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지기의 반김 정도에 대한 깊은 고민

칼럼#14

by 순수

오늘은 아주 솔직하고 개인적인 생각을 담아볼까 한다. 이것을 읽게 될 분들이 어떤 의견을 갖게 되실지는 모르지만 그냥 저는 그랬답니다, 하는 이야기를 적는 시간이랄까. 카페를 갔는데 책이 몇 권 있다면 꼭 꺼내서 펴보고는 하는 나에게 독립서점은 참 중요한 의미가 있지만, 쉽게 말하면 내가 처음 보는 책을 슬쩍 펴보는 맛으로 즐겨 방문한다.

물론 아주 가끔씩 책을 사고 싶은 마음으로 의미를 담아 방문할 때도 있는데

그럴 때는 보통 타지로 여행을 갔을 때 그런 것 같다.


언젠가 나도 나만의 서점(어떤 형태일지는 모르지만)을 만들고 싶은 생각이 있기 때문에 아이디어를 얻겠다는 그런 불타는(?) 태도로 독립서점을 구경할 때가 많은데, 나의 다양한 고민들 중그중 아직도 잘 모르겠는 것이 서점 주인의 반김의 정도이다.


독립서점의 주인분이라면 보통 책 혹은 책이 있는 공간을 사랑하는 분이실테지만

어떤 곳에 가면 큰 인사도 없이 개인의 용무를 보시는 사장님들도 계시고,

어떤 곳에 가면 이곳이 마치 독서 토론장 혹은 도서전인 것처럼 반겨주시며 엄청난 (때로는 TMI로 느껴지기도 하는 것들) 정보들을 안겨주시는 분들도 계신다.


물론 이것에 정답은 없다. 독립서점 주인만의 고민도 아니고,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기에 그들의 취향인 쪽으로 가면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나는 어떤 주인을 선호하는가'이다.

그것을 모르겠어서 쓰기 시작한 글인 만큼 이것저것을 생각해 보는 글을 적어보고자 한다.


서점에 들어갔는데 주인이 바쁜 것인지, 아니면 관심이 없는 것인지 큰 움직임 없이 그대로 계시는 경우가 있다. 여기서 드는 생각은 두 가지. 첫 번째, 책을 마음 편히 볼 수 있어서 좋다. 두 번째, 책을 팔고 싶은 욕심이 전혀 없으신 걸까?


반대로 적극적으로 어떤 책을 좋아하시는지 묻고 추천해 드리겠다고 해주시는 분들도 계신다.

여기서 드는 생각도 두 가지.

첫 번째, 책을 그냥 가볍게 구경하고 나가고 싶었는데.

두 번째, 책을 엄청 사랑하시나 보다.


올리브영, 러쉬 같은 곳에 가면 끊임없이 나에게 필요한 것은 없는지 관심을 보여준다.

내 성격상 그것은 매우 부담스럽고

옷가게도 주인이 오지 않는 곳이 좋아서 내가 뭘 여쭤봤을 때 그때만 도움을 주셨으면 좋겠다.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도움을 주는 주인이 더 많은 제품을 판매할 수도 있는 법.

그래서 전략은 본인의 결정이지만 나는 이렇게 나뉘는 것 같다.


1. 의미 있는 책을 사고 싶어서, 읽고 싶어서, 추천받고 싶어서 들어간 독립 서점

= 책방주인님이 말 걸어주시면 좋다.


2. 그냥 구경하려고 들어간 서점

= 조용히 혼자 보고 싶다.


책을 살 생각이 없이 들어갔는데, 주인 분께서 책 추천을 잔뜩 해주시고 이 얘기 저 얘기해주시면

그때부터는 책을 안 사기가 어려워지고,

그런 기억 때문에 재방문까지 잘 이어지지 못하는 것 같다.


반대로 그런 추천을 기대하면서 들어가면 서점에서

별 교류가 없었다면,

(나 스스로 좋은 책을 발견하여 좋은 경험을 쌓지 못한 이상)

그냥 한번 구경했던 곳. 다시는 굳이 갈 필요 없는 곳이 될 것이다.


물론 서점의 목표를

많은 판매, 재방문 유도에 두지 않은 주인 분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독립 서점을 취미로 하는 것이 아니라면

절대 배제할 수 없는 목표일 것이라 생각하고,

나 또한 언젠가 나만의 공간을 만들고 싶기 때문에

계속 생각해볼 수밖에 없는 주제.


그 둘의 중간값을 어떻게 찾아야할까.

나는 어떤 주인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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