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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섀도우 Nov 17. 2023

마약에 찌든 사회

왜 마약에 손을 대고, 마약을 근절하지 못할까


 ***

 오랫동안 글을 제대로 쓰지 못했다. 

 사진찍고 청첩장 문구를 고민하며 결혼 준비를 하고 빚을 져서 신혼집을 구했고 틈틈이 대학원 진학 준비를 했다. 중환자실은 늘 그렇지만 환자감시장치와 인공호흡기의 경고음만 들리는 무인지대마냥 고요하다가도 총알없이 피가 튀기는 전쟁터가 되기 일쑤다. 수많은 결정과 아슬아슬한 통장 잔고, 험악한 일터에 긴장을 늦추지 못했는지 2주만에 체중이 6킬로그램이나 빠졌고 요즈음에는 끊임없이 무언가를 먹어야 체중을 겨우 유지할 정도다. 


 금전적 문제와 인생의 큰 결정이라는 수많은 선택의 스트레스 요인에서 도피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할 일을 미루고 딴짓하고 후회하는 것이다. 근 몇 달 동안 유튜브와 SNS에 중독되어 시간을 날리고 스스로를 '도파민에 절여진 뇌'라고 자조한다. 어떤 목적에서든 글을 쓰기 시작하는 행위 자체가 너무 어려워졌다. 그래서 스스로에 대한 한탄으로 오랜만에 나의 수수께끼 일기장 한 켠을 채워본다.




 붓다의 말마따마 인생은 고통의 연속이다. 그런 인생의 스트레스를 해소, 아니, 도피하기 위해 중독, 약물에 절여지게 된다. 예전에는 소프트하게 술과 담배같은 클래식한 기호식품(...)의 남용으로 몸을 망가트려 왔는데 요즘에는 마약을 쉽게 구할 수 있어 마약에 손을 대고 돌이킬 수 없이 망가지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가난한 사람들은 펜타닐을, 가진 자들은 비양심적인 몇몇 병원을 통해 '합법적으로' 프로포폴 등을 남용한다. 


 술, 담배를 하는게 멋지다고 착각하는 10대 20대 철부지들이 퇴폐 클럽에서 쓰레기같은 아는 오빠 언니의 권유에, 호기심에 텔레그램 같은 익명채팅방의 던지기 수법으로 마약을 시작한다. 

 또는 돈에 눈이 먼 몇몇 쓰레기 의사들이 치료를 빙자해서 마약을 합법적으로 처방해 준다. 세상에, 사람이 내시경을 매일매일 할 수도 있구나?! 같은 의료진으로 보고 싶지도 않고 수치스럽다. 


 나는 약물 남용으로 병신이 된 사람이었던 것들을 한심하게 바라본다. 


마약상이자 그 마약에 찌들어버린 스카페이스(1983)의 토니 몬타나 역, 알 파치노의 신들린 연기

 마약에 찌들어 나락으로 가버린 사람들도 문제지만 남겨진 가족들과 지인들의 고통도 문제다. 마약사범들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마약을 구하려고 한다. 그들은 빚을 지고 범죄를 저지른다. 가정과 그들이 속한 사회가 순식간에 붕괴된다. 

 전문 의료진의 처방으로 진통과 진정과 같은 목적으로 투여하는 것이 아닌, 통제되지 않은 마약의 남용은 사람을 병신으로 만든다. 마약은 강력하게 근절되어야 한다. 


 아편전쟁 당시의 청나라, 멕시코나 금세의 미국, 한국이 그렇듯이 마약을 방관하는 사회는 썩어 문드러졌다. 이런 불법과 합법을 넘나드는 국공합작급 마약 파티에 대해 한국의 정부 기관과 정치인들은 정파싸움에만 골몰하지 마약퇴치엔 이상하리만큼 적극적이지 않다. 혹여 그분들의 지인들과 자녀들이 마약을 탐닉하고 있어 쉬쉬하는 게 아닌가 의심이 든다. 혹은 빅뱅의 승리가 떵떵거렸듯이 든든한 뒷배가 있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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