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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주은의 공부장 Mar 27. 2022

아이들의 올바른 성장을 돕는 일

무엇을 위해 사업을 하는가?

코로나로 인해 예측할 수 없는 변수에 대비하며 정신없는 3월을 보내고 있네요. 대면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학원으로 교사들의 일주일 격리는 일손을 부족하게 만들고 어쩔 수 없이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근무를 하게 됩니다. 그래서 늘 이런 경험을 할 때마다, 체계적인 시스템의 중요성과 상황마다 대비할 수 있는 일련의 매뉴얼, 대표의 빠른 판단력, 끈끈한 의사소통이 정말 중요하다고 느끼곤 합니다.


그래도 불평보단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싶습니다. 교사의 결근으로 해당 반 아이들 레슨을 하게 되면, 그간 소통만으로는 알 수 없었던 빈틈도 알게 되고, 몸은 고될지언정 아쉬운 점들은 바로잡을 수 있어 더 좋은 방향으로 아이들에게 교육을 제공할 수 있어지는 계기가 되기도 하니까요.


다만 몸이 힘든 것보다도 이런 악한 조건들 속에서 보이는 크고 작은 갈등들이 또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더군요. 어디까지 솔직하게 적어야 할지 고민이 되기는 하지만, 훗날 내가 나의 사업을 한다면 이런 갈등에서 더 현명하게 대처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머릿속 고민들을 의식의 흐름대로 적어가 보려 합니다.  



나는 여러 지점으로 운영되는 음악학원에서 현재 중간관리자 역할을 하고 있다. 학원의 규모가 작지 않기에 긴밀하게, 느슨하게 함께 일하는 동료 강사들을 포함하면, 호흡을 맞추고 있는 교사들이 스무 명쯤 되는 것 같다. 나의 역할이 회사에서 처럼 명확한 '상사'라는 존재는 아니지만, '부원장님'이라 불리며 일을 하고 있다.


그들보다는 실무 경험이 풍부하기에 피드백과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실무 경험이 풍부하다고 해서 각 강사들보다 모든 면에서 뛰어난 것은 아니다. 나보다 학력이 좋은 교사, 나보다 음악적으로 더 많이 공부한 교사 등 각자의 강점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교사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서로가 자유롭게 제안하고 싶은 부분, 보완하고 싶은 부분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소통하길 원한다.  


교사들과 원장님 사이에 딱 가운데에 위치하고 있는 나는 학원을 관리하면서 이후 내가 교육사업을 한다면 '이런 방향으로 하고 싶다'는 비전이 그려지며 큰 보람을 느낄 때가 있는가 하면, 때로는 현실에 타협하며 찝찝한 마음을 안고 가야 하는 순간들도 마주하곤 한다.


대표들이 사업을 운영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그 뿌리가 돈이 아니었으면 한다.


터무니없거나 허무맹랑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정말 그렇다. 늘 원장님과 교사들 중간에서, 양쪽의 입장이 이해되는 위치에 있다 보니, 그 중립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갖은 노력을 하게 된다. 백 프로 악하고 백 프로 선한 사람은 없기 때문에 어느 한쪽이 완벽한 잘못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서로의 입장에 차이가 있어 깔끔하게 소통이 되지 않을 뿐이다. 다만 어떠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어떤 결정을 내리고, 어떤 행동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이후의 방향이 많이 달라지고 서로의 신뢰가 더 단단해지거나 무참히 깨지는가로 나뉘는 것 같다.


교사들은 현재 프리랜서로 근무를 하고 있는 구조라, 아이들이 코로나로 레슨을 쉬거나 교사의 개인 사정으로 레슨을 쉬게 되면 그만큼 수입에도 변동이 생기게 된다. 코로나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교사들의 2월, 3월 급여가 조금씩은 줄어든 것 같았다. 또 시국이 시국인 만큼 학원에서의 근무를 정리하고 개인 사업을 준비하게 되는 교사도 생기면서 한 달간 다양한 상황들이 있었다. 회사같이 체계가 잡혀있는 조직이 아니었기 때문에 각종 상황을 대비하는 과정에서 살짝씩 잡음이 있었다.


결과적으로는 잘 해결이 되어가고 있지만, 일련의 사건들을 해결해가면서 돈이 걸린 문제라 일어나는 갈등처럼 느껴지기도 했고, 정작 중요한 소통이 부실해서 일어나는 갈등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물론 모두의 입장이 이해가 된다. 계속해서 변수가 발생하는 상황이었고, 선례가 없었기 때문에 그때그때에 맞춰 순간적으로 대비해야 했고, 실제로 개개인의 개인적 사정까지 고려하면 일일이 세심하게 챙기기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 다 정말 살아가기에 바쁘지 않은가. 그래서 정말 이해한다.


하지만 교육자들로 이루어져 있는 학원이라는 조직이기 때문에, 좋은 레슨을 제공해야 할 교사들의 역할과 책임이 굉장히 크고 교사들의 사기와 의욕, 비전, 자아실현이 생각보다 중요하다. 다만 이런 것들 없이도 학원들이 굴러갈 수는 있다. 단지 자주 교사가 바뀔 것이고, 일을 하면서 의미를 느끼지 못하는 교사들은 돈벌이 수단으로 수업을 진행할 테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들이 받아가게 될 뿐이다.


우리 학원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되지 않게 하기 위해 원장님도 각 부원장들도 그리고 교사들도 각자의 위치에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니. 다만 이런 크고 작은 갈등들이 내 마음에 작은 수준의 침체기를 가져오곤 한다. 금방 다시 현실을 받아들이고 내 역할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한때 화제가 됐던 장동민이 자신의 출연료를 낮추고 신입 개그맨들의 출연료를 조금씩 더 올려주라고 했다는 일화는 나에게 정말 큰 귀감이 됐었다.


