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logue 1
이미 늦은 건 아닐까?
무언가를 시작하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이 지나버린 건 아닐까?
나는 원래 다양한 일을 해보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다.
그런데 요즘의 나를 보면
시작하기 전부터 한 번 더 멈춰 서게 된다.
아마도 40대라는 나이는
조금 더 조심스러워지는 시기인가 보다.
실패를 겪기에는 부담이 생기고,
다시 시작하기에는 지켜야 할 것들이 많아진다.
누군가의 부모이거나,
누군가의 윗사람이거나,
누군가에게는 기대를 받는 사람이거나
어딘가에서는 중심 역할을 하고 있을 것 같은 나이.
그래서 더더욱 지치거나, 망설이거나, 흔들리는 모습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을 것처럼 보인다.
40대는
도전보다는 지금의 삶을 유지하는 쪽에 가깝고
시작보다는 이미 쌓아온 것들을 잘 이어가야 할 것 같은 나이다.
설렘보다는 현실에 가까워지고
새로운 걸 꿈꾸기보다는
이미 가진 것을 잘 지켜야 할 것 같은 시기.
40대는 그렇게 완성된 어른의 얼굴을 하고 있을 것처럼 느껴진다.
10대 때의 나는 40대를 거의 떠올리지 않았다.
나이의 개념보다는 그저 나 자신에게만 집중하던 시기였고
40대는 한 발 멀리 있는 어른들의 모습으로만 존재했다.
친구들과 우리가 어른이 되면 어떤 모습일지 막연하게 상상하던 나이였다.
20대 때의 40대는 여전히 먼 이야기였다.
하루하루를 살아내느라 바빴고, 지금만 잘 살면 된다고 믿었다.
나이 든다는 건 언젠가 생각해도 될 일처럼 느껴졌다.
30대에 들어서면서 육아와 공부, 일을 함께 하다 보니
40대가 어느새 갑자기 눈앞에 와 있었다.
아직 젊다고 말하면서도 가끔은 체력이 먼저 반응하고,
처음과 같은 속도로 달리기엔 숨이 조금 가빠진다.
그래도 마음 한편에는 “아직은 괜찮아”는 말이 남아 있다.
어쩌면 그 말은 스스로에게 계속 건네고 있는 작은 위로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지금, 40대는 여전히 어중간하다.
완전히 새로운 걸 시작하기에는 조금 더 망설여지고,
그렇다고 멈춰 있기에는 아직 하고 싶은 게 많다.
무언가를 결정하기 전에는 돌다리를 수십 번 두드려보게 된다.
괜찮을까?
할 수 있을까?
내가 이걸 정말 해낼 수 있을까?
질문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자신감과 불안이
하루에도 몇 번씩 자리를 바꾼다.
어떤 날은 아직 한참 남은 것 같다가도,
어떤 날은 벌써 많이 지나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래서인지 이 나이의 나는 더 빨리 가기보다는
조금 더 나를 지키며 가는 법을 먼저 생각한다.
앞으로 나아가고 싶지만, 나를 잃어버리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나는 오늘을 서두르지 않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