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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미상 Oct 03. 2020

시골 앞마당에 열린 황금빛 그리움


노랗게 잘 익은

배 하나

남겨두신다 하였다.


손녀 둘 그리며

흙 고르고

나무를 심고

거름 뿌리고


마음으로 정성으로

그렇게 할아버지의

황금빛 그리움도

익어갔을 것이었다.


올 추석 조손은

결국 만나지 못했고

시골 앞마당에 매달린

할아버지의 그리움은

어찌 되었을까.


그 배 한 입 베어 물었더라면


손녀들 목구멍으로

단물이 꿀꺽하고 넘어갔더라면


할아버지의 한 해는

그것만으로 족했을지도 모르겠다.


할아버지의 익은 가슴으로도

뜨겁고도 시원한 단물이

적셔졌을지도 모를 일이다.





사진 : 2018년 추석, 시골집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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