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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주은의 공부장 Jan 15. 2022

아이들에게 디즈니가 좋은 이유

내 어린 시절이 담긴 1석2조의 시간

저는 디즈니를 굉장히 좋아해요.


제 음악성에 대한 뿌리, 세상을 바라보는 눈, 살아가는 데 있어서 추억하는 많은 것들이 디즈니와 꽤 연결돼 있지요. <DISNEY>라는 단어가 들어간다고 무분별하게 그 브랜드를 취하는 것은 아니고요, 저의 어린 시절의 일부를 함께 해온 '그 시절의 디즈니'들을 참 좋아합니다.






그 시절의 디즈니


대체로 알란멘켄이 참여한 작품들을 좋아한다. 그의 음악성은 나에게 영감의 원천이랄까





결핍과 갈증이 곧 원동력


나에게는 미국에서 태어난 사촌 두 명이 있는데, 어릴 때부터 자주 미국에 놀러 가면서 같이 디즈니를 굉장히 많이 봤다. 아무래도 영어가 편한 사촌들은 디즈니 노래를 가사/억양까지 애니메이션처럼 그대로 흉내 내며 따라 불렀고, 마음은 앞서지만 가사를 내뱉지 못해 멜로디만 흥얼거리며 즐겨야 했던 그런 시절이 있었다.


그러다 중학교를 졸업할 즈음 언니까지 미국으로 유학을 가 미국 이모네서 살게 됐다. 언니랑 사촌들이 방학 때 한국으로 들어온 날, 아직도 영화의 한 장면처럼 떠오르는 기억이 있다. 우리끼리 디즈니 이야기를 하다가 알라딘의 A Whole New World를 부르는 장면이다. 나를 뺀 세 명 모두 영어 가사를 다 말하면서 부르는 모습이 기억 한편에 저장된 거 보면 그때 당시 너무 멋있어 보이고 부러웠던 모양이다.


그래서 나는 어릴 때부터 디즈니로 영어 공부를 참 많이 했다. 부단히 가사를 읽고 외워서 같이 노래를 틀어 두고 따라 부르는 것만으로 엄청난 만족감을 느끼고 행복해했었다.


그때의 마음을 담아 작년 여름부터 아이들에게 디즈니 노래를 가르치는 수업을 만들어보게 됐다. 겨울왕국이나 모아나처럼 아이들에게 익숙한 디즈니는 아니어도, 내용을 알려주고, 영상을 보여주고, 음악을 들려주면 분명 좋아할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디즈니는 우리들의 동심과 아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니까 :)




작년에 꾸렸던 수업 커리큘럼


3개월 묶음 수업으로 진행하길 참 잘했어.


연속성과 기대감을 위해 3개월 묶음 수업으로 만들었고, 아이들이 노래 수업에 어떻게 따라올지 살펴보고 노래 수업에 대한 워밍업을 해보려고 아주 맨 처음 달은 동요로 진행해봤었다. 꽤나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하는 아이들이 수업을 신청해서 작년 한 해 동안 정말 재밌게 수업했던 거 같다.


사실 이 수업을 만든 또 다른 하나의 이유가 있다. 편곡 작업을 게으르게 하고 싶지 않아서였다. 나에게는 정말 하고 싶은 디즈니 편곡 To Do List가 너무 많이 쌓여있다. 하지만 취미 삼아하던 편곡이 여유시간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동기가 줄어들면서, 꾸준히 하고 싶은 Side작업이 더 구석으로 몰리게 돼 버린 것이다.


그래서 약간의 책임감과 편곡에 대한 금전적 보상을 위해 연결시켜 보았다. 여전히 허덕이며 데드라인을 지켜내지만,, 나름 성공적인 방법..이었다^^




종종 꺼내보는 디즈니를 부르는 아이들


초등학교 2학년, 9살 친구들에게 참 적합한 난이도의 수업이 아닌가 싶었다.


아이들이 진짜 좋아해서 열심히 따라오고 그만큼 흡수력도 좋은 친구들이 한 두명만 있어도

그 수업 분위기가 달라지고, 가르치는 나도 더 많이 알려줄 수 있고, 재미가 배가 된다.


