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고쳐쓸 수 없다는 핑계

2025년 10월 03일 (금)

by 이선하

오늘부터 일주일간 자유수영 노마드가 시작됐다. 5월 이후 다섯 달 만이다. 공휴일마다 꼭 마주치는 회원에게 먼저 인사를 건넸다. 지금 내 수영이 그러하듯, 생활 전반에도 변주의 필요성을 느껴서다.


1년 가까이 익숙한 패턴을 단박에 바꾸긴 어렵겠지만, 개선이 필요하다면 번거로운 의식도 번번이 해내야 한다.


고작 1년 새 일상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게 된 수영은 또 내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다. 비록 본래 성향이나 일과가 크게 바뀌진 않았더라도, 최소한 나 자신을 더 잘 알게 되었고 또 변화시켰다. 내가 매일 새벽수영을 다닐 줄은, 또 매일 수영을 하게 될 줄은 예전 같으면 상상도 못 한 일이었으니까.


’사람은 고쳐 쓸 수 없다‘는 말만큼 허울 좋은 핑계도 없다. 물론 저마다 바뀌지 않는 고유성이 있다고 한들, 사람은 변한다. 설령 고치지 못하면 보완할 수 있다. 늘 의식하고 자각한다면 말이다.


돌핀킥 웨이브를 지상에서 할 때, 차렷 자세일 때보다 양팔로 유선형을 잡고 하면 더 뻣뻣하다. 그래서 물속에서도 어색한 걸까. 출발마다 돌핀킥 전에 유선형을 조금 더 유지하다가 물결치듯 앞으로 나가면 그나마 덜하다. 수중 촬영으로 분석하고 싶은 1순위 동작이다(2순위는 여전히 가라앉는 오른팔 사이드킥). 웨이브로 물결을 타는 감각을 좀 더 익힌 뒤엔 차츰 유지 시간을 줄여야겠다.


허벅지 근육을 계속 의식하다 보니 접영 연속 50m가 다시 버거워졌다. 아직은 과도기이니 25m 완주만으로도 대견하다고 스스로를 독려해 주자.


출수킥 타이밍이 늦은 건지 빠른 건지, 하여간 피니시가 어긋나는 느낌인데, 양방향 접영 금지인 수영장에선 스케이트 드릴도 불가하다. 아니면 차라리 한 팔 접영으로 시도해 볼까. 머리로는 늘 이렇게 저렇게 구상하지만, 정작 몸으로 이어지지 않아서 문제다.


배영은 다리를 모으기만 의식해도 내전근에 힘이 실리는데, 자유형 발차기는 다르다. 특히 돌핀킥에서 브레이크아웃으로 전환할 때 가장 어렵다. IM 마지막 자유형 25m는 반드시 스퍼트를 내는데, 허벅지를 의식하니 여전히 평속과의 차이가 명확하지 않다. 분명 힘을 덜 쓰는 것과 속도는 별개일 텐데, 허벅지가 무겁게 느껴져 종아리만큼 빠르지 않다. 어떻게 하면 허벅지를 더 열일시킬 수 있을까.


게다가 어깨와 무릎이 가끔 뻣뻣해진다. 여전히 위아래로 과한 힘을 주고 있다는 방증일 터. 힘을 주되 필요 이상으로 쓰지 않아야 한다. 뭐든 '적당히'의 지점을 찾기가 참,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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