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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사랑
세상 끝날까지 지키고픈 단 한 가지의 꿈
by
스더언니
Aug 05. 2020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던 삶.
내가 참지 않아도 되는 환경.
나에게
무례해도 어차피 한번
보고 말 사람들.
나에게 상해란 그런 곳이었다.
마
음대로,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이룰 수 있어서 좋았다.
나랑 맞는 사람들만 보면 그만이라서 편했다.
내 인생은 이대로 쭉,
평탄할 줄로만 알았다.
그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할 수 있다.
거봐, 나 이렇게 잘 살 수 있잖아.
나는 잘 살고 있어, 너도 이렇게 하고 싶은 것을 해봐. 그렇게
더욱 사랑하자.
그런데,
갑자기
생각지도 못한 일을 겪게 되었고,
말 그대로
쫄딱 망해 한국에 오게 되었다.
당장
먹고살기 위해
직장을 구해 생활하게 되며,
나는
매일 한계를 경험하였다.
진짜 말도 안 되는
개쌉소리에
하루에도 몇 번씩 ㅅㅂ이 절로 나왔고,
나를 괴롭혔던 팀장의 말이 자다가도 생각나서 '주님, 제가 이러면 안 되죠.
사랑하게 해 주세요.'라고 이 악물고 기도하였다.
그 와중에 분명 나를 기망하고 나를 죽이겠다고 협박했던 호쌍새의 "왜 기독교인데 용서를 안 해? 너네 집 왜 이렇게 계산적이야?"라고 오히려 우리 가족을 탓했던 그 말이 무시로 떠올라 정말 정신이 돌 것만 같았다.
이대로 딱 정신줄을 놔버리면,
정말 미친년이 되겠구나.라는 경계에 부딪히게 된 것이다.
그럴 때면
,
"
하나님, 이런 나쁜 마음이 가득한 저를 용서해주세요. 저도 용서하게 해 주세요."라고 혼자 울부짖으며 피아노를 치고, 또 치고.
다시 괜찮아져서 멀쩡하게 밥을 먹고.
그랬다가 또 잘 때쯤, 억울함이 올라와
이 공간에 온통 어두운 모든 생각을, 입으로는 차마 내뱉지 못했던 온갖 저주를 쓰고 또 울며 잠이 들고.
다시 아침이 되어 아무렇지도 않게 출근하고.
(
혼
자 살았기에 망정이지)
가까이에 있는
누군가
나의 하루를
봤다면 '쟤 정말
미친년이구나.'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나의 그 모든 '
광년 놀이'는,
정말로, 실제로 내가 미치지 않기 위해,
죽도록, 정말 죽도록,
살려고 발버둥 쳐왔던 나의 흔적이었다.
나를 매일 찌르는 사람들을 곁에두니, 한계를 깨닫게 되었다.
한계를 매일 경험하다 보니,
이전에 내가 이 곳에 끄적였던 글들을 보는데,
그 모든 글들을 지우고 싶을 정도로
부끄러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내가 그렇게나 외쳤던 '더욱 사랑'
나는 그만한 그릇이 안 되는 사람인데, 그럴 수 있다고 우기며 살아왔구나.
원수를 사랑하라는데,
나는 정작 나를 괴롭히는 옆사람을,
사랑은커녕, '어디 네가 얼마나 잘되나 보자. 네까짓 것 보다 내가 훨씬 잘났으니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살면서
한 번도 누군가를 미워해본 적이 없다는 것을 자랑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나는 나에게 말도 안 되는 트라우마를 남긴 그 호쌍새의 혀가 뽑히길 매일 저주하고 있다.
사랑해야지, 사랑해야지.
그렇게
참고 또 참았는데, 도저히 안 참아져서.. 퇴사를 한지가 언제인데, 나는 글로
이렇게 '그들이 나를 이렇게 괴롭혔답니다.'라고 유치하게 써 내려간다.
나는 위선자였다.
나에게 있어
최근 한국에서의 2년이란,
인정하기는 싫지만
깊은 수렁과도 같다.
물론
나의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을 만나게 되었고,
서로 매일 의지하고 행복하게 해주는 귀한 시간도 있지만,
그렇게 행복한만큼,
동시에
그보다 더,
매일이 최악이었고,
매일이 나의 삶의 한계와 인내를 경험하게 하는 지옥이었고,
내가 꿈꾸는 '사랑'이라는 것과 반대되는 삶의 연속이었다.
나는 사랑할 수 없는데,
사랑하게 해달라고 울부짖는
위선자임을
철저히 깨닫게
해 주었다.
다만.. 딱 한 가지.
내가 달랐던 것이 있었다면.
나는, 어리석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당장
얍삽하지 못하고, 머리를 굴리며 계산할 줄 몰라서..
'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라'는 방법도 배우지 못하고, 그저 얻어맞기만 하지만.
앞으로도 많이 얻어맞겠지만,
저 사람이 나에게 했던 것처럼.
당장 쓰레기를 가까이에 있는
사
람에게 버리지 말아야지.
함부로 사람에게 못된 말을 하지 말아야지.
어쩌면 차곡차곡 매일 쌓아왔던 나의 다짐이,
그런 식으로라도,
'더욱 사랑'인 나의 꿈을 곰같이 지켜왔다고 생각한다.
너무 힘겹게, 또 연약하고,
또 어디 내놓기 부끄러운 나의 이 모든 마음과 감정이지만.
그저
곰같이 버텨오며, 또 버티며.
지금 나 자신을 '위선자'라고 부르는
이 모든 날마저, 누구에게는.
제발 누구에게는,
괜찮다고,
누구나
그럴 때가 있다고.
꼭 말해주고, 안아주는 시간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얻어맞아 생기게 된 맷집이,
또다시
찾아오는
커다란 고난을 덤덤하게 이겨내 주었으면 좋겠다.
죽는 날까지,
죽어서도 지키고 싶은 내 꿈.
높이 올라가지 않아도,
주변 사람들을 넉넉히 사랑하는 것.
여기저기 흉터가 생겨
예쁘지 않아도,
충분히 아름다운 것.
그런 내가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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