I See The Light - Rapunzel


이렇게 친구들 앞에서 혼자 노래를 부르는 경험은 아이들의 어린 시절에 하나의 성취 경험으로 자리잡는다. 그래서 나는 수업 시간을 활용해 독창이든 중창이든 합창이든 소리내어 불러보도록 유도하기도 하고 용기를 주는 편이다.


한 번은 이 꼬맹이가 내 앞에 와서 막 영어로 뭐라 뭐라 말하길래


"뭐야~?" 하니, 계속 말없이 영어 가사를 읊던 아이

왠지 가사 같아서 "노랜가~?" 하고 맞춰보려는데,


잘 모르겠었다..

(이런 거 정말 잘 알아채는 편인데..)


"Color of the wind잖아요~~

선생님이랑 배웠던 노래잖아요!"


몰라줘서 미안하다,,


음정이 너무 없었어,,


I Just Can't Wait To Be King - Lion King


(거의 내가 다 부르긴 하지만..) 중간 중간 부를 수 있는 부분에서 목청껏 부르는 아이의 모습이 너무 사랑스럽다.


원래 수업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모집했었는데 너무 야무진 6세라 언니따라 같이 한 달만 들어보기로 하고 수업을 진행해봤다. 예상보다 더 좋아하고 잘 따라와서 세 달 모두 수업을 들었던 아이.


그래도 6세와 9세는 발달면에서도 큰 차이가 나기 때문에 이 수업 이후로 난이도를 좀 나누어 수업을 꾸려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동생들이 있으면 어쩔 수 없이 자연스럽게 언니/오빠들이 동생들을 배려하는 수업으로 흘러가게 됨)



나에게 이 수업이 없었다면 완수하지 못했을 디즈니 편곡들을 다수 해낼 수 있었고, 아이들이 수업을 듣고 주말이 되면 그 디즈니를 집에서 보고 대사까지 따라 부른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내가 지향하는 방향으로 수업이 잘 굴러가고 있구나' 하고 생각했다. ㅎㅎ




2022년을 맞이하며


나는 머뭇거릴 시간 없이 새해 커리큘럼을 만들어야 했다 :D..


이제 막 한 살을 먹은 아이들이었기 때문에 유치부/초등부로 분류하기에는 예비 초1과 예비 초2의 난이도 차이를 고려하게 됐다.


그렇게 <새싹반>이 탄생했다.


아직 피아노(악기)를 배운 경험이 없어도 음악을 알아가는 시간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처음 시도해보는 새싹반 수업 그리고 기대가 됐던 의젓한 초등부 수업




새싹반 악보 - 1절로만 편곡하여 곡 길이도 줄이고 글씨도 확 키웠다.


작년에 6-7세 친구들을 데리고 수업을 할 때, 언니 오빠들과 수업을 받으면서 어린 친구들은 진도를 많이 나가면 금방 지치고, 아직 오래 앉아서 수업에 집중하는 것은 조금 힘들어했다.


또 영어가 낯선 나이대이기 때문에 그런 어려움들을 고려해서 이번에는 악보를 좀 더 7-8세 맞춤형으로 만들어뒀다.


근데,,


신청한 새싹반 아이들이 너무나 똘똘하고 야무진 것.


첫 시간 배울 곡을 영상과 함께 관람하는 새싹반 친구들 - 예비초1


첫 수업을 진행하고 미래가 밝다고 느끼며 ^ ^

현재는 1주 차 수업을 진행한 후에 다시 원곡으로 악보를 바꾸어 가르쳐주고 있다.


요식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잔반으로 만족도를 파악해낸다면, 나는 아이들의 눈빛을 보고 파악한다. 수업이 어려웠는지, 지쳤는지, 기다려지는지, 만족스러운지 아이들의 눈빛이 다 말해준다.


눈동자는 거짓말을 못하니까!


올해는 더욱 꾸준히 아이들의 귀여운 순간과 나의 레슨 후 느낀 점들을 기록하고 싶다 :)




더 자세한 저의 편곡과 악보 해설이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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