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아니 결핍의 힘

18년 떠돌이의 인테리어

by 스더언니

소원이었다.



내 공간.


제발 박스가 아닌

장롱에 옷걸이를 걸 수 있는 삶.

박스 옷 무더기 속, 가장 안쪽에서 구겨진 내 옷을 꺼내지 않아도 되는 삶.

새벽에 일찍 일어나 뜨거운 물을 길으러 가지 않아도 되는 곳. 찬물과 뜨거운 물이 동시에 나오는 그런 화장실.

겨울에 덜덜 떨며 들어가지 않아도 되는 화장실.



이사라면 지긋지긋했다.


오롯한 내 공간에, 내 취향이 묻어나 있는 집.


나는 나의 공간을 간절하게 원했다.







'그럼 네 마음대로 해봐.'


베트남에 있는 혈육 오빠가 선심을 썼다.



남는 방도 아닌, 무려 남는 집(?)을 나에게 맡길 테니, 나에게 다 해보라고 한다.



비록 한 번도 인테리어를 해본 적도 없고,

사부작사부작 무슨 예쁜 것을 만들어본 적도 없는 똥 손이지만 덥석 물었다.






내 공간이 생긴다는데, 눈이 뒤집어졌다.


192m² 의 크기, 그리고 나에게 허용된 인테리어 예산은 천만원.





공간을 갈망하던 나의 결핍,

천만원이라는 턱없이 부족한 예산의 결핍이 모아졌다.



그리고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나만의 프로젝트는 시작되었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고?!


아니,


결핍은 창조의 어머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