"나라면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쉽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도전은 해보고 싶다. 나와 함께 일하는 교사들이, 아이들과 만나는 시간을 통해 더 많은 역량을 펼치고 스스로의 성장을 느끼며 그 보람으로 사회에 정말 긍정적인 영향을 베풀 수 있는 마음으로 일할 수 있는 그런 환경과 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싶기 때문이다.


동료들과 함께 진심으로 아이들을 위하는 마음을 키워가며 지도력이 있는 교사로 계속 성장하고 싶다. 교사들이 개인적으로 학원을 차리게 될 때 함께 일한 경험들이 도움이 됐으면 좋겠고, 사업을 시작하는 교사들이 있다면 진심으로 응원을 해주고 싶다. 하지만 이것 역시 내가 대표가 아니라 중간관리자이기 때문에 이 같은 마음을 가질 수 있는 걸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계속해서 함께 성장하고, 좋은 동료들과 함께 일하고 싶은 교육 사업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고민을 계속하게 된다.


중간관리자의 역할에서 오너가 되는 과정에 대해 파고들어 봐야 할까..


최근 각 반에 들어가서 레슨을 하게 되면서, 반 아이들의 실태(?)를 조금 더 적나라하게 볼 수 있어 좋았다. 평소에 못 미더웠던 교사가 생각보다 잘해서 안도의 마음이 생긴 경우도 있었고, 평소에 너무 잘한다고 믿어와서 조금은 신경을 내려놨던 반이 아쉽게 관리되고 있는 부분도 있었다.


피드백을 줄 때 평소 실수가 많았던 교사에게 피드백을 주기는 쉽지만, 잘하고 있던 교사에게 피드백을 줄 때는 나 역시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사기를 떨어뜨리는 게 아닐까, 자율성을 침범당한다는 생각에 의욕이 떨어지지는 않을까 등등. 이런 고민을 하다 보면 더 서로의 의견이 모일 수 있는 방향으로 피드백을 해주게 되겠지만, 항상 내 학원이었다면? vs 중간관리자로서의 역할의 기로에서 역할에 혼동이 오는 듯하다.


내가 교사에게 무언가 지적 같은 피드백을 주기 전에는 항상 원장님의 의중을 듣고 움직인다. 원장님 입장에서는 교사들이 오래 일해주는 것이 가장 좋고, 잘하고 있는 교사를 굳이 건드려 마음이 상해 그만둔다는 말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럴 때 일단 레슨 할 수 있는 사람의 존재가 중요한 마음 vs 레슨 하는 사람의 올바른 방향이 중요한 마음이 교집합을 이루도록 해야 한다. 비위를 맞추며 일을 하게 하는 경우에 잘 구슬리면 오랜 기간 함께 일할 수 있겠지만, 내실이 제대로 다져지고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이다. 그래서 중간관리자로서 교사들과의 친밀한 관계가 중요하고, 서로가 서로의 제안을 수용할 수 있는 자세도 중요하게 느껴진다.


나 역시 자기 확신이 더 필요한 걸지도 모르겠다. 내가 지금 진행하고, 수정해주고 싶은 부분들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더 제대로 방향을 제시해줄 수 있고, 교사 역시 내가 제시한 방향이 납득이 될 테니 말이다. 납득이 되지 않는다면 아무리 방향을 제시해도 잔소리로 들릴 것이고, 결과적으로 봤을 때 말하지 않느니만 못한 일이 될 것이다. 결코 교사들의 의욕을 저하시키고 싶은 마음이 없기 때문에 잘하는 부분은 충분히 인정해주고, 조금 보완 했으면 좋겠는 부분에서 서로가 소통이 원활하길 바랄 뿐이다.


돈을 벌기 위한 사업은 결국 오래 지속되지 못한다.


가치를 유지하면 돈은 따라온다고 생각한다.


나는 종종 중간관리자에 관련된 글들을 읽어본다.  역할에서 필요한 역량이 뭘지 고민하고 찾아보기 위해서다. 보다 보면 나의 포지션에 대한 확신이 생기기도 한다. 그리고 결국 사람을 대하는 일이기 때문에 어떻게 움직이는   현명한 것인지에 대해서 팁을 얻어가게 된다. 감정이 앞서 일을 그르치게  확률을 줄여주니, 고민하지 않고 움직일 때보다 정제된 모습으로, 훨씬 의미 있는 소통을   으면 된다.





최근 이 글이 무척 와닿았던 글




기업의 허리로 활약하는 중간관리자

1. 팀 구성원과 친근한 관계 형성으로 신뢰를 쌓아야 하고 업무에 관련된 제대로 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야 함

2. 팀 구성원이 주도적으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동기 부여하는 역할은 물론 업무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관리하고 중재하는 역할

3. 팀 구성원의 개개인의 감성적인 부분도 체크해야 하지만 때론 날카로운 지적으로 문제가 되는 행동이나 업무방식을 잡아주는 부하육성이 반드시 필요



이렇듯 서로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고민보다, 대표와 교사들 사이의 갈등을 중화하는, 올바른 방향보다는 단지 현재의 상태를 조금 더 연장하기 위한 비둘기 역할을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 때면 마음에 침체기가 오지만, 이 역시 부딪히면서 발전해갈 수 있는 부분이라고 믿고 있다.  


교육 사업의 목적은 돈이 아니라 아이들의 올바른 성장이어야 한다.  


아이들에게 올바른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교사들의 성장과 만족, 자아실현을 지지해주어야 한다. 그만큼 조직문화가 중요하고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다시 새겨보게 된다.


주말 동안 생각을 잘 정리해서, 다음 주도 다시 내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자세로 임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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