by 이선하

모처럼 느긋하게 아침을 챙겨 먹었더니 뜻밖의 이슈로 결국 수질정화 시간에 걸려서 한 시간밖에 못 돌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새벽에 깬 김에 그냥 다녀올걸.


요즘은 평일마다 강습 후 자유수영을 못 도니 오늘 놓친 한 시간이 그렇게 아쉽다. 차라리 오후에 다른 곳에서 또 돌까도 싶었지만, 도저히 시간이 나지 않아 타이트하게 라운드 혼영 위주로 돌았다. 아쉬운 두 시간을 대신하는 나름의 절충선이었다.


평영은 스트로크 수를 줄이며 속도를 높였건만, 끈질긴 발터치를 연거푸 당했다. 뒷사람의 고의인지 아닌지 모르겠다. 막상 데크에 도착해 순서를 양보하려 하면 휴식하길래, 그래서 다시 선제 평영을 시작하면 어느새 또 발바닥이 공격당한다. 은근한 오기가 발동한다. 언젠가는 세계주니어선수권 평영 1위 문수아의 발바닥만큼이라도 잘하고 싶다… 내 짝사랑 평영.


크롤 영법에서는 캐치하는 손으로 물공을 뒤로 미는 연상을 했다. 천천히 하면 비교적 덜한데 속도를 올리면 왼팔 피니시가 여지없이 도중하차해 버린다. 롤링의 문제일까. 또 브레이크아웃에서도 허벅지로 차려하면 추진보다 제동이 걸린다. 요령이 부족한 건지, 감각이 잘못된 건지 확신이 없으니 답답하다.


접영은 다시 50m까진 해내지만, 이제 ’저병‘에서 탈출하고 싶다. 캐치 팔을 앞으로 더 뻗을 때가 편할 때도 있고, 어떨 땐 S자로 또 어떨 땐 I자로 모을 때가 편할 때도 있는데 상황적 차이를 여전히 모르겠다. 웨이브 깊이도 의도대로 떨어지지 않는다. 분명한 건, 가슴을 더 눌러야 앞으로 나가고, 웨이브가 더 얕아야 리커버리가 덜 걸린다. 하지만 가슴 누르기를 의식할수록 입수가 깊어진다. 두 감각 사이의 절충을 찾고 싶다.


자기만족이 마음먹기 나름이라면, 주어진 안에서 찾는 대안과 절충은 필수불가결한 타협점이다. 절충을 통해 만족과 체념 사이를 보충할 수 있다. 어쩌면 내 삶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사람은 고쳐쓸 수 없다는 핑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